[어제TV] '무한도전','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던 잭블랙과의 만남'

기사 등록 2016-01-31 09:00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이슈데일리 김성록기자]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컸다. 잭블랙이라는 헐리우드 스타를 섭외한 '무한도전'의 능력은 거기까지였다. 그는 '무도'에 융화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웬지 모를 거리감이 느껴졌다.

잭블랙은 지난 3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예능학교-스쿨오브락 with 잭블랙' 특집에 출연해 멤버들과 유쾌한 게임을 펼쳤다.

이번 잭블랙의 출연은 최근 개봉한 영화 '쿵푸팬더3'에서 목소리 연기를 맡은 그의 홍보성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과정이 어찌됐든 잭블랙이라는 외국 스타의 등장만으로도 기대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무한도전' 해외 게스트 특집중 레전드편으로 거론되는 2007년 축구선수 티에리 앙리의 선례를 비춰봤을때 잭블랙의 출연은 신의 한수가 되는 것처럼 보였다.

잭블랙은 처음부터 제작진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파악한듯 철저하게 망가졌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막춤을 추면서 분위기를 달궜고, 멤버들이 즉석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리액션에도 어려움없이 반응하며 '무한도전'에 녹아들기위해 노력했다.

잭블랙은 코믹한 이미지를 내세우는 배우지만 영화에서 보여줬던 연기에 비해 예능에서 선보이는 슬랩스틱 개그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여기까지는 기대했던만큼이었다.

하지만 '무한도전' 제작진과 멤버들은 편당 수십억의 개런티를 받는 스타에게 너무 단순한 롤을 맡겼다.

입에 마시멜로를 잔뜩 물고 땀을 뻘뻘 흘리고.얼굴에 스타킹을 뒤집어 쓴 채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로 변한 잭블랙의 움직임은 당초 예상했던 흐름에서 한시도 벗어나지 않으며 시간이 갈수록 지루함을 안겼다.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과 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확실한 것이 몸을 쓰는 게임이었을테지만, 그동안 보여줬던 '무한도전' 특유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구성은 이번 특집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또 잭블랙이라는 이름에 기댄 멤버들의 지나친 아부(?)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요소였다.

하하는 잭블랙의 행동 하나하나에 연신 놀랍다는 반응과 극찬을 늘어놓으며 마치 방송을 진행하는 출연자라기보다는 잭블랙의 팬을 연상시키는듯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는 '무한도전' 특유의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시종일관 억지스러운 광경을 연출했다.

너무나도 좋은 재료였지만 최상의 맛을 내기에는 2% 부족했다. '무한도전'이라고 해서 늘 완벽한 재미를 줄 수는 없겠지만,이번 잭블랙 특집은 해외 레전드 편의 아쉬운 사례로 계속해서 남을 듯 하다.

참신한 '무도스러움'이 그리워지는 토요일 오후였다.

(사진=MBC '무한도전' 캡처)

 

김성록기자 honjk56@

 

기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