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불어라 미풍아’ 두 배우로 승화된 재치만점 풍자의 맛

기사 등록 2016-09-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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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날카롭지만 재치가 느껴졌다. MBC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극본 김사경, 연출 윤재문)는 김미풍(임지연 분)과 이장고(손호준 분)의 절절한 로맨스말고도 1천억대 유산을 관련해 금실(금보라 분)과 청자(이휘향 분)의 ‘눈치 싸움’이 무척 흥미롭게 전개됐다.

‘불어라 미풍아’에서 청자는 1천억 상속자의 혈연, 조달호(이종원 분)의 며느리로 유산 상속만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그의 사치는 상속보다 먼저 그를 찾아왔고, 청자는 결국 화려한 모습에도 여러 곳에서 빚을 지고 쫓겨 다니는 신세이다.

결국 그는 금실에게 돈을 빌리게 됐고 금실은 청자가 유산을 상속받을 것임을 알고 장고와 청자의 딸 조희라(황보라 분)과의 맞선을 제의했다. 금실에게 돈을 빌린 청자는 어쩔 수 없이 희라를 맞선 자리에 보냈고, 시종일관 상대가 마음에 안 들면 쳐낼 거라던 희라는 장고에게 첫 눈에 반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이어졌다.

이 일련의 상황들은 인물들의 이기적인 군상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극중에서는 무척 흥미진진한 웃음을 유발했다. 상대의 유산을 보고 사돈을 생각하는 금실이나 돈을 빌려놓고도 상대를 진심으로 대하지 않는 청자의 모습은 희화화돼 코믹한 재미를 더했다.

이는 금보라와 이휘향이라는, 드라마 장르에서 언제나 듬직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온 배우들의 역량이 빛났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는 무척 치졸할 수 있는 인물들이 두 사람의 연기를 거치면서 보다 과장되고 능청스러워져 끈끈한 케미스트리를 발산하기에 이르렀다.

‘불어라 미풍아’의 이런 장면들에게는 이 작품의 기본적인 따스함이 담겨있다. 만일 유산에 관련해 인물들의 탐욕을 치열하게 그려냈다면 아마 두 인물을 드라마 초반부터 ‘밉상’으로 낙인찍혔을 것이다.

그러나 미풍과 장고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불어라 미풍아’는 그런 이야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기보다 주말드라마, 그것도 청년들의 로맨스에 걸맞게 재기발랄하게 풀어냈다.

이처럼 ‘불어라 미풍아’는 적재적소의 ‘풍자’까지 아우르며 주말 안방극장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 희라의 짝사랑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로맨스라인을 가동한 ‘불어라 미풍아’, 과연 이들의 사랑 속에서 이 두 어머니는 또 어떤 역할을 맡게 될까.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사진=MBC '불어라 미풍아' 방송 캡쳐)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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