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뷰]‘서울역’, ‘부산행’보다 실제적인 아비규환 속 군상
기사 등록 2016-08-1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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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양지연기자] 현실을 보는 섬세한 시선이 또다시 빛났다. 17일 개봉을 앞둔 연상호 감독의 영화 ‘서울역’은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한국에 사는, 혹은 지구에 존재하는 어떤 사람이든 공감할 수 있을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을 가장 현실적이게 표현해냈다.
사실 ‘서울역’의 그림체가 인간의 실제 모습과 많이 닮거나 사실적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또한 배우들의 더빙 싱크로율이 맞아 떨어져 완벽한 일체감을 선사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관객들은 분명 애니메이션을 관람하고 있음에도 실제 배우의 행동을 보는 것 같은 생동감을 느끼게 된다.
이는 연상호 감독 특유의 날카로운 관찰력이 빛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를 본다면 감독이 그동안 인간의 행동을 얼마나 관찰했는지 느낄 수 있다. 그가 언론시사회에서 “서울역이라는 공간에서 보이는 자잘한 사건들, 마치 심야 뉴스에 한 토막 나오게 되는 사건들의 총합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 바와 같이 영화 ‘서울역’은 감염자들이 출몰했다는 설정만 현실과 다를 뿐, 지금 당장 서울역에 가도 볼 수 있는 모습들이 담겨 있다.
복지가 중요하다며 떠들다가도 실제로 마주치는 노숙자에게는 냉담한 태도를 보이는 청년들의 모습, 돈을 구하기 위해 여자 친구의 원조교제를 부추기는 철없는 20대 남성의 모습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이들은 디테일한 설정과 말투로 인해 실제로 현실에 존재하는 누군가처럼 보여 관객들에게 꺼림칙한 기분을 느끼게 할 정도다.
청년들이 마주친 노숙자는 이미 영화 ‘부산행’을 통해 관객들에게 익숙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돼있다. 주위 사람들이 노숙자의 상태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었다 하더라도 감염이 퍼져나가지 않았으리라 예상할 수는 없지만 어찌됐든 노숙자는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완벽한 ‘좀비’로 변한다.
이때 좀비가 퍼트리는 감염은 어떠한 정보도 얻지 못한 채 가장 재난상황에 취약한 소시민을 대상으로 한다. 이 같은 상황마저도 우리가 겪어 온 현실과 소름 돋게 닮아있다. 또한 여기에 대응하는 공권력의 방식도 마찬가지다. 감염자와 생존자를 구분두지 않고 무작정 한 군데 모아 놓는 경찰 및 군인들의 행동은 영화 속 시민들이 ‘보호’를 받는 것인지 ‘감시’를 받는 것인지 혼돈하게 한다. 명백한 스포일러이기에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극중 혜선의 아버지가 보이는 맹목적인 ‘부성애’ 또한 관객들에게 현실 사회의 단면을 체험하게 한다.
연상호 감독이 ‘부산행’과 ‘서울역’을 통해 보여준 재난상황은 현실과 영화를 떨어뜨리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오히려 극한 상황 속 보이는 인간 군상을 통해 관객들이 현실 속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게 한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라는 것은 수많은 상황 중 하나일 뿐, 이 같은 아비규환 속 인간 이기심의 발현, 소외된 누군가의 희생이 우리 사회에 정말 없었는지 반성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이면을 누구보다 섬세한 시각으로 관찰하고 애니메이션을 통해 과감하게 풀어낸 ‘서울역’이지만 110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는 ‘부산행’보다 더 흥행할 것이라고 쉽게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서울역’은 ‘부산행’보다 좀 더 현실적이고 비극적인 이야기를 거침없이 내보임으로써 극장을 나와 다시 사회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이어가게 할 것이다.
(사진=NEW 제공)
양지연기자 jy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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