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케치] '동네변호사 조들호','박신양으로 채우기엔 어딘가 부족한 2%'

기사 등록 2016-03-24 02:09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이슈데일리 김성록기자] 위기 뒤에 기회가 올까? 무너져가는 KBS의 구세주로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박신양이 나섰지만,예감이 썩 좋지않다.

‘조들호’는 박신양의 5년만의 복귀작이자 그가 첫 출연하는 KBS 드라마로 많은 주목을 받고있다.

박신양을 비롯해 강소라,류수영,박솔미,이정섭 PD는 지난 23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KBS2 새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그동안 ‘파리의 연인’,’쩐의 전쟁’,’싸인’등의 작품에서 시청률과 작품성을 동시에 잡은 '드라마킹' 박신양의 가세만으로도 침체됐던 KBS 월화극은 단숨에 힘을 얻은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박신양이라는 중심축 하나만을 믿고 성공을 기원하기에는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예전같지 않다.

더 이상 배우 한명을 보고 드라마를 선택하는 시대는 지났음이 스타 파워를 내세운 작품들의 실패로 입증됐다.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여기저기 허술한 점을 노출하며 작품의 완성도에 의문을 자아내게끔했다.

본격적인 현장의 시작에 앞서 공개된 ‘조들호’의 하이라이트 영상은 이런 불안감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선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정의의 사도 조들호(박신양 분). 그와 대립되는 신지욱(류수영 분). 그 속에서 얽히고 설키는 이은조(강소라 분)와 장해경(박솔미 분)과의 멜로라인. 어디선가 본듯한 구성과 캐릭터들의 모습은 다소 진부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또,우리나라 드라마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언급되는 어느 상황에서도 빠지지 않는 러브라인은 단순하게 변호사들이 연애하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심마저 든다.



그러나 주연배우 박신양은 작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최근 KBS 월화드라마가 계속해서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이에 대한 부감담은 없는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들었지만,그 부분에 있어서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박신양은 작품의 특징에 대해서도 “’조들호’는 사람들 사이에서 해결할 수 없는 갈등과 욕심을 그려내고 있다. 재미뿐만이 아니라 정말 좋은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 될 것 같다.”라고 답했다.

박신양은 오랜만의 공식석상이라 긴장을 한 탓인지 취재진의 질문이나 작품에 대해 충분한 부연 설명을 하지 못한 채,1차원적인 답변에 그치며 드라마의 강점을 제대로 어필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상대역을 맡은 강소라와의 적지 않은 나이차는 커플 연기를 펼칠 것으로 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에 얼마나 많은 시청자들이 호응을 보일지도 미지수다.

이를 의식한듯 박신양은 “강소라씨와 22살의 나이차가 나지만,연기를 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라고 말했다.

4.3%,9.9%,5.1% 최저 시청률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방송됐던 KBS 월화드라마 ‘발칙하게 고고’,’오마이비너스’,’무림학교’의 최고 시청률이다.

이쯤 되면 공중파 드라마. 특히 KBS의 위기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연출을 맡은 이정섭 PD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위기의식을 정면으로 돌파할 것임을 밝혔다.

이PD는 “시청자들이 케이블 드라마의 다양한 소재와 스토리텔링을 보면서 공중파 드라마의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답답하게 느끼는 것 같다. ‘조들호’가 공중파 드라마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열심히 만들었다” 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공중파 드라마의 부진 이유와 각오를 답했다.

그는 "법정 드라마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을 많이 했다. 일반 사람들이 법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는 부분들을 드라마를 통해 법이 왜 존재하고,변호사라는 직업을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하고싶었다.”라고 ‘조들호’만의 특징을 설명했다.

이어서 “법정 드라마지만,40대 가장이 겪는 인생의 흥망성쇠를 통해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희망찬 모습을 그려내고 싶다"라고 작품의 기획 의도를 밝혔다.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정의로운 한 인간의 삶을 그려낸,그동안 수 많은 작품에서 봐왔던 기승전결의 흐름과 차별화를 두지 못한다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전문 법정드라마로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또한,방송전부터 불거진 표절 논란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2015년 SBS 문화재단 극본 공모에서 최우수 상을 수상한 ‘천원짜리 변호사’의 최수진 작가는 ‘조들호’가 본인의 작품을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들호’ 측도 법적대응을 시사하며 결국 방송 강행을 결정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가는 ‘조들호’가 이런 위기를 타개하고 KBS 드라마를 일으켜 세울 수 있을지. 계속되는 의문으로 가득찼던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제작발표회였다.

(사진=SM C&C)

 

김성록기자 honjk56@

 

기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