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창용의 사극돋보기]'육룡이 나르샤', 이방원 vs 정도전 갈등 극대화 '1차 왕자의 난 임박'

기사 등록 2016-03-0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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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육룡이 나르샤'가 이방원과 정도전이 극한의 갈등을 보여준 '1차 왕자의 난'이 임박했다.

1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 44회에서는 정도전(김명민 분)이 명나라의 압박을 피해 사직을 하는 대신 요동정벌이라는 카드를 빼들었고, 이방원(유아인 분)이 정도전의 움직임에 맞대응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명나라는 조선이 명나라에 반기를 들고 있다는 움직임을 포착해 정도전을 소환했고, 정도전은 사직을 청했다. 공식적으로는 정도전이 조선 조정에서 물러나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실은 명나라의 눈을 피해 요동을 정벌해 명나라와 전쟁을 준비하려는 것이었다.

명나라는 태조인 홍무제(주원장)이 죽고 그의 손자인 주윤문이 2대 황제로 즉위한 상황이었다. 아직 어린 나이였던 주윤문의 자리를 주원장의 넷째 아들 주표(훗날 영락제)가 노리면서 명나라의 정치상황은 혼란스러웠다.

정도전은 명나라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이용해 요동을 정벌하고, 사대의 역사를 끊으려했다. 하지만 그는 과거 고려 왕조에서 최영의 요동정벌에 반발해 이성계로 하여금 위화도 회군을 일으켜 정권을 찬탈한 인물이었다.

이방원은 요동정벌을 주장한 정도전의 의도를 간파했다. 공신과 왕실 종친이 보유하고 있던 가병을 중앙군에 편입시키려는 것이 정도전이 주장한 요동정벌의 숨은 의미였다. 정도전의 뜻에 따르지 않으면 역모로 몰리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여기에 세자 방석의 친모인 신덕왕후 강씨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신덕왕후가 이방원에게 세자를 지켜달라고 부탁하지만 이방원은 그 부탁을 냉정하게 뿌리쳤다. 이방원에게 정도전은 왕권을 위협하는 역적이었고, 세자인 방석은 정도전의 인형에 불과했다.

결국 이방원은 조준 등 문관들과 조영규, 이숙번, 민무구, 민무질 등 측근 무신 및 처남들의 힘을 합쳐 '1차 왕자의 난'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정도전, 남은 등 공신들과 신덕왕후의 후손들인 방번, 방석 형제가 살해됐다. 태조 이성계는 권좌에서 물러났다.

이방원이 정도전을 제거하면서 정도전이 추진했던 요동정벌은 무산이 됐다. 때문에 조선은 명나라에 대한 사대를 이어가게 됐다. 당시 명나라는 주표가 영락제로 즉위하면서 조선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일부 학자들은 요동정벌을 통해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려했던 정도전을 높게 평가하면서 이방원 때문에 좌절된 것에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왕조의 기틀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국력의 손실을 입을뻔 했던 전쟁을 막은 이방원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1차 왕자의 난' 이후 이방원은 권력의 중심을 왕에게로 집중시키는데 한걸음 다가갔으며, 이후 '2차 왕자의 난'과 태종 즉위 후 살벌한 숙청을 통해 왕권을 강화하는데 성공했다. 태종의 철혈정치는 훗날 그의 아들 세종이 조선왕조 역사에 가장 빛나는 선정을 펼치는데 일조하게 된다.

[사진=SBS '육룡이 나르샤' 제공]

 

여창용 기자 hblood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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