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케치]김태용 감독 신작 '여교사' , 전에 없던 캐릭터· 불편한 시선 가득 담아… ‘논란 예고’

기사 등록 2016-12-2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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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안예랑기자]김태용 감독과 김하늘이 생존 사회에서 무너져가는 인간성에 대한 비극적 메세지와 파격적 내용을 담은 영화 '여교사'로 관객을 찾았다.

12월 21일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점에서 영화 '여교사' 언론 시사회가 진행된 가운데 김태용 감독과 영화의 주역 김하늘, 유인영, 이원근 배우가 자리를 함께 했다.

김태용 감독은 '여교사'를 통해 생존을 위해 자존감을 포기해야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열등감으로 가득 찬 한 인간의 욕망이 분출되는 과정을 세밀한 심리 묘사와 함께 담아냈다.

하지만 영화는 한 사람의 인생이 파국으로 치닫는 내용을 담고 있어, 도덕성과 각종 논란에 대한 우려의 질문이 끊이질 않았다.

김태용 감독은 여교사와 남제자의 '은밀한 관계'와 제목에 붙여진 '특정성별'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사실 해마다 치정극을 그린 영화가 많았기 때문에 '여교사'가 논란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며 "영화에 담아낸 사회적, 계급적(비정규직) 문제에 더 포커스를 맞춰 달라"고 논란에 대한 당황을 내비쳤다.


'여교사'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력도 영화의 긴장감을 높이는 요소였다.

이원근은 극중 순수하지만 사연 많은 고등학생 재하를 연기, 김하늘과 유인영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선보였다.

김태용 감독은 "이원근을 통해 소년도, 남자도 아닌 인물을 그리고 싶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또 그는 "재하는 섹슈얼함 보다 어디로 튈 지 알 수 없는 영악함이 중요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용의 설명처럼 이원근은 치정극의 중심에 있는 인물답지 않은 순수함과 이면에 숨은 영악함을 완벽하게 표현, 극에 긴장감을 더했다.


김하늘은 '여교사'에서 기존의 순수하고 맑은 이미지와 180도 다른 무거운 내면 연기를 선보였다.

김하늘은 "질투와 열등감이 섞인 욕망이 어떤 감정으로 발현되는지 파악하기 위해,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효주의 복잡하고 어두운 심리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또 그는 "연기를 하는 내내 효주가 너무 낯설었다"며 본인의 모습과 전혀 다른 연기를 해야하는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유인영이 보여준 '악의 없는 악역' 캐릭터 역시 이 영화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극중 유인영(혜영 역)은 죄송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착하고, 부족함 없이 자란 덕분에 순수함을 잃지 않는 인물이다. 그런 인물이 해맑게 웃으며 타인의 상처를 건드리는 모습을 통해 전에 없던 '해맑은 악역'이 탄생했다.

김태용 감독은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여성 영화의 한계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여자 캐릭터의 심리를 그리는 것이 또 하나의 장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미씽', '여교사' 이후 여성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장르의 영화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해 영화계가 나아가야 할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번 시사회는 유독 사회적 시선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 영화의 내·외적인 부분에 우리가 생각해볼 만한 다양한 문제의식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감독이 영화에 담아낸 사회 문제를 좇으면서 영화를 감상하고 각자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렇듯 영화 ‘여교사’는 다양한 의미에서 각종 논란 거리를 던져주며 2017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이자 문제작’이라는 평을 한동안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 이슈데일리 박은비기자)

 

안예랑기자 yrang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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