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무한도전] 누구나 작사가가 될 수 있다 -가사 속 '여백의 미'5-

기사 등록 2016-04-2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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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전국민 SNS 시대.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써서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작가, 작사가들이 일부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글이나 시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누구나 자연스럽게 배우고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실제로 멜로디에 노랫말을 붙이는 작사에도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아졌다.

벤처미디어 이슈데일리는 기자들이 직접 작사에 참여하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해본다. 이예선 작사가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작사수업을 받는다. 이들은 작사에 대한 기초적인 개념과 작사를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마음가짐, 또 음표 읽기, 기존 곡에 작사하기, 새 멜로디에 가사를 붙이기까지 등 등. 그리고 이들은 수업 과정들을 꼼꼼히 메모해서 시리즈로 연재할 예정이다. 작사에 관심을 갖고 있던 독자들에게는 큰 행운이 아닐수 없다. <편집자 주>


세 번의 개사 작업을 하면서 단순히 글을 '쓰는' 작업과 가사로 '전달'하는 작업을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예선 작사가는 글을 가사로 끌어내는 것이 개개인이 가진 능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누구나 작사가가 될 수 있지만 누구나 좋은 작사가가 될 수 있는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섯 번째 수업은 제목과 노래의 여백 등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봤습니다.

"제목은 아주 중요합니다. 제목만 보고 노래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어요. 요즘은 신곡 나온다고 전부 노래를 들어보는 것이 아닙니다. 제목에서 느낌이 와야 눈길도 가지요. 또 제목이 노래를 말해줍니다. 예를 들어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전람회의 '취중진담' 제목만 봐도 어떤 노래 가사인지 예측이 가능해요. 실제로 노래를 들어보면 제목이 주제로 딱 맞아 떨어지죠. 영어 제목도 사용 할 줄 아는 감각이 있으면 금상첨화겠죠."

우리는 그림을 볼 때 '여백의 미'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노래 가사에도 이 '여백의 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수업을 통해 처음 알게됐습니다. 여러분들도 가사 속 '여백의 미'에 대해 아직 감이 안오시죠? 예를 들면 SG 워너비의 '라라라'입니다. 의미 전달 가사가 아닌 '라라라'를 통해 포인트 준 것 입니다.

"사실 이게 더 어려울 수가 있어요. 하지만 이 여백의 미는 노래 가사의 포인트를 강렬하게 줄 수 있다는게 장점이죠. 포인트 가사만 있으면 대중이 금방 따라부르기가 쉽답니다."

오늘의 또 다른 배움은 끊어쓰기와 음절, 맞추기 입니다. 첫 시간부터 음절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예선 작사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부분이라고 했습니다.

"각 소절마다 의미를 둔 끊어쓰기를 해야합니다. 핵심, 중요 단어 말수를 맞추고 반복으로 대중을 압박해야 돼요. 항상 말했 듯이 대표적으로 좋은 예가 장윤정의 '어머나'입니다. 매 시간 제가 음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느끼셨죠?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니 다들 염두하시고 작사를 하시길 바랍니다."


지난 편에 예고했듯이 이승철의 '사랑하고 싶어' 개사 숙제 평가가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이번 미션에서는 새로운 인물이 1등에 올라 박수를 받았습니다. 지금부터 이슈데일리 기자들의 개사 숙제 공개와 함께 이예선 작사가의 평이 나갑니다.



1등 박수정

이예선 작사가 평 → 제목을 아주 잘 지었다. '사랑하고 싶어' 제목 밑에 개사 표시도 하고 자신만의 제목을 밑에 적어놨다. 제목이 많은 점수를 받았다.

그대는 여름처럼 뜨거워진 햇살같고 봄에만 피어난 꽃처럼 자라는거야

이 부분 내용이 좋다. 제일 잘 한 것이 원곡의 음절이나 내용에 국한 되지 않고 새로운 형식으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또 내용 자체가 제목인 '사계절의 그대'와 잘 맞았다. 단어 선택도 적절했다.

사랑하고 싶어 그대 발 나란히 걸으며

이 부분에서는 '발 나란히'란 말이 새롭긴 하지만 끊어쓰기가 부족하다. 듣는 대중은 그대발/나란히/라고 인식할 수가 있다. 함축성, 음절 부분에서 떨어진다. '그대 발 나란히' 보다 '발걸음 나란히'라고 해줬으면 조금 더 좋은 가사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사계절 그대와 함께 여기저기 사랑해

이 부분은 새롭고, 연구를 많이 한 흔적이 보이는 표현이다.

1절에서 '언제든지 그대를 사랑해 /소리칠거야 대답은 없어도/ 사랑은 계속돼야지/
2절에서는 '언제든지 그대를 사랑해/사랑은 대답이 없어도/계속돼야지/


이렇게 바뀌었는데 의도적인지 실수인지 판단이 잘 안선다. 사실 의도적이었어도 바꿀 필요가 없다. 반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2등 유지윤

이예선 작사가 평 →제목이 '그대 그리고 함께'인데 너무 평범하다. 제목에서 대중에게 임팩트를 줘야 하는데 그 점이 부족하다. 내용은 좋았다. 음절은 1등보다 더 잘 끊었다.

봄비처럼 스며들고 영화처럼 설레이는거야

'설레이는거야'를 '설레는거야'로 고쳐야 한다. 함축과 끊어쓰기는 잘했다.
표현은 좋은데 입에 안붙는 단어들이 많다. '기다림도 나의 몫/아쉬움도 나의 몫' 이부분은 일반적으로 읽을 때는 무리가 없으나 노래로 부르려면 힘든다. 그리고 '몫'이 '목'으로 들릴 수가 있다. 이런 단어는 피해야 한다. 이럴 땐 뒤에 '~이지'를 붙여주면 조금 더 전달하기가 수월하다.

침묵도 오해도 함께 오는거야

이 부분은 반복과 함축을 잘 적용했다.

사랑하고 싶어 한적한 공원에
함께 웃고 있는 우리 모습을


이 부분 역시 입에 잘 안붙는다. 음의 높낮이에 따라 표현도 달라져야 한다. 내용은 좋은데 표현이 어색한 예시다. 이런 점에서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가 난다. 내용이 좋아도 전달력이 떨어지면 작사의 기본에 못미치는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가장 잘한 점은 제목과 내용이 잘 어우러졌다. 제목을 정해놔도 원곡에 치우칠 수 있었는데 '사랑하고 싶어'란 가사는 잠깐 사용하고 제목과 어울리게 가사를 끝까지 썼다.



3등 박은비

이예선 작사가 평 → 사랑은 따뜻하고 크림처럼 부드럽고, 꽃처럼 예쁘고 꿀처럼 달콤한거야
그것만은 아니지 아픔도 느껴질거야
눈물도 흘리고 지쳐도 견뎌야 하지


여기까지 아주 좋았다. 특히 '크림처럼 부드럽고'라는 많이 쓰이지 않은 표현법이 좋았다. 전달력도 좋고, 행도 좋았다. 다만 '눈물도 흘리고 지쳐도 견뎌야 하지' 이 부분이 발음이 강하게 될 수 있다. 틀린 건 아니고 주의해야 할 점이다.

사랑하고 싶어 내곁에 머물러 언제나
포근한 나의 품에서 영원토록 있어줘


한 문장을 너무 길게 써서 지루하고 전달력이 떨어진다. 끊어주는 표현력이 부족하다. 아마추어 느낌이 난다. 잘했지만 이 부분이 아쉽다.



4등 소준환

이예선 작사가 평 → 사랑은 행복하고 가끔씩은 애절하고 , 별처럼 빛나고 숨처럼 소중한거야

첫 소절부터 부드럽게 잘 이어줬다.

사랑하면 알겠지 오늘이 아쉬울거야
함께한 시간들 잊을 수 없다는 걸


여기는 음절이 안맞고 끊어 쓰는 표현도 부족하다. '없다는 걸' 보다 '없다는 것을' 이렇게 갔다면 음절이 맞았을 것이다. 내용은 좋은데 늘어지고 지루하다. 앞에서도 한 번 지적했지만 노래를 불러보면 음 높낮이와 발음이 맞아 떨어져야 듣기에도 편안하다. 그런 가사가 입에도 붙고 귀에도 꽂힌다.

언제라도 안기렴 사랑하고 싶어

함축성도 좋고 표현력, 전달력도 무리없다. 발음도 좋고. 가사는 이런 식으로 가야한다. 소설처럼 길게 늘어지면 안된다.



김성록

이예선 작사가 평 → 가슴이 당겨와

이 부분 표현력은 탈월하다.

애간장 견디고 후유증 이겨내야해

단어 선택 0점이다. 댄스곡에 더 적합한 단어들이다. 곡 분위기와 안맞는다. 발라드와 댄스곡 단어들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서정적인 내용인데 앞 뒤 내용이 이어지지 않는다. 또 가사들이 3인칭인지 1인칭인지 모르겠다.

내 마음 속을 헤엄쳐

이 표현은 칭찬해주고 싶다. 다른 부분은 발음하기가 어렵다. 작은 부분의 표현력이 좋다. 훈련하면 댄스곡에 특화된 작사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한지민

이예선 작사가 평 → 글씨로 써서 냈는데 읽기가 힘들었고 행도 다 틀렸다. 음절, 발음, 말 수 틀렸다. 단어 선택도 적절하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기획사나 작곡가에게 의뢰받은 가사를 전달할 때 워드로 깔끔하게 정리하고 행, 음절도 모두 맞게 해야한다. 곡 가사, 감정에 몰입하는 기술이 부족하다.

김성록, 한지민 기자는 손으로 썼고 나머지 기자들은 메모장에 써서 전달했습니다.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읽기가 편해야 몰입하기 수월하고 의미 파악도 빠르게 됩니다. 실제로 작사가들은 손글씨보다는 파일로 깔끔하게 전달한다고 합니다. 그것이 기본적인 예의이자 매너입니다. 솔직한 평가를 받은 이슈데일리 기자들의 느낀점을 정리하는 것으로 이번 편을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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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윤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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