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창용의 광대역엔터]'주먹쥐고 소림사' 오정연, 긍정과 독기로 무장한 예능 원석 기대

기사 등록 2015-10-2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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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대한민국 예능의 풍토가 리얼체험예능과 집단체제가 되면서 구성원들의 역량과 포지셔닝이 매우 중요해졌다. 성공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이같은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무한도전' '1박 2일' '진짜 사나이' 등도 구성원들의 역량이 캐릭터를 만들어냈고, 이같은 캐릭터의 포지셔닝이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했다. '무한도전'이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는 것도 이같은 캐릭터들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SBS '주먹쥐고 소림사'는 리얼체험예능의 형식에 집단 MC 체제로 오늘날 인기 예능의 형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한 개의 프로그램에 두 개의 다른 코너로 구성된 '주먹쥐고 소림사'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특히 여성 출연자들로 구성된 '남소림사' 팀은 아이돌 가수, 배우, 방송인 등 다양한 직업군으로 구성돼 캐릭터의 풍성함을 보이고 있다. 연령대도 40대에 육박하는 인물부터 20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7명의 여성 출연자들은 크게 3부류로 나눠진다. 뛰어난 실력을 보유한 우등생 그룹, 실력은 부족하지만 강한 정신력을 가진 중간 그룹, 마지막으로 웃기지만 슬픈 열등생 그룹이다. 중간 그룹은 우등생이나 열등생에 비해 주목을 덜 받을 수 밖에 없다.

7명의 멤버들 중에서 구하라는 우등생들 중 톱클래스다. 아육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강한 체력과 뛰어난 운동신경을 과시했던 구하라는 예고 영상을 통해 '여자 김병만'이라는 칭호를 받을 정도로 기대감을 높였다.

반면 '아이리스2' '감격시대' 등 작품에서 화려한 액션과 강렬한 눈빛을 선보였던 임수향은 드라마 속 이미지를 뒤집는 반전 면모로 열등생을 예약했다. 제작발표회에서도 제작진과 출연진들이 입을 모아 임수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것처럼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열심히 노력하는 캐릭터들도 주목을 받는다. 만 39세 고령인 최정윤과 수련에 가장 불리한(?) 신체조건을 갖춘 하재숙은 여러가지 악재에도 동생들을 이끌며 언니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유이와 페이 또한 뛰어난 실력과 강인한 정신력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오정연은 7명의 멤버들 중 가장 연예인 색깔이 약한 멤버다. KBS 아나운서에서 프리랜서로 나온지도 얼마되지 않는다. 아나운서로 오래 활약을 했지만 예능 프로그램 경험은 적을 수 밖에 없다.

오정연은 구하라, 페이와 함께 우등생 그룹을 형성할 예정이다. 그는 서울대학교 체육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한 엘리트 체육인이다. 그러나 우등생 캐릭터는 2명만이 돋보일 수 밖에 없다. 눈에 띄지 않으면 열등생 캐릭터보다도 존재감이 적을 수 있다.

여기에 오정연은 나이 상으로 최정윤, 하재숙과 함께 언니그룹에 속한다. 정신력은 강하지만 체력이 열세인 언니들을 도우면서 우등생 멤버로 역할을 해야한다. 최진사 댁에서 세째딸이 사랑받을지는 몰라도 예능에서 세번째는 주목받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오정연에게 기대를 하는 이유는 그가 예능 원석이기 때문이다. 전직 공영방송 아나운서에서 예능인으로 변해가는 과정 또한 '주먹쥐고 소림사'를 보는 재미가 될 것이다. 여기에 멤버들 중 가장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는 점도 기대를 갖게 한다.

첫 방송에서 보여진 오정연은 10년 동안 기른 머리카락을 자른 것은 물론 수련에서 김병만, 육중완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독종이었다. 고된 수련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눈은 독기를 품고 있지만 입은 미소를 짓고 있는 예능계의 전무후무한 캐릭터였다.

예능이 우등생이나 열등생만으로 재미를 완성하지 않는다. 실력을 갖춘 우등생과 웃음을 담당하는 열등생이 조화를 이루려면 중간에서 조율을 할 수 있는 캐릭터도 필요하다. 오정연의 진행 경험은 이런 캐릭터 예능에서도 유용할 수 있다.

'주먹쥐고 소림사'를 통해 예능인으로 변화해가는 오정연의 성장 스토리에도 기대를 걸어볼만하다.

[사진=SBS '주먹쥐고 소림사' 방송화면 캡쳐]

 

여창용 기자 hblood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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