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데뷔일기]배우 김정현① “데뷔를 했어도 예전의 나와 다를 바 없다”

기사 등록 2016-08-26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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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양지연기자] ‘연예인이 되기까지 과정은 어땠을까’

한 번 쯤은 생각해볼 궁금증이다. 이슈데일리는 매주 ‘핫데뷔일기’ 코너를 통해 스타들의 데뷔 전부터 후까지, 대중들에게 자세하고 솔직하게 들려주고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한다.

이번 편의 주인공은 신인 배우 김정현이다. 김정현은 여러 연극 무대와 단편 영화를 거치며 본인만의 연기 세계를 탄탄히 이룩해 온 배우다. 그러다 작년, 첫 장편영화인 ‘초인(감독 서은영)’으로 본격적인 데뷔를 알린 그는 신선한 마스크와 연기력으로 영화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어 지난 24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에서 공효진의 동생으로 등장한 김정현은 ‘저 배우 누구야?’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배우로서 더 큰 날갯짓을 시작했다.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첫 인사를 나누던 김정현은 곧 장난스러운 표정을 드러냈다. 웃지 않고 있을 때는 단정한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즐거운 이야기를 할 때는 천진한 아이의 얼굴을 비추는 그를 보고 있으니 배우의 인상이란 저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편집자주>



#바닷가에서 뛰어놀며 전교회장까지 했던 어린 시절

초등학교 때까지는 포항에서, 그 이후에는 부산에서 지냈다는 김정현은 물론 또래들처럼 PC방에서 게임을 즐기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뒷산에서 곤충을 잡고 술래잡기를 하는 등 자연친화적인 놀이를 즐기는 아이였다고.

“정말 열심히 놀았어요. 아파트 단지에 사니까 중간에서 불러내면 다 나와요. 엄마가 ‘밥 먹어라’하시면 다들 집으로 돌아가고. 고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도 정말 재밌게 놀았던 것 같아요. 친구들과 지금 이야기를 나눠도 다들 중고등학교 시절이 정말 재밌었다고 하죠. 일반적인 고등학생들보다 더 재밌게 놀았던 것 같아요. 운동할 것도 다 하고. 제가 중고등학교 때는 부산에서 다녔거든요. 학교 바로 옆에 바다가 있었어요. 친구들끼리 모여서 농구 하러 가고 바다 놀러 가고 그랬죠. 농구에 비전이 전혀 없는데도 농구 대회까지 나가면서 친구들끼리 재밌게 놀았어요.”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그의 입가에는 연신 미소가 걸려있었다. 김정현은 여느 남자아이들과 다르지 않게 밖에서 뛰놀며 활동하는 것을 즐겼다. 그런 그의 곁에는 언제나 친구들이 있었다.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고, 많이 어울렸던 그는 그만큼 친구들의 사랑도 많이 받았다.

“제가 초등학교 때 전교회장을 했었거든요. 그때는 공부 잘하는 것보다는 교우관계 좋은 사람들이 전교회장을 하는데, 제가 친구도 많고 그러다보니 큰 표 차로 전교회장이 됐어요. 사실 선생님들께서는 반기지 않으셨죠. 제가 공부를 엄청 잘하는 것도 아니고 친구들이랑 공 차고 놀러 다녔으니까요. 오히려 같이 후보로 나왔던 친구가 반듯하고 공부 잘하고 선생님들의 예쁨을 많이 받던 애였어요. 그래도 경험 삼아서 나가봤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서 기뻤습니다.”

김정현은 특별히 인기가 많았던 것 보다는 친구들과 자주 놀러 다니고 어울리다 보니 주위에 사람이 많았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대답했다. 오히려 그 말에서 그의 인기 비결을 알 것만 같았다. 전교회장에 지원 하게 된 것도 자원이 아니라 친구와 선생님들의 추천으로 시작된 일이었다.

“그때 당시에는 뭘 하는 건지 정확하게 몰랐으면서 친구들끼리 모여서 회의하고 그랬던 게 생각나요. 그 이후에는 그렇게 회의를 주도해 본 적이 없죠.(웃음)”


#그를 끊임없이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 친구들

그렇게 돈독한 우정을 나누던 친구들은 그의 과거 뿐만 아니라 현재도 단단하게 지탱해주고 있다. 그와 친구들은 서로 각자의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쉬는 날 부산에 내려가서 만나게 되면 고등학교 때의 추억을 나누며 그때로 돌아간 것처럼 철없이 놀기도 한다.

“친구들이 ‘나 연예인 친구 생겼다’해요. 제가 바빠서 친구들의 연락에 답장 못하면 ‘야, 배우병 걸렸냐’고 농담하고 그래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데뷔를 했다고 해도 예전의 저와 똑같은 것 같아요. 저는 단지 이쪽 일을 하고 있을 뿐이고 친구들은 그쪽 일을 하는 것 뿐이고. 그래서 편하게 대하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이 연기할 때는 배우 김정현이지만 친구들을 만날 때는 바닷가를 뛰어놀던 예전 김정현과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친구들이 술 마시면 전화를 해요. 열심히 하라고, 제 모습 보면 자기들이 힘이 난다고. 술 취해서 사랑고백하고. 새벽 한 두 시에 전화해서 안재욱 선배님의 '친구'를 부르고 '사랑한다, 친구야 힘내라' 그런 말 하고. 그런데 사실 그런 모습 보면 제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제 인생을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추억을 공유한 친구들과 또 한 공동체로 살고 있는 거잖아요.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덩달아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됐다. 이런 친구들이 있다는 점에서 그의 어린 시절은 특히나 소중하고 중요하다. 또한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출신이다. 여러 배우들을 배출한 학교인 만큼 함께 학창시절을 보냈던 사람 중 현재 연예계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김정현은 그들이 현재 좋은 모습을 하고 있고 또 대중들에게 우러러보는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본인에게는 그냥 학교에서 같이 공부했던 친구고 형인 것 같다고 했다.

“(변)요한이 형도 친했고 (박)정민이 형도 친했고 (김)준면이도 친했고. 다 그냥 아직도 메신저 동기단체방에 같이 있어요. 가끔 안부도 묻고 이슈가 있으면 이슈 던져서 얘기도 하고 그래요. 슈퍼스타들인데 저희들끼리는 그냥 가까운 관계에요. 대학교 1학년 때 준면이를 만났는데 그때는 준면이도 데뷔를 안 했을 때였어요. 지금의 이미지랑 되게 다른 친숙한 모습이었죠. 준면이는 워낙 격이 없고 편하게 대하고 다니고 착해서 바보 같기도 했어요.”

어떠한 시절을 같이 보냈던 사람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그때의 열정도 생각나기 마련. 김정현은 데뷔하기 전 자신과 함께 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이 인기를 얻는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노력 했기에 빛을 보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동시에 '나도 열심히 하면 언젠가 저들처럼 작품으로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으로 자극도 받았다. 그런가 하면 데뷔 이후에는 배우로서 일을 하며 개인적인 의미로도 열심히 잘해야겠지만 동기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제가 연기를 이상하게 하면 ‘한예종 애들 연기 이상하게 하더라’면서 한예종 자체가 안 좋은 소리를 들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 것들 생각하면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요새 연예계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잖아요. 다들 아무 사고 없이 길게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 응원하기도 합니다.”


#한 번 결심한 것은 일단 해봐야 하는 성정

아주 어렸을 때는 축구선수, 중학교 때는 가수, 농구선수, 과학자, 유도 등 여러가지를 다 해보고 싶었던 김정현이 배우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어땠을까. 이토록 욕심이 많은 사람이 한 가지 직업을 택해야 된다면 극 중 무엇으로도 분할 수 있는 배우라는 직업이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학교 3학년 때 학예회에서 더빙 연기를 했어요. 저는 그때 이슈가 되던 명장면 드라마의 대사만 하고 다른 친구들이 앞에 나가서 연기를 하는 거예요.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1학년 때 연기학원 다니면서 공연도 하게 됐죠. 사람들이 우는 모습을 보고 저도 이상한 감정을 받으면서 감정적으로 누군가에게 선물을 해줄 수 있고, 받을 수도 있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직업이라고 생각을 했고 배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대학을 오게 됐죠. 연기 공부하고 인물 분석하고 희곡 분석하고 그러면서 한 사람을 더 깊이 알아가면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도 비춰보게 됐어요. 그래서 내가 좀 더 좋은 사람이 되겠다,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배우가 되기로 결심하고서 그가 제일 먼저 한 것은 연기 학원에 다니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 찾아갔던 학원에서 그는 의도치 않은 상처를 받았다. 연기를 본격적으로 배우기도 전 공연부터 다니며 경험을 쌓던 그는 원장선생님으로부터 ‘매너리즘이 있다는 것 같다’는 소리를 들었다는 것. 당시에 말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김정현은 ‘너 잘난 척 너무 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였다.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했던 그는 그런 말을 들은 후 고등학교 2학년을 우울하게 보내게 됐다.

“열정을 고1 때 다 쏟아 부었는데 우울했죠. 그래서 혼자 걸어 다니고 바다 돌아다니면서 사는 게 뭐냐, 죽는 게 뭐냐 이런 생각하면서 벤치에 앉아서 계속 생각하고. 난 왜 연기를 하고 싶은지 왜 사는지 고등학교 2학년 여름에 특히 심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2학년 겨울방학 때 우연찮게 한예종 실기과정을 알게 됐는데 1, 2학년 친구를 뽑아서 2주 정도 학교에서 교육하는 과정이 있더라고요. 그걸 보니 불도 붙고, 입학하기 전인데도 애교심이 생겨서 곧바로 다른 연기 학원에 가서 5개월 정도 준비하고 합격했어요.”

김정현은 ‘한다면 하는’ 사람이었다. 축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는 입단테스트 하고 축구공이라도 차봐야 되고, 농구공을 잡게 되면 무조건 대회는 나가봐야 되고, 유도를 배우게 되면 경기라도 한번 해봐야 됐던 그에게 세상에 못할 일이 없어 보였다. 무엇이든 도전하는 것이 좋다는 인생의 가치를 깨닫기 전에도, 그는 본능적으로 ‘이 정도는 해야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기에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자신의 어린 시절이 참 기특하다. 그런 김정현은 연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열정이 대단했다.

“드라마나 영화 보는 것을 좋아했지만 그전까지는 배우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오히려 내가 저걸 어떻게 하냐는 생각이 많았어요. 중3때 해보고 나니까 관심이 생겼고 시도를 해보니까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어요. 엉터리 학원 다니면서 공연했을 때 공연 준비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들어갔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모르니까 더 열정적으로 하게 되더군요. 하루에 3~4시간 자고 머리 위에 항상 대본 두고. 머리 맡에 대본 두고 자다가 공연 하는 게 머릿속에서 생각이 안 나면 바로 확인하고 자야 되고 그랬어요. 그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부모님이 보셨고 부모님이 좋아하시고 해보라고 응원하셨을 때 용기를 얻었었죠. 계속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김정현의 '핫데뷔일기', 두 번째 이야기는 오는 9월 2일 공개됩니다.

(사진=이슈데일리 양지연기자, 오앤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연기자 jy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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