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창용의 사극돋보기]'구르미 그린 달빛', 효명세자의 미션 '헬조선을 막아라'

기사 등록 2016-08-2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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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 화제작 '구르미 그린 달빛'이 첫 방송된다. 이 작품은 동명의 원작소설을 드라마에 옮겨낸 것으로 실제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을 더한 팩션 사극이라고 할 수 있다.

'구르미 그린 달빛(극본 김민정 임예진, 연출 김성윤 백상훈)'은 한 나라의 세자가 내시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다소 허무맹랑하고, 위험(?)하기까지한 궁중 로맨스다. 괴팍한 성정의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과 남장 내시 홍라온(김유정 분)을 둘러싸고 역사적 사실에 의거한 파란만장한 스토리를 예고한다.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세도정치의 그림자가 조선 사회를 잠식해가던 시기다. 세자 이영은 순조의 아들이자 헌종의 아버지인 효명세자를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효명세자는 1812년에 왕세자로 책봉돼 1827년 대리청정을 하다가 21세의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대리청정 당시 효명세자는 어진 인재를 등용하고, 형옥(형벌과 투옥)을 신중하게 하는 등 치적에 힘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들인 헌종이 즉위한 뒤 익종으로 추존됐고, 대한제국 출범 후 고종에 의해 문조익황제로 추존됐다.

드라마의 분위기는 꽃비가 흩날리며 해사로워 보이지만 사실 이 시기는 오늘날 유행어가 되다시피한 헬조선의 싹이 솟아나던 시기였다. 당시 조선은 급속도로 국력이 약해지며 망국의 길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왕은 무력하고, 대신들은 탐욕스러웠다. 백성들은 당연히 고통을 한 몸에 받았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홍경래의 난 이후의 조선이 배경이다. 고통 받던 민중의 분노가 폭발했던 이 사건은 조선왕조의 무능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난이 진압된 이후에도 세도가들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보다 자신의 권력과 이익을 지키기 바빴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세자 이영과 꽃내시 홍라온의 좌충우돌 로맨스는 물론 외척세력에 맞서는 효명세자의 면모도 그려낼 예정이다. 또한 홍라온에 대한 오해로 그를 미워하지만 세자 이영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서게 될 조하연(채수빈 분, 신정왕후 조씨를 모티브로 한)의 활약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실제 역사는 그리 아름답지 못하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 부당한 권력에 맞서 성군이 되려했던 효명세자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전망이다. 비록 '헬조선'이 되는걸 막지 못했지만.

[사진=KBS '구르미 그린 달빛' 공식 홈페이지]

 

여창용 기자 hblood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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