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 신드롬①] 김성수 감독-정우성 콤비의 ‘정점’

기사 등록 2016-09-2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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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둘 중 한 명이라도 없었다면 ‘아수라’ 역시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개봉 첫 날, 47만명을 동원해 화려한 흥행의 시작을 알린 영화 ‘아수라(감독 김성수)’는 영화에 관여한 모든 이들의 손길이 빛나기도 했지만 그 중 각본과 연출을 맡은 김성수 감독과 주연배우 정우성의 인연이 가장 돋보인 작품이기도 하다.

김성수 감독이 ‘반성’이란 가제로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극중 주인공 역은 오로지 정우성이었다. 그는 정우성이 가진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한도경이란 캐릭터를 구축했고, 그건 그동안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로 함께 해온 배우 정우성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우성 역시 그런 김성수 감독에게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김성수 감독과 언젠가 작품을 같이 하자는 약속을 했고, ‘아수라’의 시나리오를 읽기도 전에 출연하겠다고 확답을 줬다.

이렇게 두 사람은 ‘무사’ 이후 15년 만에 감독과 배우로 만났다. 짧지 않은 세월이었지만 두 사람의 호흡은 영화에서도 보일 정도로 완벽했다. 김성수 감독은 내레이션 부분을 제외하고는 정우성에게 많은 여지를 남겨두며 그가 배우로서 역량을 한껏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정우성 역시 “리더로서, 감독으로서 최고의 감독님이다”라고 밝힐 정도로 현장에서 그를 믿고 따랐다. 단순히 그는 김성수 감독을 감독으로서 볼뿐만 아니라 현장의 선배이자 스승으로 김성수 감독을 존중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수라’는 꽤 위태로운 요소를 여럿 안고 있는 작품임에도 그 중심은 확실했다. 김성수 감독은 극 중 한도경이 궁지로 몰리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만들기 위해 가상의 도시 안남을 창조하며 분위기를 부각시켰고, 정우성은 그 속으로 몰입해 한도경이란 인물이 받는 스트레스를 온몸으로 표현하며 관객들에게도 그 감정을 전이시켰다.

물론 그의 주변에는 그만큼 제 역할을 해준 배우들이 있다. 박성배 역의 황정민, 문선모 역의 주지훈, 김차인 역의 곽도원, 도창학 역의 정만식 등 그 누구도 서로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 치열한 생존게임의 참가자로 한도경 역의 정우성을 몰아세웠다.

이들의 호연과 함께 ‘아수라’는 그야말로 악의 천지로 둔갑해 관객들에게 엄청난 위압감을 선사한다. 악인이기에 ‘주인공 같지 않은 주인공’이 가장 고민이었다는 정우성은 우려와는 달리 그 중심에서 고군분투하는 인간의 모습을 성공적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그 모든 그림은 김성수 감독의 시선으로부터 출발한다. 인간의 악과 거기서 시작되는 온갖 투쟁을 집요하게 지켜보는 그의 날카로운 메시지가 정우성이란 배우를 타고 탄생한 것, 그것이 대중들이 ‘아수라’에 홀리는 이유가 아닐까.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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