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케치]'여교사' 김하늘의 결핍 수업이 시작된다

기사 등록 2016-11-2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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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열등감과 질투로 점철된 감정이 사람을 어디까지 끌어내릴 수 있을까.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영화 '여교사'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김태용 감독, 김하늘, 유인영, 이원근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여교사'는 계약직 여교사 효주가 정교사 자리를 치고 들어온 이사장 딸 혜영과 자신이 눈 여겨 보던 남학생 재하의 관계를 알게 되고, 이길 수 있는 패를 쥐었다는 생각에 다 가진 혜영에게서 단 하나 뺏으려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이 영화는 김하늘의 파격변신이 가장 띄는 작품. 그 동안 사랑을 받는 역할을 주로 맡았던 김하늘은, '여교사'에서는 열등감에 휩싸인 효주를 연기한다. 김하늘은 "촬영하는 순간순간 효주가 된 내 얼굴을 보고 놀랐다. 나에게 이런 얼굴이 있다는걸 많이 느꼈다. 관객들이 봤을 때 낯설 수 있지만 나는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또 김하늘은 대본을 읽으면서 자존심이 상하는 순간들이 너무 많아 못할 것 같았지만, 시나리오를 덮는 순간 길어지는 여운에 출연을 결심했다. 김하늘은 "대본을 보면서 느낌 감정이 연기를 하면서도 많이 올라왔다. 항상 로맨스를 하다가 이렇게 외면받는 연기를 하다보니 한편으로는 재미있었다. 평상시에 이런 감정을 느끼면 우울했을텐데 연기를 통해 하더니 새로운 감정들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태용 감독은 "김하늘 선배님은 '마더' 속 김혜자 선생님처럼 '국민 여교사'란 이미지가 있다. 맑고 긍정적인 어두운 속내들을 끄집어내면 감독으로서 카타르시스가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론 정말 밝은 분이시다"라고 김하늘을 캐스팅한 이유를 전했다.

여교사 효주와 감정적으로 대립하는 혜영 역에는 배우 유인영이 분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그가 하는 배려는 의도치 않게 남에게 상처가 되곤 하는 인물이다. 유인영은 "혜영이 왜 악역인지 잘 모르겠지만 맑은 악역이라고 왜 말하는 진 알 것 같다. 혜영이라는 캐릭터는 악의가 없다. 사실 저는 직선적으로 이야기하는 걸 잘 못한다. 가슴에 쌓아두는 성격인데 혜영이는 그렇지 않다. 혜영이의 그런 면을 닮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하늘과 유인영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로맨스를 펼치는 이원근은 두 선배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김하늘, 유인영 선배님이 편하게 잘 대해주셨다. 분장할 때 수다 떨고 밥 먹으면서 편해졌다. 촬영이 끝날 때까지 이렇게 완벽한 분들이랑 연기를 하게 돼 기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원근은 무용 특기생 고등학생 재하 역을 맡았다. 무용 특기생의 모습을 위해 생애 처음으로 무용에 도전했다. 그는 "한 번도 다리를 찢어본 적도, 춤이란 걸 춰 본 적도 없다. 그래도 배우로서 주워진 역을 잘 소화하기 위해 배우고 노력했다. 김태용 감독님이 밥도 사주고 술도 사주시면서 격려해줬다"고 훈훈한 이야기를 알렸다.

김태용 감독은 "이원근을 '거인' 때부터 함께 하고 싶었다. 이원근을 처음 만났을 때 함께 쉴 새 없이 떠들었다. 이원근이 가지고 있는 배우로서 욕심과 눈빛이 참 좋았다. 드라마에서 꽃미남 이미지로 과소평가 받고 있는 것 같다. 영화적인 시각이 굉장히 넓은 친구"라고 이원근을 칭찬했다.

'미씽:사라진 여자'에 이어 '여교사'는 여배우를 전면으로 내세웠다. 충무로에 강렬한 남성영화들이 수두룩한 가운데 여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소식은 관객들에게 조금 더 다양한 작품을 접할 기회를 부여한다. 김태용 감독은 "여자들의 캐릭터를 그려내고 있는 심리적인 것들이 하나의 장르가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미씽', '여교사' 이후 장르의 중심이 되는 여성영화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바람을 말했다.

이 영화는 스스로가 '질투 그 이상의 문제작'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앞서 제36회 하와이 국제영화제 스포트라이트 온 코리아 섹션에 초청되는 쾌거를 이룬 '여교사'가 질투 그 이상의 무언가를 관객들에게 남기며 여운을 선물할 수 있을지, 1월 확인할 수 있다.

(사진=박은비 기자)

 

유지윤기자 jiyoon225@ 사진 박은비 기자 smart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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