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in 영화] 신입기자 박보영 vs 소리꾼 수지…‘국민 여동생’들의 빅매치

기사 등록 2015-11-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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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상아기자] 21세기에 박보영이 있다면, 조선시대에는 수지가 있었다. 박보영이 연예부 기자로 변신한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와 수지가 조선 최초 여류 판소리꾼으로 분한 ‘도리화가’ 두 작품 모두 개봉일을 11월 25일로 정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11월 극장가에서 ‘국민 여동생’과 ‘국민 첫사랑’들이 색다른 매력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박보영과 수지는 20대 여배우 중 ‘티켓파워’가 있는 몇 안 되는 배우들이다. 박보영은 지난 2008년 8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과속스캔들’에 이어 2012년 700만을 돌파한 영화 ‘늑대소년’의 연속 히트로 관객들의 신뢰를 쌓았다. 수지 또한 2012년 400만의 관객을 모은 ‘건축학개론’으로 멜로 영화 흥행 신기록을 경신하며 대한민국에 ‘국민 첫사랑’돌풍을 몰고 왔다.

충무로에서는 여배우가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영화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와 ‘도리화가’두 작품 모두 여배우가 작품의 중심이 돼 노력과 결실, 위기 등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소녀들의 꿈을 그려냈다. 각기 자신만의 대체불가 캐릭터로 독보적 인기를 끌고 있는 두 여배우의 스크린 경쟁에 유독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보영 주연의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는 스포츠지 연예부 수습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신입 도라희(박보영 분)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상사 하재관(정재영 분)을 만나 사회 생활의 거대한 벽에 온몸으로 부딪히는 극한 분투를 그린 공감 코미디다. ‘애자’, ‘반창꼬’등을 연출한 정기훈 감독의 신작이며,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극 중 박보영은 명문대 출신의 빵빵한 스펙을 갖추었지만 현실은 취업준비생, 가까스로 수습 딱지와 함께 사회 생활을 시작하게 된 열정과 패기의 새내기 기자 도라희 역을 맡았다. 도라희는 멋진 커리어 우먼을 꿈꾸며 힘차게 첫 출근했지만 입사 첫 날 부장 하재관(정재영 분)의 질타에 모든 환상이 깨지며 전쟁터 같은 사회 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박보영은 친근하고 생동감 넘치는 연기로 사람들에게 치이고, 선배에게 까이고, 부장에게 털리는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법한 캐릭터를 그려내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박보영이 ‘오 나의 귀신님’에서 조정석과 알콩달콩한 ‘연인케미’로 인기를 얻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매일 자신을 구박하는 정재영과 ‘앙숙케미’를 선보이며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다.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의 연출을 맡은 정기훈 감독은 “처음 도라희 역에 가장 먼저 떠올랐던 배우는 박보영이었다. 기존 소녀의 이미지를 벗고 자신의 나이 또래인 도라희 역과 너무나 잘 어우러졌고,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박보영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수지 주연의 ‘도리화가’는 1867년 여자는 판소리를 할 수 없던 시대에 소리의 꿈을 꾸었던 조선 최초의 여류소리꾼 진채선(배수지 분)과 그녀를 키워낸 스승 신재효(류승룡 분)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역사 속에 숨겨진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섬세하고 아름다운 영상미로 담아냈다.

수지는 순박하고 당찬 소녀의 모습부터 포기를 모르는 강한 내면의 소리꾼, 그리고 가슴 깊은 곳에 슬픔을 간직한 여인으로 변화해 가는 진채선의 성장 과정을 특유의 맑은 매력으로 소화해냈다. 철없는 소녀에서 아름다운 소리꾼으로 거듭나는 진채선을 연기한 수지가 남자들만의 전유물이었던 소리꾼에 도전하는 당차고 밝은 매력의 진채선을 어떻게 소화해낼지 궁금증이 고조되고 있다.



또 수지는 이번 영화를 위해 국악인 박애리 명창의 가르침에 따라 판소리를 연습했다. 수지는 기존 가수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창법과 호흡을 구사하는 훈련을 하며 목과 체력이 금세 소진되는 험난한 과정을 겪었지만 채선과 같은 의지와 노력으로 촬영 기간까지 약 1년 가까이 연습에 매진했다.

박애리 명창은 “판소리를 하기에 아주 좋은 목소리를 갖고 있어 처음 수업을 하던 날 정말 깜짝 놀랐다. 바쁜 일정 속에서 이른 아침, 늦은 저녁을 가리지 않고 내게 먼저 연락을 해올 정도로 열정적으로 연습에 임했다. 짧은 기간 동안 놀라운 발전을 한 재능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며 수지의 도전에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유독 남성 중심의 영화에 비해 여성 중심의 영화들이 부족해 아쉬웠던 올해였다. 정점에 있는 여자 배우조차 남자 배우에 비해 티켓 파워가 약하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 ‘20대 대표 여배우’ 박보영과 수지가 나란히 빅매치를 펼치며 충무로에 단비를 내려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타공인 국민여동생이라 불리는 두 여배우가 출연한 이번 작품 중 어느 쪽에 손을 관객들이 들어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누가 됐든 ‘원톱 여배우 영화’ 계보를 이으며 극장을 찾는 영화 팬들에게는 반가운 선택이 될 것이다.

 

박상아기자 sanga_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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