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 ‘재심’이 던지는 사회고발+감동, ‘실화의 힘’ 또 통할까
기사 등록 2017-02-0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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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안예랑기자]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은 언제나 힘들다. 그 진실이 눈으로 직시하기조차 힘들고 아픈 부분이라면 더욱 그렇다. 2017년에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할 예정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하시마섬에 징용됐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군함도’(감독 류승완),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의 이야기를 다룬 ‘택시 운전사’(감독 장훈),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그릴 ‘1987’(감독 장준환),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운동가의 삶을 심도 있게 표현해낼 ‘박열’(감독 이준익)까지. 우리나라에 있던 굵직굵직하고 아팠던 사건들을 바탕으로 감독의 상상력이 붙어 재구성될 영화들에 벌써부터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실화의 힘은 몰입과 감동이다. 진정성이 관객에게 전달되는 순간 오는 극한 감동은 그 어떤 재미보다 값지다. 그래서일까. 천만 관객을 동원한 우리나라 작품 14편중 무려 10편의 영화가 역사적 사실 혹인 실제 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사람들은 이처럼 이미 결과를 알고 보는 영화에도 쉬이 빠져들고, 공감하고, 함께 아파한다. 그렇기에 ‘실화영화’들이 줄지어 개봉하는 것도 당연한 일인 듯싶다.
이런 가운데 가장 먼저 개봉을 알린 영화가 있다. 바로 전북 익산에서 벌어진 택시기사 살인 사건인 ‘약촌오거리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재심’(감독 김태윤)이다. ‘재심’은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 준영(정우)과 억울한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강하늘)가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휴먼드라마를 담았다. 그러나 영화는 우리의 아픈 진실이기도 하다.
2000년 전북 익산의 약촌 오거리에서 택시기사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 발생 직후 4일 뒤, 경찰은 사건의 최초 목격자인 오토바이 배달부 최군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당시 그의 나이 16살. 누군가의 보호를 받아야 마땅한 16살 소년은 그렇게 누명을 쓴 채 옥살이를 해야 했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작았던 소년은 좁은 감옥 안에서 청년이 됐다. 그리고 그 청년은 자신의 결백함을 밝히기 위해 변호사 박준영씨와 힘든 싸움을 시작한다.
이러한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영화는 개인의 심리를 심도 있게 다루며 관객들의 몰입을 높인다. 대형 로펌에 들어가기 위해 무료 변론을 시작했던 속물 변호사 준영을 중심에 내세워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준영은 잃어버린 10년의 고통에 몸부림치는 현우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점점 각성한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커다란 포부도 아니었고, 누군가의 인생을 구하겠다는 정의감도 아니었다. 그저 ‘진실’을 찾기 위해 두 사람은 힘든 싸움을 시작한다. 그 안에서 다각적으로 비춰지는 두 캐릭터의 심리 변화와 극적인 요소가 그저 ‘다큐멘터리’ 혹은 ‘사회고발’로 끝내지 않으려는 감독의 노력을 엿보이게 한다. 김태윤 감독은 전작 ‘또 하나의 약속’(2014)에서도 삼성반도체 사건을 고발했다. 그러나 영화가 거기에서 그치지 않도록 자식을 잃은 아버지의 절절한 부성애를 전면에 내세웠다. 감독은 영리하게도 매 작품을 통해 실화 영화가 주는 공분과 상업 영화가 주는 인간적인 감동을 적절하게 배치한다.
우리는 공감과 감동이 불러오는 보편적인 정서의 힘을 이미 알고 있다. 이 영화를 보고 있자니 변호사라는 인물을 소재로 천만 영화 반열에 올랐던 영화 ‘변호인’(2013)이 떠오른다. 국가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송우석(송강호)의 외침이 ‘재심’이 주는 메시지와 닮아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우리가 익히 아는 노무현이라는 인물의 행적을 모티브로 그려낸 이 영화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고발하는 동시에 여전히 약자를 위해 나서주는 정의가 있다는 영화적 교훈을 동시에 던졌다. 마지막 장면이 그랬다. 영화의 주된 에피소드였던 부림 사건을 속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송우석은 다시 한 번 법정에 선다. 고문치사 사건으로 사망한 박종철의 추모 행진을 진행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리고 그의 변호사가 호명되는 순간 관객들은 전율을 느꼈다. 총 99명의 변호인들이 송우석을 변호하기 위해 법정에 선 장면은 지금까지도 잊혀 지지 않는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이렇듯 실화를 바탕으로 관객에게 주는 감동은 흥행 공식 중에 하나로 인정되어왔다. 오는 15일 ‘재심’이 같은 감동을 가지고 관객을 찾는다. 실제 사건을 그린 이 영화가 앞선 사회고발 영화들처럼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미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정우와 강하늘의 묵직한 연기가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 이제는 관객들의 시간만이 남아있다. 불합리한 판결에 대해 다시 한 번 심판을 내린다는 뜻의 재심. 이제 민낯을 낱낱이 드러낸 불합리한 사회가 관객들이 내릴 재심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영화 '재심' 포스터/ 스틸컷)
안예랑기자 yrang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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