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벤, “발라드만 하냐고? 댄스·재즈·힙합 하나씩 보여드릴 것”

기사 등록 2015-12-0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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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청아한 목소리로 호소력 짙은 감성까지 노래하던 가수 벤이 변신에 변신을 꾀했다. 올 여름, 재기발랄한 모습으로 ‘루비루’를 외치던 그가 올 겨울에는 풍부한 성량, 애절한 분위기를 대중들에게 오롯이 전하고자 한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슈데일리 사옥에서 만난 벤은 앙증맞음 그 자체였다. ‘팅커벨’과 ‘벤’을 합쳐 만든 ‘팅커벤’이란 타이틀이 잘 어울렸다. 하지만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가창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지난 8월, 2년 10개월 만에 두 번째 미니앨범 ‘My Name Is BEN(마이 네임 이즈 벤)’ 발매부터 KBS ‘불후의 명곡’,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2’, TV조선 ‘엄마의 봄날’의 진행까지 다양한 활동 중인 벤. 그는 지난달 24일 세 번째 미니앨범 ‘Soulmate(소울메이트)’를 공개하며 그 누구보다 바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살면서 가장 길었던 시기는 3~4년 전이에요. 쉬는 기간이어서 그런지 1년이 길게만 느껴졌어요. 올해는 정신없이 지냈어요. 앨범을 계속해서 내고 방송활동도 바쁘게 하다 보니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했어요. 마무리라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 잠깐 멈춰 섰을 때 ‘1년이 지났구나’를 느꼈어요. 싸인 할 때 날짜를 잘 못 적어요.(웃음) 올해가 끝나가는 것을 느낄만한 점이 없었어요. 겨울이 왔다는 점만 느껴지네요. 계속하고 있는, 쭉 이어지는 느낌이죠. 시간가는 줄 모르게 활동해서 만족스러워요.”

앞서 벤은 2010년 3인조 베베미뇽으로 활동했다. 포맨의 소속사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여성보컬그룹인 만큼 실력을 말하자면 두말하면 잔소리다. 하지만 팀원들이 다른 걸그룹에 합류하면서 1년 만에 팀은 해체됐고 벤은 홀로섰다. 커버곡과 OST에 참가하며 자신만의 목소리를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1’ 마지막회에서 나얼의 ‘바람기억’을 두 키 높여 완벽하게 소화, 관중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아 ‘벤’이란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많이 알아보세요. 콘서트에서 중 3정도로 보이는 키 큰 친구를 만났어요. 그 친구가 저에게 안아 달라고 해서 안아줬더니 울더라고요. 왜 우냐고 물었더니 너무 좋아서 울었대요. 저도 박정현 선배님을 만났을 때 인사하면서 눈물이 났어요. 저 때문에 우는 팬을 보니 팬 심을 느꼈죠. 그 친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벤은 ‘My Name Is BEN’ 앨범의 이름처럼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자 했다. 타이틀곡 ‘루비루(Looby Loo)’에서 벤은 ‘발라드만’ 잘하는 가수가 아닌,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섰다. 기존의 모습을 탈피하기란 쉽지 않았을 터.

“발라드를 부를 때 10cm 이상 힐을 신고 불렀어요. 부르기만 해도 휘청거리죠. 댄스가수들이 존경스러웠어요. 구두를 신고 어떻게 춤을 추고, 흔들림 없이 라이브를 할 수 있는지 대단했죠. ‘루비루’는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무대인만큼 욕심이 났어요. 연습 때 발목에 끈이 있는 구두를 신고 연습했는데 고무줄로 고정하며 끈이 끊어질 정도로 연습했어요.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루비루’ 첫 무대 후, 반응이 시원찮았어요. 욕심을 낸 무대여서 그런지 많이 울었죠. 저에게 고되고 힘든 날이었어요. 그날 사전녹화 때부터 팬 두 분이 있었는데 끝날 때 까지 기다리고 있었어요. 제가 바닐라 라떼를 좋아하는데 팬 두 분이 ‘바닐라 라떼 드세요’라고 주시더라고요. 팬들의 얼굴을 본 것만으로도 활동의 다짐이 됐어요. 첫 방송에서 마음가짐을 다 잡아 고마움이 많아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던 벤이 이번앨범 ‘Soulmate’의 타이틀곡 ‘마지막이니까’에서는 발라드 감성을 선보였다. ‘다시’ 본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 아닌, 한층 더 성숙해진 면을 보여주고자 했다.

“10~20년만 가수로 활동할 것이 아니어서 점점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루비루’ 때도 갑자기 댄스곡으로 활동한 것은 아니에요. 발라드로 돌아왔다라고 하기보다, 늘 하던 음악을 보여드린 거라 생각해요. 댄스곡, 재즈곡 등을 다양하게 했는데 제가 공식적으로 보여 드리지 않아서 대중분들이 새롭게 느끼시는 거라 생각해요. 해왔던 음악들을 하나씩 빼서 보여드리고 싶어요.”



벤은 ‘마지막이니까’에서 싱어송라이터 임세준과 함께 입을 맞췄다. 두 남녀의 목소리는 앙상블을 이뤄 깊은 곳의 울림을 선사했다. 어쩌면 ‘함께’라서 에너지는 배가됐을 것.

“‘마지막이니까’는 원래 솔로곡이에요. 앞부분 음역대가 낮아서 임세준 오빠가 함께 가이드를 해주셨어요. 대표님이 들으시더니 ‘듀엣으로 가자’고 하셨어요. 생각하니 듀엣곡이 더 좋아요. 서로 장점이 돋보이는 곡이죠.”

앞서 벤은 윤민수, 김원주, 신용재 등 내로라하는 보컬리스트들과 함께 하모니를 이룬 바 있다. 벤은 이번 앨범에서 임세준과 함께 했다. 청아하고 애잔한 목소리는 완벽하게 어울렸고, 두 사람의 ‘케미’는 대중들에게 통했다.

“같은 회사지만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던 아티스트였어요. 같이 작업하면서 느낀 건 정말 디테일하세요. 제가 작곡을 공부 중이지만 어깨너머로 배우는 중이어서 세준 오빠가 어려워하는 점을 쉽게 설명해주셨어요. 이번 앨범에서 함께 작업한 ‘넌 어때’란 곡도 흥얼거리면서 피아노를 치다 쉽게 만들어진 곡이에요. 세준 오빠는 저의 모든 것을 음악적으로 이끌어주세요. 옛날에는 올드했던 면이 있었다면 지금은 세련된 면이 커졌어요. 자신감이 부족해서 못했던 경우도 이젠 잘 할 수 있게 됐어요.”

2015년은 도약의 한 해였다면 2016년은 벤에게 어떤 한 해가 될까. ‘이제부터 시작이다’란 말이 떠오른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팔색조 매력으로 곁을 찾은 만큼 벤에게 내거는 기대가 크다. 그의 도전에 아낌없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솔로 앨범 활동이에요. 1년 동안 열심히 한 것 같은 느낌인데 아쉬운 느낌이 들죠. 더 활동하고 싶은데 기회가 주어지지 못하니 아쉬워요. 제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고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 초심으로 돌아가서 무대 위, 음원차트에서 자주 볼 수 있고, 상도 받는 벤의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습니다.”

(사진=더바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전예슬기자 love_s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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