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양세종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연기할 뿐"

기사 등록 2017-01-2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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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낭만닥터 김사부'가 최고 시청률 27.6%까지 오르며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안겼다. 한석규의 지휘 아래 의사로 성장해나가는 유연석, 서현진, 양세종, 우연화 등의 이야기가 1월부터 안방극장에 웃음과 감동을 안겼다.

이토록 많은 사랑을 받은 '낭만닥터 김사부'의 최대 수혜자를 꼽으라하면, 신예 양세종이 아닐까. 차갑고, 냉소적인 의사 도인범 역을 맡았다. 그는 금수저를 물었지만 강동주(유연석 분)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인물. 회차를 더해갈 수록 양세종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웠고, 그의 분량도 그만큼 늘어갔다. 첫 드라마에서 과분한 사랑을 받은 양세종은 이제 2년전 사전제작으로 찍어놓은 '사임당, 빛의 일기' 방영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 양세종과 최근 이슈데일리가 만났다.

첫 단추를 잘 여민 양세종에게 '낭만닥터 김사부'의 종영 소감을 물었다. 대부분 종영 소감을 묻는 질문에 "시원섭섭하다", "아쉽다", "이제 쉴 수 있을 것 같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양세종은 기분이 좋지 않다는 말로 입을 열어 기자를 당황케 했다.

"왜냐하면 그 분들이 너무 보고싶어요. 촬영팀, 연기를 같이한 선배님들, 스태프 형, 누나들 다 보고싶어요. 드라마가 너무 빨리 끝난 것 같아요. 종방연 때 맥주 한 잔 할 때도 '다음 날이면 이 분들을 못볼텐데'라는 생각이 있어서 조금 허전해써요. 지금도 가서 촬영하고 싶어요."



양세종은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 배우다. 지금까지의 삶이 그래왔다. 무언가 하나에 집중하면 주변을 잘 둘러보지 못한다고. 그래서인지 지금의 인기도 실감하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원래 성격이 학교 다닐 때부터 집중해야 할 것만 해요. 제 인생의 모토가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해, 최대한 잘하자'거든요. '사임당', '낭만닥터 김사부'도 대본이 주어졌을 때 잘 해내야지란 생각만 했어요. 촬영하고 집에가고를 반복하니까 나머지를 신경을 못썼죠. 인기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고요. 주어진 대로 행하다보니 어느새 촬영이 끝나버렸네요."

양세종은 도인범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카메라 안에 살릴 수 있을지 고민했다. 외모나, 대사, 행동 등 외적인 것들로 도인범을 설정하기 보다는, 도인범의 내면을 진심으로 들여다보는 것을 우선으로 했다. 캐릭터와 온전히 마주하는 시간은 '양세종의 도인범'에게 큰 밑거름이 됐다.

"아버지와의 관계라고 생각했어요. 동주와는 왜 어떻게 그런관계가 됐고, 인범이는 열등감이 왜 생겼는지, 왜 거짓말을 하는지,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에 대해서 더 초점을 맞췄어요. 인범이가 아버지의 지시를 받았지만 자의적으로 행하는 건 없었어요. 외적인 것들로 인해 갈등을 겪는데, 이걸 서서히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현할까를 고민했죠."

양세종은 유독 다른 인물들보다 갈등이 많았다. 김사부(한석규 분), 강동주, 윤서정(서현진 분) 그리고 아버지 도윤완(최진호 분). 벌어진 갈등이 봉합 될 때마다 시청자들도 함께 웃었고, 함께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특히 아버지 도윤완의 지시대로 살다가 처음으로 자신의 뜻을 내비치며 눈물을 흘리는 신은 양세종이 제일 아끼는 장면이다.

"모든 신이 중요하지만 결국엔 인범이 아버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되는 장면이었어요. 이제 아버지를 떠나겠다는 뉘앙스를 풍기죠. 촬영하는 당일 최진호 선배가 '아들 포옹 한 번 하자'고 하셨는데 제 마음이 내키지가 않았어요. 그래서 '촬영 끝나고 포옹해주시면 안될까요?'라고 공손하게 여쭸더니 흔쾌히 알겠다고 해주시더라고요. 대본은 완벽하게 숙지했는데 답을 정해놓고 연기하려나 마음이 안따라주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께 여쭤봤죠. 감독님께서는 묵묵하게 아버지께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려고 조언해주셨어요. 아버지는 공격적인 말투를 가져오셨더라고요. 그 대사를 듣고 '제발 내 이야기 좀 들어봐달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인범이 진짜 자신을 알아가는 단계니까요. TV에서는 안나왔는데 그렇게 말하고 아버지 손을 잡았어요. 아버지도 꽉 잡아주시더라고요. 저만의 생각을 얼만큼 구체적으로 해야할까를 이 신에서도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양세종은 강압과 열등감 속에서 자라났지만 결국 자아를 찾고 한 뼘 성장한 도인범이 대견하다. 그렇기에 더욱 애틋한 캐릭터라고 애정을 표했다.

"연기하면서 그런 대견함, 뿌듯함을 티내고 싶은데 그러면 안되니까 많이 참았어요. 성장해나가는 캐릭터를 연기하니 느낌이 굉장히 남달랐어요."

양세종이 '낭만닥터 김사부'를 통해 가장 크게 얻은 건 배우 한석규다. 한석규라는 대선배와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연기관이 변화할만큼 많은 영향을 받았다.

"한석규 선배님을 만나고 제 연기 가치관이 더 명확해졌어요. 제게 '짧게 가지말고 더 멀리가는 배우가 됐음 좋겠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가슴으로 확 와닿았어요. 스스로 주어진 것들을 잘 해내면 멀리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언제까지 배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려고요."

2년 전에는 '사임당, 빛의 일기' 이영애와 합을 맞췄다. 오늘(26일) 첫방송되는 '사임당'에서 양세종은 조선시대에는 어린 이겸으로, 현대에서는 인문학자 한상현으로 분해 1인2역을 연기했다. 이영애가 '대장금' 이후 13년 만에 복귀하는 작품인만큼 많은 스포라이트가 쏠려있다. 양세종은 많은 배우들이 함께 하길 희망하는 이영애라는 배우와 함께하는 흔치 않은 기회도 거머쥐었다.

"왜 이영애 선배님이 존경받는지 알 것 같아요. 그런 기운이 있더라고요. 저 그런 거 안믿었거든요. '다 똑같은 사람이지 무슨' 이런 생각 가지고 있었는데 정말 있더라고요. 이영애 선배님은 차분하고 인자하세요. 말수도 적으셔서 조언을 해주셨을 때 진짜 확 와닿죠. '사임당' 촬영할 때 붙는 신이 많았는데 마음으로 많이 의지했어요. 촬영할 때는 티내면 아이같아 보일까봐 숨겼었죠.(웃음)"



평소 양세종은 혼자 와인 먹으면서 컴퓨터로 영화보는 걸 즐긴다고. 인생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그 때마다 보게되는 인생영화다.

"매튜 매커너히와 제레드 레토가 그 해 오스카 남우주연상과 조연상을 탔잖아요. 두 배우가 영화 안에서 보여준 캐릭터가 구체적으로 묘사되서 좋았어요. 좋아하는 배우는 브래들리 쿠퍼입니다. 인간 자체가 섹시해보여요. 사람 자체가 풍기는 타고난 섹시미가 있어요. 눈빛도 너무 좋고요. 작품을 다 봤는데 캐릭터들이 가진 매력들을 잘 끌어내는 것 같아요."

2017년 배우 양세종으로서의 다짐이 있을까. 답변을 듣고 초지일관이란 사자성어가 잘 어울리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목표, 진짜 없어요. 그냥 저는 멀리 갈 수 있는, 오래 갈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거예요. 주어진 것을 잘 해내고 싶고요. 이게 목표일 수도 있겠네요."

(사진=황교덕 기자)

 

유지윤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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