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뷰] 김준수 '여름밤을 수놓은 XIGNATURE', 하나된 8000명
기사 등록 2016-06-12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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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상록기자] 'XIGNATURE' 이제는 그만의 고유명사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수 많은 라이브 공연을 통해 갈고 닦은 김준수의 압도적인 카리스마는 함께한 8000여명의 관객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11일 오후 6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 경기장에서는 김준수의 정규 4집 앨범 'XIGNATURE' 발매를 기념하는 '2016 XIA 5th ASIA TOUR CONCERT in SEOUL'이 열렸다.
퍼포먼스와 생동감. 이번 콘서트에서 그가 주력한 두가지 코드다. 와이드까지 포함해 총 55m에 이르는 넓은 무대의 폭은 더욱 가까이서 그를 볼 수 있는 최적화된 장치였다.
여기에 9개의 큐브스크린과 화려하다 못해 경이로운 시각적 효과를 전달하는 다채로운 LED까지.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저만의 색깔을 공연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라고 전한 김준수의 각오는 헛된 것이 아니었다.
서막을 여는 조명과 XIGNATURE 로고가 스크린에 뜨자 관객들은 기대감에 부푼 환호성을 지르며 '공연킹'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이후 장내가 어두워진 상황속, 팬들이 흔드는 빨간색 레이저 LED가 뿜어내는 광경은 장관이었다.
신나는 기타리프와 공연준비과정을 담은 오프닝 영상이 끝난 후,드디어 김준수가 등장했다.
첫번째 곡 F.L.P(Feels like paradise)는 신비롭고 웅장한 사운드,천장을 수놓는 강렬한 LED와 함께 폭발하는 굉음을 터트리며 'XIA WORLD'의 시작을 알렸다.
스크린을 계속해서 수놓는 눈부신 XIA 마크 사이로 나타나는 그의 모습에 팬들은 모두가 하나가 된것처럼,일사분란하게 야광봉을 흔들었다.
후렴구 'PARADISE'를 '떼창'하는 팬들의 함성은 20명의 댄서들이 동시에 나올때 절정에 이르렀다.
준수는 "준비되셨습니까?"라는 샤우팅에 가까운 추임새를 넣으며 본격적으로 놀기 시작했다. 리듬에 몸을 맡긴 그의 자유롭고 신기에 가까운 그루브는 만명에 가까운 관객이 모인 무대를 들썩거리게 할만큼 강력한 진동을 일으켰다.
오프닝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달콤하고 몽환적인 'Break my heart'가 연타로 들어왔다.
세련된 유로팝 비트가 어우러진 김준수의 섹시한 웨이브와 표정 하나하나에 팬들은 경외에 가까운 눈빛을 보냈다. 잔잔한 부분에서는 숨을 죽이다가도 후렴구에 다시금 폭발하는 '준수 바라기'의 환호성은 대단했다.
겨우 두곡을 불렀음에도 이미 땀으로 범벅이 된 김준수는 거친 숨소리와 함께 "여러분 보고 싶었어요.보고 싶었습니까?"라며 소리를 질렀다.
그는 잠시 쉬어가는 멘트 순서에서 "매번 연말에 하는 콘서트에는 남성분들이 많이 보였지만, 그외의 다른 콘서트를 할때는 남성팬들이 거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번에는 남자관객들을 굉장히 많이 볼 수 있었다,오프닝때부터 마치 연말콘서트를 진행하는 줄 알았다"라며 늘어난 남성팬들의 분포에 놀란 심경을 드러냈다.
김준수는 이번 공연이 "첫번째인만큼 단추를 잘 꿰메야하고"라고 했다가 "꿰어야 하는게 맞죠?...라며 순간의 말실수를 재치있게 넘겼다. 10분의 시간 동안 숨을 가라앉힌 준수는 본인이 작사에 참여한 'Xitizen'으로 모든 이들의 마음을 녹이기 시작했다.
재즈풍의 멜로디와 감미로운 섹소폰 연주를 타고 흐르는 움직임과 터질듯한 가창력은 압권이었다. 이후 센터 사이드로 올라와서 엉덩이를 살짝 터치하는 안무가 나오자 객석은 더욱 뜨거워졌다.
두번째 곡이 끝나고 숨을 고르던 관객들은 'Fantasy'가 나오자마자 다시 일어났다.
'내 심장을 뛰게 하는 내 여자'라는 달콤한 가사와 준수의 살아있는 표정,여기에 'girls,girls'라며 팬들을 향해 하나씩 손짓을 하는 제스처는 무대에서 무엇을 보여줘야하는지를 확실히 알고 있는 12년차 가수의 여유가 나타났다.
다같이 따라할것을 권유하며 박수를 유도하는 그의 움직임은 김준수라는 이름이 주는 안정감과 퀄리티를 볼 수 있었다.
또한, "즐거우신가요?,저도 즐겁습니다"라고 말하며 웃는 얼굴에서는 역시 수 많은 공연을 통해서 다져진 역량이 느껴졌다.
탁월한 가창력,완벽한 퍼포먼스. 이것만으로 'XIGNATURE'를 표현하기엔 모자랐다. 이외에도 그는 센스 넘치는 멘트로 MC의 역할까지 소화했다.
무대를 서서히 거닐던 도중 재킷을 벗은 그의 탄탄한 몸매가 드러나자, 장내는 오프닝 공연을 시작할때 만큼의 환호가 터져나왔다.
김준수는 "오랜만에 무대에 서니까 감회가 새롭다"라며 갑자기 "6~7년전 제 콘서트에 오셨던 분들 있나요?"라고 확인했다.
하지만 "그때 이후 계속 와주시는 분들은 30%정도? 인것 같다" 라며 떠나간(?) 팬들에 대해 애교섞인 투정을 부렸다.
그가 "아직 4곡 밖에 부르지 않았는데,벌써 분위기는 중반을 향해 간것 같다"라고 말할 정도로 관객들은 뜨거운 열기를 온몸으로 발산했다.
한 곡을 더 부르고 잠시 퇴장해야 한다는 그의 말에 팬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준수는 어쩔줄몰라하며 "옷을 갈아입으러 가야된다.갈아 입지 말라고?,여기서 갈아입으라고?"라며 관객들과 밀당(?)을 시도했다.
한껏 웃고 떠들던 분위기도 잠시. 애절한 발라드 '잊지는 마'가 흘러나오자,그는 언제 그랬냐는듯 노래에 집중했다.
팬들 역시 말없이 야광봉을 흔들며 시아의 '꿀같은' 목소리에 빠져들었다. 앞선 네곡 때와는 다르게 중반부는 호소력 짙은 '김준수표 발라드'의 향연이 이어졌다.
깔끔한 화이트 의상을 입고 등장한 그는 높은 사이드 위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며 왕자같은 자태를 뽐냈다. 잔잔한 현악기 연주와 준수의 움직임을 차분히 따라가는 조명은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을만큼 그저 아름다웠다.
두번째 파트의 세번째 곡이자 7번째 순서 '여전히'에서도 풍부한 감성과 강약조절을 자유자재로 하는 영리한 바이브레이션은 '김준수는 못하는 장르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김준수 is 뭔들'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순간.
'이 사랑을 떠나가면 안돼요'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OST 'HOW CAN I LOVE YOU'를 작곡했던 개미의 곡이다.
준수는 "개미라고...소개를 하는건데 몬가 좀 그렇네요..."라는 농담을 던지며 다시 유쾌한 MC로 빙의했다.
이어서 "저도 재미있게 지을걸 그랬다...'MC 샤워'라고... 예전에 한창 랩을 했을때 타이거 JK에 필적하는 '라이언 JS'라고 이름을 지을 까 하는 망상을 꿈꾸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멘트 욕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또한 "샤워를 하는 것처럼 촉촉히 적시는 물같은 플로워를 구현하고 싶었다.괜찮지 않나"라며 못 다 이뤘던(?) 래퍼의 꿈을 공개했다.
이후 진행된 팬들의 소원 메시지를 읽는 순서에서는 능청스러운 진행 능력이 빛을 발했다.
그는 "제 공연을 처음 오신 분들은 손을 들어주세요"라고 하는 말에 10명에 가까운 팬들이 우뢰와 같은 함성을 질렀다. 이에 준수는 "그렇게 크게 말할건 아닌것 같은데..."라며 그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맨 뒷자리에 앉아있던 팬이 고등학교를 졸업 후 대학교에 입학해서 공연에 꼭 오기로 했다는 감동 어린 사연은 50m 반경에 있는 준수에게까지는 잘 들리지 않았다.
다른 팬들의 전달을 거쳐 겨우 뜻을 이해한 XIA는 "작년부터 저를 좋아해서 공연에 오기 시작했다는 말을 이렇게 알아듣기가 힘들줄은 몰랐네요"라며 규모가 넓은 체조 경기장에서 일어난 돌발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이어갔다.
또 팬을 향해 날린 "귀엽네"라는 한마디와 미소에 그들은 세상을 전부 얻은 것처럼 즐거워했다.
이적의 '걱정 말아요 그대'를 즉석에서 불러달라는 요청과 앙증맞은 보라색 토끼띠를 써달라는 짖궂은(?) 요구에 흔쾌히 응하는 준수는 영락없는 '팬바보'였다.
뒤이어 앙증맞은 꽃무늬 베개를 배고 자장가를 부르는 준수와 팬들의 사이에는 10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그를 지켜봐온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끈끈함이 있었다.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는 한 남성에게는 "곧 거기서 만나요,먼저 가있으세요"라며 센스넘치는 멘트를 던졌다. 김준수는 "이 베개 다시 돌려드려야되나요? 제 땀이 묻었어요..."라며 관객들을 유혹(?)했다.
호흡과 소통. 단순한 스타와 그를 추종하는 팬들의 관계가 아닌,함께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나누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달콤하고 애틋한 연인같은 기류가 흘렀다.
팬들이 직접 작성한 애정어린 자기소개 메시지에서 준수는 자신의 깜찍한 애칭 '준쮸'를 읽으며 절정의 귀여움을 표출했다.
"나 '김준쮸' 는 세상에서 제일 귀엽고,손가락 발가락 모두 사랑스럽고 깜찍하다"는 다소 민망한 멘트도 그를 바라보는 관객들에게는 세상 어떤말보다도 짜릿한 고백이었다.
그가 얼굴에 꽃받침을 댄 포즈를 취하자 노래를 부를때 보다 훨씬 큰 함성이 쏟아졌다. 생각보다 길어지는 팬들과의 Q&A 시간에 준수는 "여기가 콘서트장인지,팬미팅 현장인지 모르겠다"라고 웃기도 했다.
화기애애한 공기의 흐름은 정규 4집 발매에 앞서 선공개된 '...is you'로 넘어갔다.
"유일무이한 한사람과"라는 구절을 부를때 무대를 바라보는 준수의 사랑스러운 눈빛과 표정은 팬들과 소중한 사람을 향한 진심이 묻어났다.
후렴구 "같은 세상 태어나도 니가 있다면,,,is you"를 따라 부르는 순간과 스크린에서 나타나는 포근한 풍경은 한폭의 그림을 보는 듯했다.
무대 한가운데 위치한 커다란 탑에서 솟아오른 그는 '다른 누구도 대신 못할 너'를 흔들림없는 가창력과 간절하고 섬세한 표정으로 소화했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화려한 무대 구성은 왜 그의 공연에 수천,수만명의 팬들이 몰려드는지 알게 하기에 충분했다.
2막의 발라드 파트가 끝난 후,1시간 가까이 굳어있던 몸을 다시 깨우는 비트의 향연이 이어졌다.
현란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클럽에 온것처럼 휘황찬란한 LED 조명이 어우러진 'Light & Laser Show'는 잠잠했던 분위기를 달궜다.
정규 4집 '예뻐'는 김준수의 독무로 시작됐다. 레드 재킷과 빨간 조명 사이로 흐르는 섹시한 퍼포먼스는 소년에서 남자가 된 그의 매력이 한껏 드러났다. 드라이아이스를 맞으면서 폭발하는 고음과 테크니컬한 바이브레이션은 숨을 죽이게 할만큼 엄청난 몰입도를 선사했다.
'Magic Carpet'에서 와이어를 타고 무대를 날아다니는 순간은 한편의 뮤지컬같은 느낌을 뿜어냈다.
관객들이 앉은 통로 사이로 직접 내려온 준수는 팬들을 향해 손과 얼굴을 내밀었다. 그의 호흡과 손짓 하나하나에 열광하는 이들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Incredible'에서는 자리에서 일어선 팬들의 '떼춤','떼창콤보' 가 체조경기장을 집어삼켰다. 김준수만의 세계에 들어온 8000명은 모두 하나가 되어 터질듯한 아드레날린을 분비했다.
'Dance Break' 타임에서는 리드미컬하고 현란한 안무가 연이어 나왔다. 눈과 귀를 모두 만족시키는 양질의 무대는 단순한 콘서트가 아닌 하나의 예술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도발적이고 섹시한 탱고 풍의 'Tonight'과 정규 1집 타이틀곡 'Tarantallegra'의 퍼포먼스에서는 지치지 않는 열정과 에너지가 쉴틈 없이 흘러나왔다. 이번에도 열띤 '떼창'을 선보인 팬들 역시 이에 뒤지지 않는 포스를 발산했다.
그는 방송에 거의 출연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김준수의 무대 하나 하나는 더욱 소중할 수 밖에 없을터.
더불어 4집 앨범의 타이틀곡 'ROCK THE WORLD'가 이 자리에서 최초 공개됐기 때문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팬들은 자연스럽게 일어나 리듬과 노래에 몸을 내던졌다.
마치 두가지 이상의 곡을 듣는 것처럼 다양하고 꽉찬 구성의 'ROCK THE WORDL'는 아티스트 XIA 준수의 자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곡이 발매된지 열흘이 가까운 시간동안 음원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아쉬움을 제대로 털어낸 순간이었다.
최고의 한류스타 김준수의 공연답게 해외 각지에서 온 팬들도 상당했다. 'ROCK THE WORLD'가 끝난 후 가진 대기 시간에는 다소 어설픈 발음으로 '김준수'를 연신 외치는 아시아 팬들의 목소리가 지속됐다. 이윽코 짤막한 'Encore video'가 상영된 후 나온 'HOW Can I Love You'는 막판을 향해 가는'XIGNATURE'의 카타르시스에 빠져들었다.
어느덧 공연의 마지막 순서만을 남겨둔 상황. 준수가 "한곡 밖에 남지 않았다.눈 깜짝할 새에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죠?"라고 말하자 팬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일분 일초의 시간 조차 떠나보내지 않으려고했다.
그는 그런 마음을 헤아리듯 "마음 같아서는 밤새 하고 싶지만,시간이 늦어질수록 무서운 아저씨(?)들이... 하긴 나도 아저씨지..."라며 '셀프디스'를 했다.
하지만 관객들은 역시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처럼 "아~"라는 음성만으로 답을 대신했다.
김준수는 "같이 연습하는 외국인 댄서들이 전부 나보다 어리다.그런데 한 여성 댄서가 나를 25살 정도로 보더라"라며 "거기에 자신감을 얻어서 생각해봤다. 메이크업을 하지 않고,머리도 내린 채 교복을 입으면...조금 나이가 들어보이는 고등학생으로 봐주지 않을까?..."라며 물오른 유머감각을 뽐내기도 했다.
공연장에는 10대,20대 팬들 뿐만 아니라 40대부터 많게는 70대의 관객까지 찾아왔다. 세대를 넘나드는 김준수의 가치와 존재감은 여기서 나왔다.
그는 "여러분들이 나의 원동력이고,이자리에 설 수 있는 힘이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진실된 인사로 팬들을 향한 애정을 표했다.
대미를 장식하는 17번째 트랙은 정규 3집 'FLOWER'에 수록된 '꽃'. 마지막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은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꽃길'을 배웅했다.
피날레답게 경건하면서도 절도 있는 '꽃'의 분위기는 심장이 멎을듯한 한방으로 다가왔다.
아직 자리를 뜨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깜짝 댄스타임이 끝나고 나서야 150분이 넘는 시간은 마무리됐다.
도전과 노력. 한번의 공연을 위해 수없이 많은 준비를 했을 김준수의 굵은 땀방울은 드넓은 공간을 가득 채우고도 남았다. '최고의 공연 가수'라는 타이틀을 주기에 손색이 없던 여름밤. XIA의 질주는 여전히 계속된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김상록기자 honjk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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