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MBC 사극에는 '심쿵남' 계보가 있다? '다모'부터 '옥중화'까지

기사 등록 2016-05-02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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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소준환기자]MBC 사극에는 이른바 사극의 계보가 있다. 제목만 들어도 익히 알 법한 '명불허전'의 드라마들이 바로 그 것이다. 사극이 가진 힘은 남녀노소를 비롯해 전범위를 대상으로 흥미와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이는 시대극이 전하는 고유의 정서와 폭넓은 몰입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난 4월 30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극본 최완규, 연출 이병훈)'는 어땠을까. 이를 사극 속 역대급 남자 주인공을 통해 되짚어본다.

# 다모 - 이서진

'드라마 폐인'이라는 단어를 만든 원조가 있다. 바로 MBC 사극 ‘다모’. ‘다모’는 신분에 가로막힌 두 남녀의 사랑을 담은 스토리로 좌포도청 종 6품 종사관 이서진(황보윤 역)과 좌포도청 다모 하지원(채옥 역) 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담은 안타까운 내용이 주를 이뤘다. 무엇보다 ‘다모’ 1회에는 다친 하지원을 치료해주던 이서진이 “너도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고 담담하게 내뱉는 대사가 있다.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대사인 만큼 이 장면은 당시신인 배우 이서진의 발견과 동시에 그를 만인의 이상형에 올려놓은 저력을 입증했다.

# 대장금 - 지진희

'다모’의 이서진을 이은 사람은 바로 ‘옥중화’ 감독 이병훈의 대표작이면서 역사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사극 ‘대장금’의 내금위 종사관 민정호 역에 지진희다. 지진희는 일할 땐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묵직한 매력을 보여주다가도 이영애(대장금 역)의 뒤에서는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해 여심을 뒤흔들었다. 특히 특유의 인자한 백만 불짜리 미소는 여성 시청자들을 웃음 짓게 만드는 원동력이었을 정도. 더 나아가 지진희가 이영애를 위해 직책, 신분 등 모든 걸 내려놓고 제주도로 내려가며 희생적 사랑을 보여준 모습은 안방극의 감동을 자아냈다.

# 선덕여왕 - 김남길

비담 역을 맡은 김남길은 선덕여왕 중반부에 등장했으나 강렬한 카리스마와 독보적인 캐릭터로 극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김남길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연기를 완벽히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그는 개구진 면모를 드러내다가도 손에 칼을 쥔 순간은 흑화하는 등 반전 모습을 내비쳐 사극 속 남자 주인공도 섹시할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죽기 직전 피눈물을 흘리면서 이요원(선덕여왕, 덕만 역)을 향해 “덕만에게 70보, 덕만에게 30보, 덕만에게 10보 나의 덕만아”라며 순애보를 보이던 장면은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 해를 품은 달 - 김수현

김남길에 이어 '사극 심쿵남' 계보를 이은 사람은 바로 김수현. 신예스타로 불리던 김수현은 ‘해를 품은 달’을 통해 한국을 넘어 대륙 여심까지 저격하며 한류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는 극 중 어렸을 적 죽은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순정남으로 등장, 한가인(허연우 역)에게 “가까이 오지 마라. 내게서 멀어지지도 마라”고 외치며 일종의 '밀당'을 펼쳐 여심에 불을 지폈다. 더욱이 회를 거듭할수록 한가인에게 마음을 주지 않는 척하면서도, 신경을 쓰는 '츤데레'의 매력을 뽐내 여성 시청자 사이에서 놀라운 신드롬을 일으켰다.

# 옥중화 - 고수

이서진-지진희-김남길-김수현에 이어 차세대 ‘사극 심쿵남’을 예약한 사람은 고수다. 그는 살아있는 조각상이란 뜻의 '고비드' 라는 별칭까지 얻을 정도로 출중한 외모의 소유자이자 특유의 따뜻하고도 우수의 찬 눈빛은 여성들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킬 것을 예고하고 있다. 더욱이 고수는 '옥중화'를 통해 넉살 좋고 능글맞은 왈패 연기부터 복수를 다짐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까지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일 것으로 보여 벌써부터 여심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최근 '옥중화' 하이라이트 영상을 통해 공개된 “꼬맹이!”라는 대사는 여성 시청자들을 모두 꼬맹이에 빙의하게 만들었다는 전언. 이에 ‘옥중화'를 통해 MBC '사극 심쿵남' 역사를 새로 쓸 고수의 활약에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처럼 MBC '사극 심쿵남'의 계보는 건재하게 흘러왔다. 이는 탄탄한 스토리와 출연진들의 열연이 합쳐진 바 가능했을 터. 사극을 보는 재미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드라마 속 시대를 초월해 여심을 흔드는 캐릭터들은 그 백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캐릭터에는 대부분 '열풍'이 잇따르고 있기에 그렇다. 즉 사극이라고 언제나 진지하기만 하면 안방극장의 호응이 절감할 수도 있으므로 '사극 심쿵남'들은 극의 활력을 불어넣는 비타민처럼 중요한 역할도 맡고 있는 셈. 계보를 이어받은 고수가 이번 '옥중화'에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MBC 제공)

 

소준환기자 akaso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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