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케치]‘사냥’, 서늘한 광기가 느껴지는 ‘추격스릴러’

기사 등록 2016-06-2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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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한낮에는 무척 뜨거운 열기가 내려앉고 새벽에는 차가운 공기가 살갗을 자극하는 6월, 그에 딱 맞는 영화 ‘사냥(감독 이우철)’이 23일 공개됐다. 안성기, 조진웅, 한예리, 손현주 등 든든한 출연진이 함께 한 ‘사냥’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23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사냥’의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이우철 감독과 주연배우 안성기, 조진웅, 한예리, 권율이 함께 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밝혔다.


작품 전체를 압도하는 존재감으로 ‘역시 명배우’라는 탄성을 자아낸 안성기는 “열심히 뛸 수 있어서 행복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극 중 산을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장면을 소화하면서도 “작품이 완성돼가는 과정 속에서 고통보다 즐거움이 더 컸다”라며 듬직한 ‘대선배’의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그는 '사냥'의 촬영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비 속에서 싸우는 장면"으로 선정했다. 대부분의 촬영장에서 실제로 비가 오면 조명 등 전기 사고 가능성으로 촬영을 중지하는 것이 일반적인 터, 안성기는 "이번엔 스태프들이 미리 조명에 방수효과를 다 해놓고 설치를 완료했다. 그래서 3일 정도 비가 오는 와중에도 촬영했다"라며 "그래서 비오는 효과가 정말 일품이다"라고 스태프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번 작품에서 총기를 다루는 모습으로 새로운 변신을 한 안성기는 "오늘은 입이 마르면서 두근두근했다. 오랜만에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과 나름대로의 노력을 했기에 그런건가 싶다. 제가 안나온 부분들도 잘 만들어졌고 그래서 근사하게 나와야겠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라며 주연배우의 중압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냥'에서 쌍둥이 역으로 1인 2역에 도전한 조진웅은 "쌍둥이이기에 그렇게 준비할 것이 많이 않았다"라고 1인 2역 연기에 대해 말했다. 그는 "동근은 산 안에서 쫓는 자이고 명근은 산 밖에서 조망하는 역이다"라며 "그래서 그 지점이 가장 큰 차이로 생각했다. 분장이나 헤어 같이 기술적으로 도움을 받은 것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역할을 맡게 된 계기를 "이유를 알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조진웅은 "사실 동근이나 명근이 매력적이라고 느껴서 배역을 맡진 않았다. 산이란 공간이 인물을 그렇게 만들 수 있을까, 그게 궁금했다. 그 이유를 좇고 싶어서 이 작업에 참여했다"라고 구체적인 원인을 밝히기도 했다.

엽사, 산꾼 일색인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정장 패션으로 출연한 권율은 “사실 구두와 정장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라고 스스로 고충을 털어놓기도. 그는 “구두를 신고 다니다보니 밤마다 발이 아팠다. 때로는 구두가 얼기도 하고 발도 부었다”라며 “산이다보니 밤에 추운데 정장은 원래 ‘수트빨’ 아니겠나. 그래서 보온과 ‘수트빨’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후자를 지키기 위해 몸으로 고생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최근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로 척사광으로 불렸던 한예리는 '사냥'을 통해 양순 역으로 분해 순수한 매력을 한껏 뽐냈다. 10대 소녀 양순을 맡은 계기에 대해 그는 "더 늦으면 못할 것 같았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 양순을 연기했던 마음가짐에 대해 "양순이 정말 착하고 맑고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보는 관객들도 그런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라고 전했다.



약 10년 만에 장편 영화를 꺼내든 이우철 감독은 “원래 18세 이용가를 받았지만 20초 정도 삭제해 15세를 받게 됐다”며 “고민을 많이 했다. 수위를 낮추면서 이 영화가 가진 흐름과 정서를 해치지 않을 수 있을지. 둘 다 서너 번 보셔야 알 정도로 디테일한 장면들이어서 전체 흐름의 맥은 건드리지 않아 다행이었다”라고 후일담을 털어놨다.

영화 속 서늘한 기운과 달리 배우들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가득했던 기자간담회는 ‘사냥’에 대한 다양한 경험들과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됐다. 쫓고 쫓기는 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사냥’이 관객들의 마음까지 쫓게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이슈데일리 박은비 기자)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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