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이 영화]'혼숨' 생생한 공포감 '또 어떤 영화가 있나'

기사 등록 2016-11-07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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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 ‘시선을 이끄는 이 영화, 내 취향은 어느 정도 저격할까.’ 문득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영화를 볼 것인지 거를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을 당신을 위해 이슈데일리 기자들이 유사한 성격의 작품들을 꼽아본다. 연결고리가 흡족한가. 그렇다면 이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편집자 주>

현재 극장가에 유일한 공포물로 박스오피스 상위권에서 꾸준히 관객몰이 중인 영화가 있다. 바로 '혼숨'. 류덕환, 조복래가 출연했으며 페이크 다큐 형식을 차용해 실제인 것 같은 생생한 공포감을 선물했다. '닥터 스트레인지', '럭키' 등 제작비가 많이 투입된 영화들 사이에서 정주행 하고 있어 유독 눈에 띈다.

'혼숨'은 아프리카 TV에서 공포 방송을 진행하는 BJ 야광(류덕환 분)과 박PD(조복래 분)는 레전드 방송을 위해 더욱 자극적이고 위험한 공포 소재를 찾아다닌다. 그러던 중 그들에게 실종된 여고생의 혼숨 영상이 제보된다. 귀신을 불러내 숨바꼭질을 한다는 '혼숨' 영상 속에서 광기 어린 모습으로 변해가는 여고생, 특종 냄새를 맡은 그들은 사라진 여고생을 추적하는 위험한 생방송을 시작하게 된다. '혼숨'을 보고 떠오른 영화들을 정리해봤다.

# 한해선 기자- 소셜포비아



‘혼숨’이 공포영화로써 새삼 주목받는 이유는 독특한 촬영방식, 화면 구성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BJ 야광(류덕환)이 일종의 강령술로 귀신을 불러내 함께 숨바꼭질을 하는 죽음의 놀이 ‘혼숨’에 참여하는 과정은 실재하는 개인방송 사이트 ‘아프리카 TV’의 촬영 방식과 형태를 본 따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제작됐다. ‘소셜포비아’(2014, 감독 홍석재) 역시 ‘아프리카 TV’의 ‘BJ 양게’(류준열)가 생중계하는 채널로 네티즌들과 악플러 ‘레나’(하윤경)의 ‘현피’(‘현실+Player Kill’의 합성어, 가상세계를 넘어선 현실에서의 싸움)부터 의문의 죽음을 추적한다.

이러한 제작 방식의 원류인 ‘블레어 윗치’(1999)부터 ‘REC’(2007), ‘클로버필드’(2008), ‘파라노말 액티비티’(2007)의 1인칭과 유사한 근접샷으로 인물을 따라가는 조악한 촬영 기법은 실제와 같은 느낌을 선사해 공포영화로서 극한의 흡입력을 꾀할 수 있는 무기가 됐다. 이 촬영 기법에 ‘소셜포비아’와 ‘혼숨’은 개인방송 시청화면을 포맷으로 구성, 채팅창까지 얹으며 보다 실제적인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제는 온라인 환경이 현실과 비등한 가치의 세계로 여겨지는 요즘, ‘소셜포비아’와 ‘혼숨’은 이를 영리하게 제작 방식으로 활용했다. 다만 두 영화의 메시지는 차이가 있다. ‘소셜포비아’는 ‘정의’라는 미명 하에 끊임없이 마녀사냥을 원하는 대중의 표리부동하고 포악한 심리, ‘혼숨’은 원한이 초래하는 안타까운 희생을 그려냈다.

# 유지윤 기자 -내비게이션



'혼숨'을 보자 페이크 다큐 형식을 차용한 영화 '내비게이션'이 떠올랐다.' 즉흥적으로 여행을 떠난 푸른별 영화 동아리 멤버 세 명이 우연히 주운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목적지를 찾아 가던 중 뜻하지 않은 상황에 부딪히며 극한의 혼돈에 빠지는 공포스릴러. 황보라, 탁트인, 김준호, 김충일 등이 출연했다. '혼숨'이 카메라로 방송을 진행한다면, 극중 영화 동아리 멤버들은 끄지 않은 카메라 앵글 안에 이상한 물체의 등장과 빠져 나가려 해도 계속 그 길에서 빠져나갈 수 없는 혼돈이 공포감을 불어넣으려 시도했다.

아쉽게도 크게 호평 받거나 관객들에게 환영 받진 못했다. 저예산 영화인만큼 개연성과 디테일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이크 다큐 형식을 좋아하고 조금 더 현장감 있는 공포를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 쯤 보는 걸 추천한다. 깜짝 깜짝 놀랄 만한 장면들도 있고 혼자 본다면 긴장을 바짝 한 채 관람해야 할 것이다.

# 성찬얼 기자 - 나이트 크롤러



BJ 관련 영화도 나왔고, 페이크 다큐멘터리 관련 영화도 나온 시점에서 '혼숨'을 다른 영화를 떠올려보자면 '나이트 크롤러(2014, 감독 댄 길로이)'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영화 속 루이스(제이크 질렌할) 말이다.

설명하자면 '혼숨'과 '나이트 크롤러'는 작품 자체로는 극과 극의 영화다. 딱 한국에 맞춰진 '혼숨'이나 미국의 방송 시스템를 묘사한 '나이트 크롤러'는 그 설정만큼이나 상이하다. 그러나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의 비인간성만큼은 꼭 닮아있다.

큰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기묘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루이스와 괴상한 춤으로 '쇼타임'을 벌이는 야광(류덕환)은 달라보이면서도 어딘가 섬뜩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만일 이 루이스라는 인물이 마음에 걸린다면 '혼숨'을 통해 한국형 루이스를 만나볼 것을 추천한다.

 

유지윤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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