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향기', '댄싱스타' 바람난 TV 춤을 얘기하다

기사 등록 2011-08-1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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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상준기자]TV가 춤바람났다. 드라마 '여인의 향기'와 금요예능 '댄싱 위드 더 스타(이하 댄싱스타)'에서다.

SBS주말드라마 '여인의 향기'에서는 연재(김선아 분)가 죽기전에 해야할 일로 '탱고배우기'를 꼽으며 탱고의 세세한 동작과 화려함이 그려졌다. 특히 탱고를 통해 지욱(이동욱 분)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미묘한 감정선을 전달하며 극 전체의 메인테마를 장식했다. 또 은석(엄기준 분)은 무뚝뚝하고 냉소적인 캐릭터지만 연재의 손에 이끌려 탱고교습소를 방문, 깜짝 춤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금요일 밤 예능 최강자인 MBC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는 그동안 대중적이지 못했던 우리의 춤문화를 일신하려는 듯 왈츠, 비엔나 왈츠 등의 스탠다드와 룸바, 차차차, 삼바, 자이브 등 라틴댄스와 퀵스텝과 파소도블레까지 다양한 댄스를 선보였다. 프로 선수들과 명사들의 화려한 춤사위를 통해 춤문화를 대중화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이는 마치 금요일 MBC 예능과 토요일 SBS 드라마가 짝을 이뤄 춤으로 경연하는 듯한 모습이다. 이처럼 방송에서 춤이 재조명받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우리의 문화가 성숙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에서는 80년대부터 스포츠의 한 형태로 춤이 자리잡은 것을 생각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춤은 더이상 저속한 '캬바레'의 전유물로 머물지 않고 미디어를 통해 양지로 나와 관심을 받으며 바람직한 형태로 다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예전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MBC '무한도전'에서도 프로선수들과 짝을 이뤄 스포츠댄스 경연대회에 참가하는 모습이 방송됐고 국내에서 열리는 스포츠댄스 경연대회가 전파를 탄 적도 많았다. 하지만 일회성 홍보에 그쳤을 뿐 방송이 현실적인 관심으로 이어지기에는 노력이 부족했다.

'여인의 향기'에서 선보인 탱고 장면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스포츠로서의 춤, 본연의 즐거움을 선보였다. '댄싱스타'에서 제시카 고메즈와 짝을 이루며 이목을 집중시킨 박지우 선수는 2010 월드 라틴 챔피언십 2위, 2005 마카오 동아시안게임 차차차 금메달을 기록한 세계적인 선수다. 박지우 선수외에도 기량이 출중한 스포츠 댄스 선수들의 환상적인 경연장면은 춤에 대한 이해를 돕고 춤을 배우고 싶다는 욕심을 품게하기에 충분했다.

스포츠 댄스는 결코 우리 고유의 문화는 아니다. 하지만 '글로벌'을 외치는 우리가 외면하기에는 전세계적인 매너 스포츠임은 부정할 수 없다. 일국의 대통령이 타국 영부인의 댄스 제의를 거절하는 수줍음(?)은 부끄러운 일면이다. 춤을 저열한 '바람'이 아닌 건전한 '스포츠'로 인식하는 문화가 미디어의 도움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

 

박상준기자 sj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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