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뷰]‘해빙’ 치밀한 연출력X쫀쫀한 연기 앙상블, 장르에 충실한 수작
기사 등록 2017-02-24 19:18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3월, 심장을 죄어오는 극강의 스릴러가 관객들을 찾는다. 여성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 연기파 배우들의 쫀쫀한 호흡이 완벽한 흡입력을 일궈냈다.
24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이수연 감독, 배우 조진웅, 김대명, 이청아가 참석한 가운데 영화 ‘해빙’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해빙’(감독 이수연)은 얼었던 한강이 녹고 시체가 떠오르자 수면 아래 있던 비밀과 맞닥뜨린 한 남자를 둘러싼 심리스릴러 영화.
‘해빙’에서 가장 먼저 눈여겨 볼 점은 ‘심리스릴러’라는 장르적 매력에 정통으로 충실하다는 것이다. 줄곧 주인공 승훈의 시선을 따라 진행되는 이야기는 인간 심리 기저를 탐구하며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수면내시경 도중 정노인(신구)으로부터 듣게 된 의문의 정보부터 사건을 캐기 시작하는 승훈은 실제로도 추리소설을 탐독하는 인물로 설정돼 한층 깊은 논리를 구축한다.
본디 스릴러의 미학은 화자 나름의 근거를 바탕으로 한 끊임없는 의문 제시와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맞아떨어지는 사건의 연속성을 가쁜 호흡으로 진행하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해빙’은 성공적 전달을 한다. 단 한 장면도 허투루 던지는 법 없이 반전에 대해서도 꽤 친절한 단서 제시를 하는 이 영화는, 흐름을 따라가는 당시에는 관객들을 ‘현혹’시키기 충분하면서도 반전이 밝혀진 후 전체 맥락을 되짚어 봤을 때 치밀하고 타당한 연출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다. ‘4인용 식탁’(2003)에서 입증됐듯 덫과 장치를 적재적소에 놓은 훌륭한 만듦새라 이수연 감독의 차기작이 또 한 번 기대되는 정도다.
예상을 능가해 귓가를 자극하는 음악, 강렬한 잔상을 남기는 조명의 활용은 순간적으로 스릴러와 공포의 간극을 좁히는 결과로 드러나기도 하는데, 이게 단순 공포와는 또 다른 텐션으로 이해된다. 혐오스러움에 고개가 돌려질까 싶을 순간, 정확한 타이밍에서 컷을 마무리하는 기교도 느낄 수 있다. 장면마다 쉴 틈 없는 덫을 가까이 응시하다 보면, 되돌아봤을 때 촘촘히 매워진 거대하고 흥미로운 미로를 발견할 수 있다. 억지스럽지 않게 맥거핀을 잘 버무린 것이 이 영화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말할 것도 없다. 난해할 법한 연출과 의도에 충실히 따를 각오를 한 배우들은 ‘해빙’에서 하나같이 캐릭터 구축에 힘쓴 흔적이 역력하다. 이번 작품이 필모그래피에서 상승을 향한 변곡점의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주인공 승훈 역의 조진웅은 줄곧 ‘날선 예민함’을 연기하며 내시경 전문 내과 의사로 완벽 변신했다. 지금까지 작품들에서 주로 묵직한 카리스마와 테스토스테론을 겸한 강인한 의지가 있는 인물을 맡아온 조진웅은 이번 작품에서 의혹, 공포, 불안, 예민, 섬세한 내면의 풍경을 그대로 전달할 뿐더러 외모부터 무려 18kg를 감량해 처음으로 샤프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 감독이 밝혔듯, 배우들은 복잡한 구조 속에서 어떻게든 중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해야 했다. 그러한 점에서 승훈이 가장 의심하는 인물인 정육점 주인 성근으로 분한 김대명은 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최근 웹드라마 ‘마음의 소리’로 밝은 면을 보여줬던 그가 지나치게 친절한 집주인을 보여주며 의뭉스러운 태도로, 이면으로는 범죄자가 될 가능성을 나열한다. 미소 뒤에 감춘 속내를 밝혀내는 과정에서 김대명의 보다 넓은 스펙트럼이 입증된다. 이청아 역시 한층 확장된 연기력을 보여준다. 과거의 역할들이 다소 1차원적이었던 데 반해, 이번에는 수상쩍은 행동의 간호조무사 미연 역으로 입체적인 인물을 무리 없이 소화한다는 점에서 그의 가능성이 새롭게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기장인’들의 향연도 소홀함 없이 담겼다. 신구는 수면내시경 중 살인 고백을 하는 정노인을 연기하면서 치매 증상을 보일 때는 천진하다가도 순간순간 드러나는 섬뜩함으로 긴장감을 유발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송영창은 전직형사 조경환 역을 맡아 승훈의 곁을 맴돌며 그의 진짜 편인지를 의심케 하는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긴다.
‘해빙’은 겨우내 얼었던 얼음이 녹으며 표면에 묵은 것들이 떠오르듯, 의식 위로 내비쳐지는 미스터리를 그리며 관객들에게 끊임없는 의구심을 던진다. 부쩍 ‘떠오르는 것들’이 많은 현실을 개탄하고 있다면 이 작품이 수작으로 기억에 남을 수 있겠다.
(사진=‘해빙’ 포스터 및 스틸컷)
한해선기자 churabbit@
'해빙' 조진웅-김대명-이청아, 2월 9일 네이버 무비토크 개최
'해빙' 조진웅X김대명X이청아, 무비토크 현장 공개…'기대감 UP'
'해빙' 조진웅X김대명, 색다른 '남남케미' 예고...긴장감 최고조
'해빙', 조진웅-김대명 반전 스틸컷 공개...'발랄 매력' 발산
[이슈기획]조진웅의 ‘예민미’史..‘끝까지 간다’부터 ‘해빙’까지
'해빙' 이수연 감독, 직접 영화의 비밀 전해..."'해빙'은 인물의 마음 속 지도를 ..
[이슈현장]‘해빙’ 이수연 감독 “승훈 시점으로 바뀌며 또 다른 이야기 전개된다..
[이슈현장]‘해빙’ 조진웅 “이수연 감독과의 작업, 신명났다”
[이슈현장]‘해빙’ 이청아 “미연 캐릭터, 디테일에 굉장히 신경 썼다”
[이슈현장]‘해빙’ 김대명 “성근 역할, 데시벨 쪼개서 구현했다”
[이슈포토Talk]'해빙' 조진웅-이청아-김대명, 살인보다 더 무서운 비밀
[이슈스케치]‘해빙’ 조진웅의 ‘살해 추적’ 심리스릴러, 짜릿한 서스펜스
[이슈포토]'해빙' 조진웅, 예민美 가득한 중년의 자태
[이슈포토] '해빙' 김대명, '코믹함 벗고 진중함 장착'
[이슈포토]'해빙' 이청아, '여신 미소 뒤에 숨겨진 비밀'
미국 뉴욕증시, 블랙프라이데이에 다우-S&P 사상 최고치 기..
김연경, '통산 4번째' 올스타전 남녀부 통합 최다 득표
NCT DREAM, "칠드림이 선사할 꿈과 감동의 3일"...29일 고..
‘X를 담아, 당신에게’ 12월 개봉...올리비아 콜맨×제시..
돌아온 '송강호표' 코미디...'1승' 루저 향한 강스파이크 ..
'선을 넘는 클래스' 전현무 "NCT 도영 한국사 1급 위해 공..
'별들에게 물어봐', 이민호x공효진 신비스러운 우주 풍경 ..
이해인, 4대륙 선수권 티켓 걸린 피겨 대표 1차 선발전 출..
노래하는 예성과 기타치는 원빈의 만남...SM 대선배 슈퍼주..
트와이스, 새 앨범 수록곡 'Magical'로 따스한 겨울 분위기..
미국 뉴욕증시, 블랙프라이데이에 다우-S&P 사상 최고치..
KB국민카드, '제18회 자금세탁방지의 날' 금융위원장 표..
애큐온캐피탈, 서스틴베스트 ‘2024 하반기 ESG 평가’ ..
김연경, '통산 4번째' 올스타전 남녀부 통합 최다 득표
이율린, ‘데뷔 2년 만에 첫 준우승’ 엠텔리 10월의 MI..
NCT DREAM, "칠드림이 선사할 꿈과 감동의 3일"...29일 ..
더보이즈, 다큐멘터리 공개...월드 투어 제작기 킥오프 ..
트레저, 신곡 티저 포스터 기습 공개..."트레저만의 설렘..
국내 최초 캬바레 전용 공간 ‘캬바레 성수’ 12월 개관..
‘X를 담아, 당신에게’ 12월 개봉...올리비아 콜맨×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