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연가시' 제작자가 밝히는 이유있는 상승세 '셋'

기사 등록 2012-07-1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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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최준용기자]영화 ‘연가시’(감독 박정우)가 평일 하루 20만에 육박하는 관객을 끌어 모으는 괴력을 보이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 영화는 막대한 자본이 투자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의 대결에서 압도하며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7월 11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5일 개봉한 ‘연가시’는 이날 전국 645개의 상영관에서 19만 2029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 수는 170만 4215명을 기록했다.

‘연가시’의 흥행속도는 상반기 한국영화들 중 최고 흥행을 기록한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과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와 비슷하거나 웃도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영화는 평일 하루 20만 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고 있고, 관객 감소율도 전혀 없어 이번 주말을 통해 2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가시’는 이날 흥행 2위를 기록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보다 스크린수와 상영횟수가 열세임에도 불구 일일 관객수 차이를 10만 명 이상 벌렸다. 반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792개의 상영관에서 9만 103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2위를 나타냈다. 누적 관객수는 354만 3674명.

‘연가시’는 치사율 100% 살인 기생충 연가시를 소재로 한 감염 재난 영화로 김명민, 문정희, 김동완, 이하늬가 주연을 맡았다. 특히 ‘연기 본좌’ 김명민과 문정희, 김동완, 이하늬의 열연이 눈길을 사로잡는다는 평이다.

이처럼 ‘연가시’가 여름 극장가를 점령한 이유는 무엇일까. ‘연가시’ 제작사 오죤필름 김상오 대표는 이슈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상승세의 요인을 3가지로 요약해 밝혔다.

1. 제작단계부터 화제가 된 독특한 소재, 과감한 투자결정.

‘연가시’는 사람의 뇌를 조종하는 살인 기생충 ‘변종 연가시'의 출현으로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재난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한 남자가 감염된 가족을 살리기 위해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특히 이 영화는 “산란기가 되면 곤충의 뇌를 조종해 물 속에 뛰어들어 자살하게 만드는 기생충 ‘연가시’가 사람을 숙주로 번식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라는 기발한 설정에서 시작된 한국 최초의 감염 재난 작품으로 개봉전부터 독특한 소재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독특한 기획에 대한 부분이 통했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처음에는 연가시에 대해 잘 알지 못했죠. 제게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있는데 학교에서 곱등이란 곤충을 우연찮게 밟았나 봐요. 근데 그 속에서 연가시가 나왔고, 아이가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데요. 생전 처음 보는 모습이기에 놀란 것도 있겠지만, 그 또래에 말도 안되는 괴담이 퍼져있었나봐요. 바로 ‘연가시를 밟으면 죽는다’란 것이지요. 그때 이거 얘깃거리가 되겠구나라고 느꼈죠.”

김상오 대표는 이 영화의 배급을 맡은 CJ엔터테인먼트 과감한 투자도 흥행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CJ 장진승 투자 팀장이 ‘연가시’의 시나리오를 주말쯤 읽으려고 집에 가져갔었나봐요. 근데 생전 시나리오가 쌓여있어도 쳐다도 안 본 초등학생 아들이 ‘연가시’ 시나리오를 말없이 다 읽고 ‘이 영화 언제 나오냐’고 물어봤다고 하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장 팀장은 자기 아들에게 ‘연가시’에 대해 강의를 받았데요. 그 후 팀원 회의에서 반응이 좋고, 대학생 모니터링 반응도 압도적이라서 투자를 결정했다고 하더라고요. 나이층이 젊어질수록 연가시에 대한 반응이 더 열광적이었죠.”

2.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부분 배제, 전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영화.

‘연가시’는 개봉 2주차임에도 불구, 관객 감소율이 전혀 없고, 예매율 또한 상위권에 랭크돼있어 흥행 순항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 영화는 가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모습, 자신 역시 감염됐으면서도 자식을 걱정하는 모성애 등 감동을 자아내는 요소로 호평 받고 있다. 극장관계자에 따르면 ‘연가시’는 삼삼오오 가족단위로 극장을 찾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고 있다.

“이 영화에는 아주 사소한 욕조차도 나오지 않아요. 당연히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부분도 많이 배제했고요. 처음부터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기위해 노력했어요. 보다 폭넓은 관객들이 우리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더 나아가 가족영화를 표방, 다 같이 즐겨보자는 의도였죠. 사실 사람 몸속에서 연가시가 뚫고 나오는 장면도 원랜 피가 나오는데 일반관객들에게 너무 자극적일 것 같아서 생각을 바꿨어요. 이런 이유로 개봉 보름 전까지 CG(컴퓨터 그래픽)를 작업했죠. 사실 자극적인 장면은 매니아층에선 열광할 수 있겠지만, 대다수 일반적인 가족관객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었어요.”

3. 신뢰감을 주는 배우들의 열연.

‘연가시’에는 배우 김명민, 문정희, 이하늬, 김동완 등 연기력과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특히 각각의 배우들은 자신의 캐릭터에 잘 녹아들어 더욱 더 리얼한 재난 상황을 연출하는데 일조했다. 배우들의 열연은 긴박한 스토리와 맞물리면서 영화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이 영화를 처음엔 웹툰으로 마케팅을 시작했는데 다들 공포영화로 생각해주시더라고요. 그렇게 되면 관객을 동원하는데 제한이 있고 그 상황이 안타까웠죠. 하지만 연기 잘하는 배우 김명민, 문정희 등 안정적으로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영화에 대한 무게감과 인식 자체를 다르게 해줬어요. 청소년에 국한된 소재가 아닌 전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힘이 생긴거죠. 이하늬와 김동완도 무척이나 잘해줬고요.”

끝으로 김상오 대표는 영화 ‘연가시’를 통해 바라는 점도 잊지 않았다.

“또 하나의 새로운 장르가 나왔다고 생각해요. 다행히도 관객분들이 많이 찾아주셔서 제게 큰 힘이 됩니다. 제작자 입장에서 좀 더 다양하고 색다른 소재가 개발될 수 있는 분위기에 조금이나마 일조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죠. 앞으로도 기획력과 작품성으로 승부볼 수 있는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고 관객들에게 인정받았으면 좋겠습니다. 하하.”

 

최준용기자 enst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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