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케치]'대배우', 어두운 이야기도 밝게 그려내는 저력

기사 등록 2016-03-22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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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성연기자]'흥행 요정' 배우 오달수의 첫 주연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대배우'는 어두운 배우 지망생들의 이야기를 밝게 포장해 따스한 숨결을 불어넣는다. 그것이 '대배우'란 영화가 갖고 있는 힘이다. '대배우'는 자칫 한 무명배우의 삶을 재조명하는 것으로 그칠 뻔 했지만 신인감독 석민우의 매력적인 터치로 감동과 코미디를 모두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대배우'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를 통해 화려한 서막을 열었다. 배우 오달수와 윤제문, 이경영 그리고 석민우 감독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영화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와 숨겨진 뒷 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이날 세 배우와 석 감독은 영화가 개봉하게 된 사실에 큰 감격을 한 것 처럼 보였다. 이들은 하나 같이 영화 상영 후 관객들의 반응을 궁금해하며 '대배우'가 그들에게서 거둬들인 반응들을 기대했다.

석 감독은 "영화를 만든 시간 중에서 오늘 '대배우'의 언론시사회가 가장 떨린다"며 "수 많은 배우분들과 정말 열심히 만들었다. '대배우'를 처음 기획하게 됐을 때 의도했던 마음이 관객분들에게도 제대로 전달됐으면 하는 심정이다"라고 고백해 흥분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오달수 또한 자신의 첫 주연작인 '대배우'가 개봉된 단 사실이 믿기 어려운지 "오늘 처음으로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관람했다"며 "이제서야 '대배우'란 영화에 출연했단 사실을 온몸으로 체감하게 됐다"고 떨리는 심정을 내비쳤다.

'대배우'에서 오달수가 연기한 장성필이란 캐릭터는 무명배우로 20년 동안 연극 무대에 오른 인물이다. 실제 오달수가 배우로 첫단추를 채운 것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그는 '대배우'에서 같이 출연한 윤제문과 함께 같은 극단에 소속하며 배우의 꿈을 키운 바 있다.

오달수는 윤제문과 '대배우'에서 오랜만에 마주한 사실에 대해 "두 말 할 것도 없이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며 웃었다. 윤제문 또한 오달수와 같이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대배우'란 작품은 정말 재밌게 촬영한 작품이다. 예전 극단에서 오달수와 함께 연기를 했던 기억들이 떠올라서 좋았다"고 화답했다.

오달수와 윤제문은 '대배우'에서 등장하는 장필성과 설강식(윤제문 분)의 관계처럼 자신의 배우 생활의 첫시작을 도와준 은인같은 배우들을 한 사람씩 언급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오달수와 윤제문이 얘기를 꺼낸 배우는 각각 최민식과 송강호였다.



오달수는 영화 '올드보이' 촬영 당시 최민식과 함께 연기를 선보였다. 두 사람은 영화 속 서로를 가두고 감시하는 원수 관계로 등장하며 불꽃 튀기는 신경전을 벌였었다. 이에 최민식은 연극으로 다져진 잔뼈 굵은 오달수의 연기를 보고 그에게 자신이 소속된 회사에서 같이 작업해 볼 생각이 없느냐고 먼저 물었던 것. 오달수는 그때를 회상하며 "최민식 선배님이 나를 이쁘게 봐주셨다"며 "먼저 그런 제안을 해주셔서 배우로서 영화 작품을 계속 해서 찍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제문 또한 영화 '남극일기'에서 배우 송강호와 출연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송강호 선배님을 '남극일기'에서 처음 봤다. 송 선배님 또한 연기를 연극으로 시작했었는데 '대배우'를 촬영하며 그때의 만남이 떠올랐다"고 밝혀 주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대배우'에서는 앞서 언급된 두 배우 말고도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하는 한 명의 배우가 더 등장한다. 그는 바로 이경영이다. 충무로의 모든 영화에 그가 출연한다는 얘기가 돌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력과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씬스틸러'의 면모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그는 '대배우'에서 박찬욱 감독을 위시한 깐느 박으로 출연해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영은 자신이 연기한 깐느 박에 대해 오래 전 같이 작업한 적이 있었던 박찬욱 감독의 언행을 되새기며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와 박찬욱 감독님이 말투가 느린 점이 닮았다"며 "하도 오래 된 기억들을 붙잡고 촬영하려니 어려운 점이 많았다.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들은 박찬욱 감독의 조감독을 맡았던 석민우 감독에게 의존해 채워나갔다"고 말해 자신이 표현한 깐느 박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석 감독이 언론시사회의 마지막을 장식한 얘기를 들어보면 '대배우'가 지향하는 이야기가 어떤 것인지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실패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석민우 감독은 '그렇다면 어떻게 했을 때 잘 실패하는 것일까'란 고민을 영화에 담았다.

그가 '대배우'를 통해 하고 싶었던 것은 어쩌면 위로다. 보통의 위로도 아니고 누적 관객 '1억'명을 돌파한 역대급 흥뱅배우 오달수의 초특급 위로고 감동이다.


'대배우'는 언뜻보면 배우로서의 인생을 걸은 오달수에게 헌정사를 보내는 것처럼 느껴질 만큼 전방위에서 그가 출연한다. 오달수는 그가 연기했기에 존재하는 것이 가능했던 영화 속 명장면들을 탄생시키며 다시 한 번 '흥행 요정'이란 사실을 입증했다.

한편 '대배우'는 20년 간 무명배우의 생활을 거쳐 이제 막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은 '개' 연기 전문 배우 장성필의 고군분투기를 다룬 휴먼감동 코미디다. 오는 30일 개봉 예정.


(사진=이슈데일리 남용희 기자)

 

김성연기자 sean5347@ 사진 남용희 기자 nyh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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