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해빙’ 신구, 55년만의 연기 변신... 배우인생 전환점 될까

기사 등록 2017-02-2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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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해빙' 스틸컷

[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4주 후에 뵙겠습니다.”, “네들이 게 맛을 알아?”등의 유행어를 남겼던 신구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는다. 우리가 봐왔던 신구는 근엄하거나 때론 인자한 모습으로 50여 년간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책임져 왔다. 그러나 ‘해빙’에선 색다른 면모로써 강렬함을 예고, 미제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되는 치매노인으로 분했다.

신구는 그동안 드라마 70여 편, 영화 40여 편에서 조연부터 주인공까지 가리지 않고 대중들에게 다양한 매력을 발산해왔다. 그의 100편이 넘는 작품 중 가장 최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는 월계수 양복점 주인 이만술로 분해 따뜻하고 자애로우며 넉넉한 인품으로 주변에 사람들이 따르는 역할을 소화했다.

따라서 시청자들이 신구를 떠올리는 이미지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인자한 미소를 발산하거나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선보였던 김석균 역처럼 다소 성질을 버럭 내는 할아버지 역을 맡아왔다.

하지만 이번 ‘해빙’은 달랐다. 신구는 극중 신경질을 넘어선 악역을 시도한다. 신구의 데뷔 이래 첫 악역인 것.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와 전혀 다른 캐릭터는 배우에게 적잖은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신구는 흔쾌히 이를 받아들였고 그 결과 관객들은 모든 부분에서 완벽한 ‘해빙’을 만날 수 있게 됐다.



‘해빙’에서 신구는 미제연쇄살인사건으로 유명한 경기도의 한 신도시 지역의 토박이 정노인을 연기했다. 정노인은 신도시가 들어서기 전부터 정육점을 운영하다 아들 성근(김대명)에게 물려준 후 평범하게 살아가는 노인. 그러나 치매에 걸려 가끔 공허한 눈빛을 보내며 하루를 보내곤 한다.

신구는 치매 노인의 헛헛한 눈빛 속에서 섬뜩함을 내포해 관객들을 더욱 소름 돋게 만든다. 더불어 정노인은 수면내시경 도중 살인 행각을 고백해 승훈(조진웅)이 신경쇄약으로 빠지게 되는 원인을 제공한다. ‘해빙’을 이끌어 나가는 주요 인물인 만큼 그의 연기 내공과 깊이는 감탄을 자아낸다. 이에 대해 함께 작업했던 조진웅, 김대명 또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조진웅은 신구의 연기와 관련해 “대사 한 마디에도 사람을 마비시키는 힘이 있다”며 “연기를 해야 하는데 선생님 대사 한 마디에 푹 빠져 경이롭게 쳐다보다가 NG를 내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신구의 새로운 도전은 이수연 감독이 한 몫을 했다. 이수연 감독은 영화 ‘반칙왕’(2000)에서 인자하다가도 어느 순간 벌컥 화내는 모습을 인상 깊게 봤다. 또한 그는 신구의 목소리에 독특함을 발견, 그 속에서 섬뜩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그를 캐스팅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 결과 신구는 자신을 뛰어넘는 연기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으며 이는 더 많은 영화 관객들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얼었던 한강물이 녹고 진실이 드러남과 동시에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는 영화 ‘해빙’은 3월 1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17분.

 

김지영기자 b33151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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