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손예진이기에 가능했던 ‘덕혜옹주’

기사 등록 2016-07-2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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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양지연기자]손예진이 본인만의 덕혜옹주를 완성했다. 그는 굴곡진 운명을 타고난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처연함을 완벽하게 살려냈기에 그렇다.

영화 ‘덕혜옹주(감독 허진호)’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지난 2009년 베스트셀러로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소설 ‘덕혜옹주’는 캐스팅에 대한 기대도 무척 컸다. 무수히 많은 예상 속, 성인 덕혜옹주 역에 손예진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은 대부분의 원작 팬들과 영화 팬들에게 만족감을 줬다.

손예진은 이전 작품들에서 청순하고 아련한 첫사랑의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청초한 외모와 가냘픈 몸매는 그의 분위기를 더했다. 게다가 그는 외모로만 승부하는 배우가 아니었다. 역할에 최적화 된 얼굴로 선보이는 그윽한 눈빛연기와 슬픔을 절제한 눈물연기는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먹먹케 했다.

그런가 하면 손예진은 첫사랑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연기 변신을 하기도 했다. 그는 몸소 액션연기를 선보이는 등 강인한 면모를 보여줬다. 때로는 단호하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카리스마를 표출하기도 했다.


그가 이번에 맡은 역할인 덕혜옹주는 상반된 두 이미지를 모두 가진 인물이다. 영화 속 “판단은 옹주께서 하는 것이지만 거절하실 경우 조선 왕가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협박과도 같은 말. 그 말에 덕혜옹주는 누구도 감히 짐작할 수 없는 슬픔을 안고 단호히 결심을 내린다.

한 평생 고국으로 돌아올 날만 기다리는 그에게 “조선 땅 밟을 일 없으실 겁니다”는 말은 청천벽력과도 같았을 것. 메인예고편 속 손예진은 덕혜옹주로 완벽히 분해 애처로움과 분노를 함께 표출한다. 휘둘릴 수밖에 없는 운명 속 자신의 정체성을 놓지 않으려하는 덕혜옹주는 지켜주고 싶은 마음과 동시에 경외심을 느끼게 한다.

덕혜옹주는 국권을 빼앗기는 비참한 현실에서도 왕가의 마지막 황녀라는 자존심을 놓지 않는다. 손예진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로 이 같은 황녀의 자존심을 완벽히 구현해냈다. 떨리지만 단호한 목소리, 조심스럽지만 정확히 방향을 설정한 눈빛은 당시 인물이 가졌을 감정을 고스란히 전하며 전율을 일으킨다.


손예진은 실존 인물을 연기한 소감에 대해 “영광이었지만 여태 찍은 영화 중 가장 무서웠다”며 “걱정도 많이 됐고 정말 잘해야만 하는데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에 작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너무 똑같이 해야지라는 생각보다는 다큐나 자료를 통해서 봤던 성격과 상황을 상상해 이런 느낌이었을 것 같다고 만들어 나갔다”고 자신만의 덕혜옹주를 완성했음을 알게 했다.

귀국을 거부당해 외로운 삶을 살아야 했던 덕혜옹주, 독립운동가의 “함께하시죠”라는 말에 떨리는 눈으로 승낙의 대답을 대신한 덕혜옹주는 인물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거듭한 손예진이라는 배우를 통해 결국 탄생했다.

영화 제작의 뒷이야기는 손예진의 덕혜옹주에 대한 애정을 더욱 느끼게 한다. 손예진은 영화가 촬영 중반에 접어들면서 자금난에 부딪히자 자신의 출연료 두 배에 가까운 10억원을 선뜻 투자했다.

손예진이 나름의 해석으로 만들어냈을 덕혜옹주는 관객들에게 한 마디로 정의내릴 수 없는 울림과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손예진의 호연을 비롯해 폭 넓은 감성을 지닌 ‘덕혜옹주’가 올 하반기 극장가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관심이 집중된다. 오는 8월 개봉.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양지연기자 jy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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