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케치]'섬. 사라진 사람들' 이지승 감독, 도전 정신으로 현시대의 중요한 것들에 대해 질문하다

기사 등록 2016-02-1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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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소준환기자]예리하고 통렬한 시각으로 주목을 받았던 영화 '공정사회'의 이지승 감독이 새로운 기법과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지닌 '섬. 사라진 사람들'로 돌아왔다.

16일 서울시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영화 '섬. 사라진 사람들' 언론시사회에는 이지승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효주, 배성우, 이현욱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지승 감독은 이날 "메이킹 영상의 기법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드물다. 현시대의 이야기들을 많이 스며들게 하고 싶었다"라는 연출 의도를 밝히며 첫 시작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슈데일리 취재진의 "기존의 영화적 기법과 다른 '메이킹 영상'이란 기법을 선택한 이유와 심경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연출자로서 도전 의식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배우들은 카메라를 응시하는 것이 익숙치 않다. 이 영화는 카메라를 보면 NG가 아니라 오히려 OK를 할 만큼 새로운 형식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감독은 이어 "한 시간 동안을 극중 카메라 기자인 석훈이가 찍은 영상을 관객들이 보는 형식이다. 이 영상이 편집되지 않은 것처럼 보여져야만 했다. 그래야 관객들이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의도적으로 이상한 앵글들도 많이 썼다. 진짜로 리얼한 장면을 담기 위해 실제로 카메라 기자가 촬영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지승 감독은 또 이를 택한 이유에 대해 "우리가 보는 영상이 순전히 100% 사실일 것인가' 감독으로서 질문을 던지려고 했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이 밖에도 캐스팅 일화에 대해 “배성우는 시나리오가 나오기도 전에 제안을 했다. 성우 씨도 ‘어렵겠지만 자신 있습니다’라는 말로 허락을 해줬던 기억이 있다. 제가 성우 씨에게 제안을 했던 이유는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선하고 악한 얼굴을 동시에 가진 보물 같은 배우이기 때문”이라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이감독은 뿐만 아니라 “박효주는 기존의 해왔던 강인한 이미지에 아주 여성적인 캐릭터를 동시에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가장 잘 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갖고 제안을 했다”면서 "이현욱은 극중 석훈이 기본적으로 잘생긴 남자가 맡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왜냐고 물으면 배성우가 좀 그럴 것 같지만"이라고 얘기해 현장의 관심과 웃음을 동시에 이끌었다.

그는 이현욱에 대해 "석훈은 사실 시나리오상으로는 안나와야 맞다. 이현욱에게 '얼굴이 많이 나오는 여부보다 한 번을 나오더라도 존재감있게 나오는게 중요하니 자신이 있다'고 얘기했다. 이현욱은 우주최고 미남이다"고 덧붙여 출연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지승 감독은 더불어 실화를 모티브로 한 상황에 대해 "민감한 소재였다. 2014년 당시 '염전노예' 사건에 대해 접하고 그 팩트가 충격이었다. 노예라는 단어가 쇼크였다"며 "6개월 후 이 사건이 어떻게 됐는지 봤더니 더욱 충격이었다. 사람에 대한 관심을 조금 더 가졌더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마음에 감독으로서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져야겠는 생각이 있었다"고 표하며 한층 더 기획의도를 피력했다.



그는 마지막 장면에 대해 "절망하는 엔드가 아닌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면서 끝내고 싶었다"고 설명하면서 "박효주와 이현욱은 카메라 교육을 받았다. 박효주가 직접 찍은 장면 중 긴 롱테이가 있다. 담을 넘어서 쓰러져있는 배성우를 치료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촬영 감독이 '박효주가 더 잘찍는다'며 농담을 건넬만큼 아주 잘 촬영했다"고 호평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그런가하면 이지승 감독은 진중한 표정을 지며 "이 영화 안에는 감독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들어있다. '인권'에 대해 말하고 있다. 시나리오 쓸 당시부터 나 스스로와 관객들에게도 테스트를 해본다면 극중 살인사건이 일어난 이후 한시간동안 인권 얘기를 했던 것이 잊혀질 것인지 궁금했다"고 얘기해 시선을 모았다.

그는 끝으로 "나한테는 이후 등장하는 '살려주세요' 장면이 중요했다. 우리는 중요한 것들을 얘기하고 있다가도 자극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면 중요한 것들이 사라지는 풍조가 있는 것 같다"며 "이 얘기를 꼭 하고 싶었다. 관객들이 친구, 지인, 동료에게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가지면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이번 영화에 대한 신념을 내비쳤다.

한편 '섬. 사라진 사람들'은 염전노예사건 관련자가 전원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소식과 함께 유일한 생존자이자 목격자인 공정뉴스TV 이혜리 기자(박효주)가 혼수상태에 빠지고 사건현장을 모두 담은 취재용 카메라 역시 종적을 알 수 없이 사라져 미궁 속에 빠진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사건 목격 스릴러다. 제39회 몬트리올국제영화제 포커스온월드시네마 부문에 초청됐으며 3월 3일 개봉한다.

 

소준환기자 akaso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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