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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원의 심심타파]아이돌들의 기회 제공의 장 '불후의 명곡'

기사 등록 2014-03-1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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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조정원기자]토요일 예능에 절대 강자는 없었다. KBS2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가 MBC ‘무한도전’과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을 꺾고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과거 ‘나는 가수다’와 비슷한 포맷이라는 혹평을 받았던 ‘불후의 명곡’은 뛰어난 가수들과 아이돌들의 조화를 이뤄내며 마침내 그 결실을 맺은 것이다.

프로그램의 인기와 더불어 ‘불후의 명곡’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았던 아이돌들도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돌이 가지고 있는 ‘실력보다는 외모’라는 편견을 당당히 깨고 시청자들마저 자신의 팬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걸그룹 씨스타에게 ‘불후의 명곡’은 잊을 수 없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특히 효린은 ‘불후의 명곡’을 통해 가창력, 퍼포먼스 모두를 인정받으며 ‘한국의 비욘세’라는 자신의 수식어를 당당하게 지켜냈다.

당시 함께 출연했던 참가자들도 그를 우승후보 0순위로 꼽을 정도였다. 이후 씨스타의 인기는 당연한 것이었다.

엠블랙 이준도 아이돌그룹이라는 편견을 깨고 ‘불후의 명곡’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입증한 좋은 케이스다. 자신의 음악성보다 무용을 전공한 비와 닮은꼴로 더 잘 알려져 있었던 그는 ‘불후의 명곡’ 무대를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음악적인 끼를 방출했다.

이후에도 멤버들과 함께 ‘불후의 명곡’을 다시 찾아 엠블랙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역량을 선보였다. 이는 그룹의 인지도 상승에도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슈퍼주니어 예성이 불렀던 부활의 ‘사랑할수록’은 원곡자인 부활에게 극찬을 받을 정도의 센세이션한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녹화 장면은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본 동영상 1위에 오를 정도였다. 예성은 슈퍼주니어의 콘서트에서도 이 곡을 다시 선보일 정도였다.

샤이니에서 춤 담당이라 생각됐던 태민의 이미지도 ‘불후의 명곡’을 통해 재조명받는 기회가 됐다. 태민의 출연은 그가 ‘춤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도 잘한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누구보다 원하지 않던 그였기에, ‘불후의 명곡’은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최근 ‘불후의 명곡’에서 돋보이는 아이돌은 단연 백퍼센트다. 이들은 같은 소속사 선배인 틴탑 니엘과 함께 박남정의 ‘널 그리며’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삼일절 특집에서도 태권도 퍼포먼스와 절도 넘치는 편곡으로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재해석하며 ‘불후의 명곡’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특히 배우 양희경과 함께한 체리필터의 ‘낭만 고양이’로 우승을 차지하는 등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냈다. 네 번의 출연 중 두 번 우승이라는 기록은 기존의 가수들도 쉽게 달성할 수 없는 것이다. 이는 백퍼센트가 가지고 있는 실력과 대중성을 동시에 입증한 좋은 사례다.

또한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불후의 명곡’ 배우 특집 편은 팽팽한 토요 예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아이돌 그룹은 인원이 많기 때문에 4~5분여 남짓한 시간에 자신의 가진바 능력을 모두 드러내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 또한 과거 비주얼 위주의 그룹 편성은 ‘아이돌들은 노래 실력보다 외모가 뛰어나다는’ 편견을 가지게 만들었다.

아이돌들은 ‘불후의 명곡’을 통해 개인 혹은 팀 일부가 출연해 자신 만의 무대를 선보이며 그동안 가려져왔던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이는 개인의 이미지 뿐만 아니라 팀 전체의 인기 상승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이제는 KBS 토요예능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떠오른 ‘불후의 명곡’이 또 어떤 아이돌들을 섭외해 그들의 역량을 마음껏 드러내게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정원기자 chojw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