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데뷔일기]라붐① 소연 “라붐, 내가 있어야할 자리”
기사 등록 2016-09-23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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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양지연기자]'스타의 길은 어떤 것일까'
스타들의 데뷔 시절은 물론, 어렸을 적 이야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삶을 어땠을까. 화려한 이면 뒤에 숨겨진 2%를 찾을 수 있는 기획으로 만들어진 '핫데뷔일기'.
이번 편의 주인공은 프랑스어로 ‘파티’라는 뜻을 가진 그룹 라붐이다. 지난 2014년, 이름만큼이나 즐겁고 다양한 무대를 보여줄 것을 예고하며 싱글 앨범 ‘쁘띠마카롱(PETIT MACARON)’으로 데뷔한 여섯 소녀들. 이들은 올해 8월 첫 번째 미니앨범 ‘러브 사인(LOVE SIGN)’으로 컴백해 타이틀곡 ‘푱푱’ 무대로 발랄한 매력을 한껏 드러냈다. 라붐 멤버들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이야기를 들어보며 각양각색 매력을 탐구해보도록 하자.
첫 번째 주인공은 소연이다. <편집자주>
“안녕하세요. 라붐의 자기 전에 듣고 싶은 목소리, 메인보컬 소연입니다. 우선 저의 가장 큰 매력은 목소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멤버들의 장단점을 보려고 많이 노력하고 인터뷰할 때도 많이 얘기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웃을 때 미소가 매력적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저도 저의 웃는 모습을 가장 좋아해요. 마지막으로, 제 좌우명은 ‘사랑하며 살자’입니다. 좌우명에 맞게 모든 사람을 사랑하며 애정이 담긴 시선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기소개를 해달라는 부탁에 망설임 없이, 아주 능숙하게 본인을 어필하던 소연은 입가의 보조개가 참 매력적인 소녀였다. 인터뷰 내내 다양하고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은 그가 어린 시절에는 이렇게 활발하지 않았다고.
“저는 되게 숫기가 없는 아이였어요. 완전 어릴 때는 내성적이었죠. 그래서 노래하는 걸 좋아하는데도 혼자 동전 노래방에 가서 부르고 그랬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자라서 유독 정과 수줍음이 많아요.”
그랬던 소녀가 어떻게 화려한 무대에 설 생각을 하게 됐을까. 계기는 학교 동아리 활동이었다. 지금은 팀에서 보컬을 맡고 있지만 사실 그는 춤 동아리에 먼저 들었다. 낮에는 혼자 거울 앞에서 춤 연습을 하고, 밤에는 무대에 있는 본인을 꿈꾸며 잠이 들었던 소연은 막연하게 가수라는 꿈을 키워갔다.
“처음엔 엄마가 반대를 하셨죠. 그런 거 하면 힘들다고 하셔서 거역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마음이 점점 커지는 거예요. 그래서 학원에 보내달라고, 다니고 싶다고 선전포고 했죠. 결국 보컬학원에서 오디션 반을 들어갔어요. 아예 가수 준비를 하는 반이었습니다.”
소연과 같이 아이돌이 되고자 하는 학생들은 수도 없이 많다. 빛나는 조명 아래 자신을 한껏 내보이고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직업이지만 그만큼 고난과 역경이 따라오기 마련. 소연은 가수의 꿈을 가졌지만 주변의 반대에 부딪혀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용기가 되는 조언을 건넸다.
“부모님께서 속상해 하실 수도 있겠지만, 돌이켜 보니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부모님을 뿌듯하게 해드리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내 인생은 누가 살아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책임지는 것이니까요. 이 길을 가다가 괜히 선택했다고 후회하더라도 자기가 선택하고 자기가 저지른 것이니 어떻게든 나아가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정답 아닐까요.”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한 단단하고도 올곧은 소신을 내비치던 소연.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로 이 꿈을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냥 행복한 일만 있지는 않았을 터. 특히 지방에서 올라온 그는 연습생 시절 외로움이라는 벽이 가장 컸다고 털어놨다.
“1년 반에서 2년 좀 안되게 한 것 같아요. 제가 광주 출신이거든요. 처음에는 엄마랑 떨어져 지내는 게 많이 힘들지는 않았는데 점점 향수병이 생겼죠. 서울에는 친구도 별로 없었으니까요. 연습을 반복해서 하다가 주말이 되면 친구들을 만나고 힐링을 해야 되는데 친구들을 못 만나다보니까 외로움을 타게 됐어요. 주말을 혼자 보내기 싫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두 달 정도 하기도 했어요.”
연습만으로도 정신없고 바쁜 시절이었을 텐데 아르바이트까지 하려니 더욱 고단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도 원래 ‘귀차니즘’이 있는 사람인데 그때는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이 신기하다고. 그런 시절을 지나고 난 뒤 처음 가졌던 데뷔 무대의 소감은 어땠을까.
“심장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죠. ‘엠카운트다운’ 때 사전녹화 무대가 있었는데 너무 긴장한 나머지 음이 계속 덜덜 떨리는 거예요. 오히려 쇼케이스 때는 떨리기보단 설렜는데, 첫 데뷔무대가 엄청 떨렸어요. 폭죽인가 꽃가루가 터져서 무대 도중 놀랐던 기억도 나네요. 요새는 쇼케이스 때처럼 기분 좋은 설렘을 더 느껴요. 무대를 반복하면 할수록 조금씩 여유가 생기고 여기서는 이렇게 바꿔볼까하는 마음도 들어요. 조금 더 능청스럽게 해보고도 싶습니다.”
이번 앨범 활동을 하며 팀에서 금발을 맡았다고 장난스럽게 웃은 소연. 무대 경험이 쌓여갈수록 팬들에게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자연스럽게 늘어나지 않았을까. 무대 콘셉트에 맞는 표정이나 제스처들을 어떻게 하는 편인지 물어봤다.
“헤어스타일에 신경을 많이 써요. 올림머리를 해서 러시아 백작부인이라는 별명을 얻었을 때는 우아한 느낌을 살리려고 했습니다. 특히 ‘목표는 너야 너’ 부분을 부를 때 카리스마 있는 눈빛으로 도도하게 하려고 노력했고요.”
소연은 같은 ‘푱푱’을 부르더라도 어떤 헤어스타일을 하고 무대에 오르냐에 따라 그날 표정이 달라진다고 했다. 백작부인일 때 시크했다면 최근 들어서는 귀여운 매력을 좀 더 보여주려고 한단다.
“최근에 뿌까 머리 같이 귀여운 스타일링을 할 때는 밝게 웃으면서 하는 편이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파트가 ‘타겟은 너’인데 앉아서 귀여운 표정을 지어요. 아쉽게도 카메라에 잘 안 나와서 직캠을 보면서 만족하곤 해요.”
최근 JTBC 노래경연프로그램 ‘걸스피릿’에서 활약한 소연은 어느덧 데뷔 2년차가 된 가수답게 보컬로서의 자부심과 열정도 넘쳐보였다. 데뷔 전 롤모델이 박효신과 빅뱅 태양이었던 그는 선배들의 영향으로 흑인 음악을 즐겨 듣기도 했다고. 소연은 요즘 소녀시대 태연의 직캠을 즐겨보는 등 다양한 장르의 여러 뮤지션들을 꾸준히 접하며 자신만의 보컬 색을 찾아가고 있었다.
“데뷔 초반에는 무조건 크게만 불러야 하는 줄 알았어요. 그렇게 부르면 목만 상하고 저의 매력을 어필할 수 없는 것 같더라고요. 이제는 호흡을 많이 섞어가면서 제 목소리를 찾아가는 중입니다. 제 목소리의 개성이 많이 뚜렷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여러 장르를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르에 맞게 디테일을 신경 쓰면서 노래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워낙 음악 쪽으로 재능이 뛰어나서일까, 소연은 노래를 부르는 것뿐만 아니라 만드는 것에도 관심을 드러냈다. 기계 다루는 법이 아직은 능숙치 못하지만 작곡가의 도움으로 함께 작업을 하는가하면, 그때그때 생각나는 단어를 적어놓는 등 틈날 때마다 작사에 매진하는 중이기도 하다. 언젠가는 꼭 자신의 사연이 담긴 노래를 대중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그는 미래의 자신을 모습을 어떻게 상상하고 있을까.
“저의 모든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죠. 그런 거 있잖아요. 어떤 노래를 들으면 공감이 가서 ‘맞아, 그랬었지’ 하고 추억을 회상하는 거요. 그게 사람의 목소리가 가진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공감을 통해 추억을 회상하게 할 수 있는,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이미 가수로서 자신의 길을 훌륭하게 개척해나가고 있는 소연이지만 혹시나 가수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었을지 상상해봤다.
“어렸을 때부터 꿈을 가수로 잡아놨기 때문에 가수가 되지 않았어도 음악에 관련된 일을 했을 것 같아요. 노래를 찾아 듣는 것을 워낙 좋아하니까 음반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든 어쨌든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춤도 워낙 좋아하니까 댄스 강사를 했을 수도 있죠. 아, 오디션 반에 있었다고 했잖아요. 그 오디션 반에 있는 선생님이 됐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인터뷰의 시작부터 끝까지 내뱉는 단어들은 달랐어도 함의는 동일했다.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만이 그를 채우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를 둘러싼 상황이 어떻게 변한다고 해도 소연은 끝까지 가수의 길을 걸었을 것이란 짐작이 들었다. 그런 그를 가수로서 대중 앞에 설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이 바로 라붐이다.
“저에게 라붐은 의미가 많아요. 집이라고도 할 수가 있겠고. 푹신한 의자이기도 하고. 어쨌든 제가 있어야 할 자리라고 생각해요. 제가 ‘걸스피릿’을 혼자 하면서 느낀 게 멤버들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정말 크거든요. 있으면 저도 모르게 안심이 되고 서로 기대면서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어요. 멤버들을 떠나 홀로 하니까 많이 외롭기도 하고 불안감도 있었습니다. 그걸 이겨내야 될 수도 있겠지만, 우선은 제가 있어야 되는 자리라는 라붐이라고 생각해요.”
2년의 시간동안 라붐의 일원으로 다양한 음악을 소화해온 소연. 그가 꿈꾸는, 대중들에게 기억되고 싶은 라붐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무대나 노래나 한번 들으면 한번 보면 잊히지 않는 그런 사람들 있잖아요. 딱 영상 한번 보면 그 3분에 빨려 들어서 ‘와~’하고 돌려보게 만드는 그런 그룹이 됐으면 좋겠어요. 다시 보고, 다시 듣고 싶은 팀이요.”
▶라붐의 ‘핫데뷔일기’, 두 번째 이야기는 오는 9월 27일에 공개됩니다.
양지연기자 jy4429@ 사진 양지연 기자 jy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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