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더킹 투하츠’ 이승기 “시청률 보다 더 어마어마한 것 얻어”
기사 등록 2012-06-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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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조정원기자]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내 여자라니까’로 전국의 누나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사랑 고백을 했다. 이후 그는 KBS1 ‘소문난 칠공주’의 황태자 역,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차대웅 역, ‘찬란한 유산’의 선우환 역 등으로 연기자로서 합격점을 받았다. 그는 이어 KBS ‘해피선데이-1박 2일’, SBS ‘강심장’ 등의 예능 프로그램서도 종횡무진 활약하며 멀티테이너로서 실력을 과시했다.
그가 이번에는 MBC ‘더킹 투하츠’의 ‘무개념 왕자’ 이재하로 색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더킹 투하츠’는 이미 방송 전부터 흥행 보증수표 이승기와 하지원의 만남으로 팬들의 기대를 모은 바 있다. 하지만 첫 방송의 성적만큼 그 끝은 화려하지 못했다.
“저에게 있어 ‘더킹 투하츠’는 연기를 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질 수 있게 해준 작품이었어요. 마치 시청률 40프로짜리 드라마를 두 개 한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됐어요.”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만난 이승기는 얼마 전 종영한 ‘더킹 투하츠’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첫 방송 시청률이 수목극 1위를 차지했던 만큼 그의 기대도 컸으리라.
“첫 방송부터 시청률이 높았던 작품들을 여러번 해봤지만, 이번처럼 가다가 떨어지는 것은 처음 봤어요. 처음엔 당황도 하고 ‘이 최고의 조합에서 왜 시청률이 떨어졌을까’라는 생각도 해봤어요. 하지만 작품 특성상 주제가 남북 통일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전 연령층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원-이승기 조합에서 시청자들이 기대했던 건 로맨틱이었는데, 다소 무겁거나 진지한 부분이 많았던 것 같아요.”
# 이재하에게 김항아란?
이승기는 극 초반 하지원에게 ‘나쁜 남자’였다. 그는 비아냥거리면서도 우월한 비주얼로 진지한 표정을 짓고 항아(하지원 분)에게 설레는 분위기로 골탕을 먹이곤 했다.
“이재하가 보였던 극 초반의 철없음은 정말 철이 없던 때였어요. 이후 재하의 모습은 알고 일부러 그랬던 거죠. 왕이 돼야했고 국제 정서를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에 깐죽거리면서도 왕족의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아야 했기 때문에 표현하는데 있어서 더욱 어려웠어요. 그러지 않으면 이재하의 모습은 철없는 일반인처럼 비춰질 테니까요.”
가족의 죽음, 가장 믿었던 사람의 배신 등을 통해 철부지 왕자는 의젓한 왕이 됐다. 무너지려는 그를 잡아준 건 무뚝뚝하고 터프하지만 누구보다 여리고 섬세한 마음을 가진 항아였다.
“재하 캐릭터는 그에게 벌어진 일들만 봤으면 스트레스로 진즉에 죽었을 것 같아요. 가족이 죽고 배신을 당하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버틸 수 있겠어요. 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게 해준건 바로 항아라는 존재였죠. 이재하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 것도 항아가 죽겠다고 할 때잖아요. 항아는 재하에게 있어 삶의 가장 중요한 존재였어요.”
한국 드라마 특성상 멜로는 필수 조건이다. 그렇기에 ‘더킹 투하츠’의 주인공 재하와 항아의 러브스토리는 극에서 빠질 수 없는 장면 중 하나였다.
“남자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만 바라보면 된다고 생각해요. 이런 모습들을 시청자들이 봤을 때 더욱 재미있어 하는 것 같고요. 더욱 극적인 장면이 된다고 생각해요.”
이승기의 이러한 생각이 팬들에게 전해졌을까, 두 사람의 멜로 연기는 항상 세간의 중심에 서 있었다.
# ‘인간 이승기’의 삶
브라운관에서 비춰지는 이승기의 모습은 ‘바른 생활’ 그 자체다. 문득 ‘인간 이승기’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진다.
“제 삶의 신조는 ‘진짜가 가장 중요하다’에요. 겉으로 보이는 건 오래 못가는 것 같아요. 사람은 무조건 진심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같이 인텔리한 인원이 많은 사회에서 가짜는 금방 들통나거든요.”
이승기가 전하는 자신의 모습은 ‘바른 생활’이 아닌 ‘진실된 생활’이었다. 한 예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이승기의 선행’이 올라왔을 때 그는 이렇게 대처했다.
“추석 명절이었던가 기사가 올라와 있었어요. 제가 분리수거를 하는데 주변에 있는 것까지 다 치운다는 내용의 글이었어요. 그건 제가 한 일이 아닌데 덕분에 이미지는 엄청 좋아졌었죠. 그래도 아니라고 쿨하게 인정했어요. 만약에 집에서 설거지를 하지도 않는데 밖에서 잘 한다고 하면 어머니가 얼마나 상처받으시겠어요.(웃음)”
많은 연예인들이 언론이나 주변에서 만들어준 이미지 때문에 고민하고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이에 이승기는 거기에 자신을 맞추지 않고 진실된 모습으로 자신의 모습을 어필하려고 노력 중이다.
“비록 이런 제 모습에 팬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전 그렇게 행동할거에요. 나중에 가식적인 모습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 얼마나 화나겠어요.”
인간 이승기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일과 운동이다. 그는 일로 스트레스를 잊으며 좋아하는 축구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얼마 전에 수근이형이랑 풋살 경기장에서 축구를 했는데, 발목이 다 나가는 줄 알았어요. 뛰는 것을 워낙 좋아하거든요. 또 일은 계속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처음엔 힘들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일을 해야 에너지가 난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어요. 일을 갑자기 안하면 100% 아픈 것 같아요. 아직까진 일을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 이유 있는 악역, 언제나 OK!
‘진실남’ 이승기가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는 아이러니하게 악역이었다. 하지만 거기에도 어느 정도 그만의 기준이 있었다.
“악역에도 장르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듯이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악역중에도 ‘이 사람이 악역이 될 수 밖에 없었구나’라는 캐릭터라면 언제든지 도전해 보고 싶어요. 무차별적인 잔인함이 아닌 이해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면 배역은 상관없어요.”
연예인에게 있어 그동안 쌓아왔던 이미지를 무너뜨리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법도 하다. 이승기는 이에 대해 두려워하면서도 또다시 도전하려 한다.
“제가 연예인을 금방 하다 말 건 아니잖아요. 항상 똑같은 모습만을 보여주면 팬들도 질릴거에요.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욕심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누나’를 부르던 소년은 어느덧 청년이 돼 있었다. 그에게는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있어 꼭 거쳐야 할 관문이 남아있었다.
“군대는 무조건 갈 생각이에요. 아직 언급이 조심스러운 건 시기 문제죠. 정확하게 언제 가겠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제 마음속 시기는 정해놓은 상태죠. 연예인이었다가 일반인으로 돌아가는 것이 두렵긴 하지만, 선배들이 포석을 잘 닦아 놓으셔서 괜찮을 것 같아요.”
현재도 그렇고 미래도 그렇고 이승기는 아직도 성숙의 과정을 거치며 어른이 돼 가는 중이다. 가수로서, 배우로서, 예능인으로서 그가 선보이게 될 앞으로의 모습에 기대를 가져본다.
조정원기자 chojw00@ 사진 송재원 기자 su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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