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이 영화!]유해진표 코미디 ‘럭키’가 通했다면? ‘트럭’-‘대배우’-‘나인야드’

기사 등록 2016-10-17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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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시선을 이끄는 이 영화, 내 취향은 어느 정도 저격할까.’ 문득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영화를 볼 것인지 거를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을 당신을 위해 이슈데일리 기자들이 유사한 성격의 작품들을 꼽아본다. 연결고리가 흡족한가. 그렇다면 이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편집자 주>




[그렇다면 이 영화!] 이번 주에는 영화 ‘럭키’(감독 이계벽)를 중심으로 꾸며보겠다. 지난 13일 개봉한 ‘럭키’는 대한민국 명품 조연으로 손꼽히는 배우 유해진이 첫 원톱 주연으로 나서 그 전환점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금껏 100% 웃음 사냥을 자랑하는 특유의 코믹 연기로 수많은 영화들을 장식해온 그이기에 이번 작품에서 펼쳐질 코믹 장면의 향연에 기대감이 더해진다.

‘럭키’는 잘 나가던 킬러 형욱(유해진)이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진 뒤 기억을 잃고 무명 배우 재성(이준)과 뒤바뀐 인생을 살게 되는 과정을 코믹하게 담아냈다. 극 중 유해진은 마흔여섯 살의 냉철한 킬러 형욱과 서른두 살의 단역 배우 재성, 두 캐릭터를 오가며 남성미 가득한 카리스마부터 소탈하면서도 백치미 묻어나는 면모까지 다채로운 연기를 모두 소화, 끊임없는 시선 강탈을 이끌어낸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럭키’는 지난 16일 1158개의 상영관에서 69만 4116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개봉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중. 개봉 4일 만에 누적 관객 수 200만 명 이상(200만 2930명)을 돌파한 ‘럭키’는 어떤 영화와 맥락을 같이 할까.




# 유지윤 기자 - ‘트럭’(감독 권형진, 2007)

'럭키'를 통해 유해진의 가장 큰 무기인 유쾌함을 맛봤다면 '트럭'을 통해 '유해진표 스릴러'도 한 번 확인해보시라. 2008년 개봉한 '트럭'은 권형진 감독의 작품으로 시체를 버려야만 하는 트럭운전사 (유해진 분)의 생존본능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위험한 남자 (진구 분)의 살인본능이 24시간 동안 숨막힐 듯 절묘하게 그들의 질주를 담아냈다. 유해진이 아픈 딸을 가진 철민 역으로, 부성애를 연기했다. 유해진과 함께 호흡을 맞춘 이는 진구로, 연쇄살인마로 분했다.

아쉽게도 '트럭'은 성적이 그리 좋은 작품은 아니다. 54만 485명에 그쳤다. 하지만 유해진의 첫 주연작인만큼, 그의 연기의 결만 놓고 본다면 손색없는 영화다. 당시 할리우드 소재를 충무로에서 풀어냈다며 기대를 많이 모았지만 허점 있는 스토리가 발목을 잡았다. 우리에게 웃음을 주고 기분 좋은 존재감을 발산하는 유해진, '트럭'에서만큼은 웃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유해진의 극과 극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트럭'을 추천한다.




# 한해선 기자 - ‘대배우’(감독 석민우, 2016)

킬러로서 화려한 삶을 망각하고 무일푼의 무명배우 재성으로 제 2의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는 형욱. ‘대배우’에서 20년차 무명배우 장성필(오달수)이 처한 현실과 상당히 닮아있다. 두 인물은 모두 대배우를 꿈꾸지만 같은 야망을 지닌 자들이 널리고 널린 세계에서 꿈을 이루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두 영화는 모두 코미디 장르로 분류되어 있으면서도 드러나는 톤과 전개 방식은 사뭇 대비된 느낌이다. 형욱은 잠재된 액션 본능 덕에 비교적 단기간에 주목받는 배우가 되지만, 메소드 연기를 위해 자학까지 감행하는 성필은 배우 생활 지속 불능의 위기를 맞게 된다. 각 주인공의 목표 근사치에 따라 ‘럭키’는 코미디, ‘대배우’는 드라마적 성격이 강하게 나타난다.

한국 영화계를 이끄는 명품 조연 둘 유해진과 오달수가 해당 작품들을 계기로 원톱 주연에 나섰다는 공통점이 존재하는 가운데, 무명배우에서 고군분투하는 흔적이 이들의 그간 행보를 재조명하는 것 같다. 덕분에 두 영화는 현실감 있는 배우들의 연기로 극의 진정성이 배가되며 진한 페이소스가 담긴 웃음과 감동이 전해진다. 여기에 각 영화를 연출한 이계벽 감독, 석민우 감독 모두가 과거 박찬욱 감독의 사단이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 성찬얼 기자 - ‘나인야드’(감독 조나단 린, 2000)

사실 ‘럭키’와 ‘나인 야드’의 공통점은 킬러, 그 외에는 없다. 하지만 ‘럭키’를 보면 볼수록 ‘나인 야드’만큼 잘 어울리는 영화도 없다고 확신하게 됐다. 코미디의 발생시키는 요인도 다르고 극적인 전개와 구성도 다르지만 그럼에도 ‘럭키’와 ‘나인 야드’는 배우의 이미지를 극대화시키며 발상의 역전을 보여준다는 점이 유사하다.

알다시피 유해진은 대중들에게 유쾌한 이미지가 훨씬 친근한 배우다. 그럼에도 그는 ‘럭키’에서 시종일관 진지한 무표정으로 연기를 펼친다. 그 ‘진지함’이 코미디의 가장 근본적인 방식임을 알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나인 야드’는 다소 진지한 이미지의 브루스 윌리스에게 은퇴한 킬러 지미 튤립 역으로 다소 느긋한 성격을 부여한다. 이는 다소 서툰 페튜 페리의 오즈 역과 완벽한 시너지를 발휘해 영화를 재치 있게 이끌어간다. 두 명배우가 펼치는 ‘킬러’ 연기는 이처럼 상이한 듯 자신들의 색을 표현하며 작품의 재미를 더한다.


(사진=‘럭키’, ‘트럭’, ‘대배우’, ‘나인야드’ 포스터 및 스틸)

 

한해선기자 chu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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