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얼의 영화읽기]7월 마지막주, 열대야 식힐 작품은? '인천상륙작전'VS'제이슨 본'
기사 등록 2016-07-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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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역대 최고의 대결이 아닐까. 리암 니슨, 이정재, 이범수라는 최강의 출연진을 내민 영화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과 9년 만에 첩보요원 제이슨 본으로 돌아온 맷 데이먼의 '제이슨 본(감독 폴 그린그래스)'가 같은 날 개봉하며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다. 전쟁의 분기점을 다룬 작품과 한 개인의 기억과 추격전을 다룬 작품 중 관객들의 어떤 작품에 손을 들어줄까.
# 스케일은 그대로, 심리는 섬세하게 '인천상륙작전'
'인천상륙작전'은 전쟁이란 역사적 사건을 거시적으로, 동시에 미시적으로 보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한국전쟁에서 가장 큰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인천상륙작전을 소재로 하면서도 단순히 거대한 전면전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이 작전을 위해 적진으로 뛰어들어야만 했던 첩보부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인천상륙작전'이 실질적인 전쟁의 스케일에만 집중했다면 오히려 영화적인 특색은 더 평면화됐을지 모른다. 이미 전쟁물이라면 드라마로도 거대한 스케일을 보여주는 외국작품들과의 경쟁력에서도 무리가 갔을 것이다. 그러나 '인천상륙작전' 제작진은 독특하게도 그 내부에 작전의 성공을 위해 죽음을 무릅쓴 병사들의 이야기를 함께 해 한국전쟁 당시의 숭고함과 치밀한 심리전을 곁들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내용을 담았기에 배우들이 맡은 배역들 역시 보다 입체적인 성격으로 그려진다. 명실상부 '믿고 보는' 배우인 이범수와 이정재는 북한과 남한의 군인으로 만나는 만큼 전혀 다른 면모로 연기력을 과시한다. 이범수는 북한 사투리와 러시아어를 공부하고 몸무게를 7kg 증량할 만큼 배역에 대한 집요할 정도의 분석을 가해 신념에 모든 걸 내건 북한군 인천 방어사령관 림계진 역으로 완벽 변신한다. 이정재는 정반대로 그의 부대에 위장 잠입한 해군 첩보부대 대위 장학수 역을 맡아 연기력과 흥행성을 모두 잡은 그만의 독특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그래도 가장 이목을 집중시키는 건 헐리우드에서도 단연 독보적인 존재감을 내뿜는 리암 니슨의 더글라스 맥아더이다. 여러 서적과 다큐멘터리를 분석해 맥아더 장군의 성격을 면밀히 파헤친 리암 니슨은 표정이나 습관 등으로 맥아더 장군을 그대로 모사해낸다. 거기에 그의 압도적인 연기력이 더해져 전쟁의 중압감을 짊어진 장군이란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한다.
# 그가 다시 돌아온 이유는? '제이슨 본'
배우로서 탄탄대로를 밟아온 맷 데이먼이지만 제이슨 본 역만큼은 정말 특별했을 것이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액션물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은 물론, 과묵하면서도 과거의 기억에 고통스러워하는 인물을 표현할 만큼 성숙한 연기력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07년 삼부작의 마지막이었던 '본 얼티메이텀' 이후 '본 레거시(감독 토니 길로이)'처럼 외전으로 넘어갔던 시리즈임에도 다시 돌아오기로 결정했을 것이다.
물론 이번 '제이슨 본'은 맷 데이먼의 복귀만이 전부가 아니다. '맨몸 액션'과 핸드헬드의 묘미를 사실상 최고조로 이끌었던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의 감독 폴 그린그래스 역시 감독직으로 복귀했다는 것이 화룡점정인 셈이다. 그는 '본 얼티메이텀'에서 오토바이 체이싱 장면, 자동차 추격 장면 등으로 긴장감을 자아낸 만큼 이번 작품에서도 라스베가스 속 추격전으로 영화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오랜만에 돌아온 시리즈인 만큼 반가운 요소는 바로 낯익은 테마송이다.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사용돼 대중들에게 익숙한 모비(Moby)의 'Extreme Ways'이 '제이슨 본' 버전으로 다시 돌아온 것. '본 얼티메이텀'에서도 엔딩곡으로 사용돼 가장 인상적인 음악으로 기억되는 이 곡을 팬들은 물론 이번 편으로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관객들까지 뇌리에 박힐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맷 데이먼과 다시 돌아온 줄리아 스타일스는 물론, 이번 편으로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과 기대감을 높인다.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프랑스 배우 뱅상 카셀과 진중한 연기력의 소유자 토미 리 존스, 그리고 '엑스 마키나'와 '대니쉬 걸'로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알리시아 비칸데르까지. '제이슨 본'의 긴장감을 끌어주는 탄탄한 배우들의 호연이 영화의 몰입도를 더한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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