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무당]‘터널’ 예고편 본 후...하정우와 오달수는 결국 만날까?

기사 등록 2016-07-2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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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양지연기자] ‘영화무당’은 영화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화제작들의 예고편을 장면마다 꼼꼼히 살펴보고, 제작진이 미처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를 기자들의 시선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코너다.<편집자주>

‘영화무당’ 다섯 번째 시간에는 오는 8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터널(감독 김성훈)’을 다뤄보겠다. ‘터널’은 영화 ‘끝까지 간다’로 치밀하고 완성도 높은 연출력을 인정받았던 김성훈 감독과 어떤 영화에서든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는 배우 하정우의 만남으로 개봉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왜 ‘이정수’ 일까?

이 영화는 딸의 생일 케이크를 사서 집에 돌아가던 평범한 가장이 갑자기 무너진 터널에 고립되면서 시작한다. “하도 대리점 이정수입니다”라는 대사로 등장한 하정우는 성사된 계약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등 주위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소시민임을 나타낸다. 감독은 ‘평범한’ 이정수를 주인공으로 설정하며 너와 나 누구라도 그와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하도터널에 들어서는 하정우. 그는 갑자기 자신의 뒤와 앞에서 터널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는 것을 보게 된다. 잠시 화면이 암전된 후 실제 뉴스 속보를 보는 것 같은 방송 화면이 나타난다. 앵커의 “대한민국의 안전이 또 다시 무너졌습니다”라는 멘트는 우리 사회에 이미 많이 일어났던 재난 사고를 떠올리게 한다.

또한 이어지는 “개통된 지 한 달이 채 안 된 터널이 처참히 무너져 내렸습니다”라는 앵커의 멘트는 눈에 보이는 성과나 결과만을 중요시 해 정작 가장 중요한 안전에 신경 쓰지 않는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을 꼬집는다. 예고편을 보는 내내 그동안 우리가 겪어왔던 전국적인 재난 사고가 겹쳐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감독은 ‘이 영화와 우리의 현실은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끊임없이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하정우의 ‘디테일 연기’ 이어질까?

다행히 무너진 터널 속 하정우는 살아있다. 주인공이니 당연하다. 곧이어 이 영화의 또 다른 축인 오달수가 나타난다. 그는 “대책반 김대경입니다. 우리가 사람 구하는 데는 대한민국 최고 베테랑입니다”라며 하정우에게 희망을 심어준다. 그 말에 정말 힘을 얻은 건지 하정우는 터널 내에서 버티기 위해 나름의 준비를 한다.

그는 생존에 꼭 필요한 생수를 챙기고 떨어지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축구 유니폼을 겹쳐 입는다. 유니폼 등에 새겨진 ‘거미손’이라는 단어를 보니, 그는 아마도 축구 실력은 조금 떨어져서 골키퍼를 맡고 있지만 열의는 가득한 조기축구회 회원이었을 것 같다. 그야말로 특별할 것 하나 없는 흔하디 흔한 아버지의 모습이다.

이어 머리를 지키기 위해서인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인지 어쨌든 머리 위로 자켓을 쓰는 모습에서는 하정우의 전작 ‘더 테러 라이브’가 떠오르기도 한다. 혼자 남겨진 재난 속 오직 자신의 판단만으로 목숨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오버랩 되면서 이번에도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그의 디테일한 연기가 빛을 발할지 궁금증이 인다.

다음 장면에서는 장관이 등장한다. 장관은 “대한민국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라는 대통령님의 지시에 따라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하지만 왠지 미덥지는 않다. 장관이 하정우 아내인 배두나의 손을 맞잡을 때 쉴 새 없이 터지는 카메라 셔터 소리, 그리고 무너진 터널 앞에서 찍는 ‘기념사진’ 때문일까. 그가 정말 하정우의 목숨을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생사확인은 어떻게?

그리고 드디어 하정우의 위치가 공개된다. 오달수는 “환풍기 밑에 이정수씨가 있다”며 지도를 펴놓고 작전을 계획하는 등 최선을 다해 구출하려 한다. 둘은 전화로 끊임없이 소통한다.

배우들은 실제로 촬영날이 아닐 때도 서로 많은 통화를 했다고 한다. 영화와 현실의 경계가 없을 정도로 몰입한 그들의 연기는 영화 속에서 끈끈한 정으로 표현되며 더욱 큰 감동을 주지 않을까 싶다. 극중 하정우와 오달수는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이지만 그 누구보다 서로 만나기를 고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더욱 무너지는 터널, 그리고 구조하기 힘든 상황에 많은 사람들이 하정우를 포기하기 시작한다. 그 상황에서도 그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오직 그의 아내와 오달수뿐. 배두나의 “살아 있으면 어쩌시려고”라는 대사를 통해 하정우와 연락이 끊긴 상황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하긴 터널 안에서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계속 핸드폰을 충전할 수 없었을 테니 당연하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오달수는 하정우의 생존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 한 명 아직까지 살아있다고요”하며 독단적으로 차를 타고 터널에 들어가는 모습은 확신이 없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 여기서 조금 추측해보자면, 오달수는 환풍구를 통해 하정우가 살아있음을 확인했으리라 본다. 하정우의 미약한 숨소리, 혹은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환풍구를 통해 나오지 않았을까.


#해피엔딩vs새드엔딩

결말은 어떻게 될까. 감독의 전작인 ‘끝까지 간다’를 떠올려봤지만 쉽게 예상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굳이 ‘궁예’를 해 보자면 무사히 살아났음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예고편 마지막 장면, 터널 안에서 돌덩이를 치우는 오달수의 얼굴과 무너진 잔해들 사이로 뛰쳐나오는 하정우의 모습이 인상 깊게 남기 때문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상상해보자. 전화로만 소통했던 하정우와 오달수. 둘은 드디어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떨리는 눈망울, 환희에 벅찬 표정. 오달수는 하정우에게 이렇게 묻지 않을까? “혹시 하와이에 가신 적 없으세요?”라고 말이다.(영화 ‘암살’ 참고)

(사진=쇼박스 제공)

 

양지연기자 jy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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