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가 만난 사람들]정우성-윤여정-이재용 감독-스피카 김보형-김기덕 감독-모그 음악감독

기사 등록 2016-10-02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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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이슈데일리 기자들은 매주 새로운 스타들을 만난다. 영화, 드라마, 가요 등 다양한 계기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작품을 떠나, 스타의 새로운 이면을 보게 된다. 그래서 이슈데일리는 스타가 아닌 ‘사람’으로 그들에게서 느낀 점들을 풀어보기로 했다. <편집자 주>

# 정우성 (성찬얼 기자)

굉장히 변칙적인 사람이다. 원체 '잘생김'의 대표주자이긴 하지만 실제로 그를 만나면 '잘생겼다'라는 생각 이전에 다양한 그의 모습에 놀라게 된다. 때때로 그는 함박웃음을 머금고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반대로 작품에 대해 진지한 분석으로 새로운 접근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는 '잘생긴 배우'라는 관념보다 그야말로 '정우성'이란 느낌이 훨씬 강하다. 이날도 그는 '아수라'에 원체 많은 신경을 쓰다보니 건강이 좋지 않았음에도 신중하게 대답을 이어가고 동료배우에 대한 많은 칭찬으로 인터뷰를 알차게 채워나갔다.

# 윤여정 (한해선 기자)

인터뷰하는 기자를 위해 테이블에 다양한 종류의 견과류를 대량으로 예쁘게 담아온 정성이 먼저 눈에 띄었다. 안경을 낀 채 중간 중간 삶은 옥수수를 하나씩 뜯어먹는 모습이 꼭 우리네 엄마 혹은 할머니와 다를 바 없이 친근한 모습이었다. 먼저 편안함으로 다가오니 필자도 ‘선생님’에 대한 약간의 긴장감을 어느 정도 풀 수 있었다. 인터뷰 초반부터 “이재용 감독에게 욕을 바가지로 하면서 지금은 진정이 좀 됐다”며 ‘죽여주는 여자’의 촬영 고충을 토로하는 솔직하고 거침없는 입담에서 윤여정식 유머가 한껏 느껴졌다. 50년 연기 인생을 되짚으며 현재의 연기를 논하면서는 “내가 좋아하는 감독, 작가와 일하는 것에서의 사치를 부리고 싶다”, “나는 연기적 측면에서 굉장히 많이 오염돼 있다. 하지만 최대한 다른 역할을 통해 미장을 해보려 한다”는 말로 자신에 대한 객관적 통찰, 뜨거운 열정을 여전히 불태우고 있었다. 지금까지도 스스로의 커리어에 도전하는 정신을 젊은이로서 본받고 싶었다.

# 이재용 감독 (한해선 기자)

‘정사’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 ‘다세포 소녀’로 성(性)을 탐구하던 이재용 감독은 이번에 ‘죽여주는 여자’로 노인 성매매에 죽음까지 더하며 터부시 되는 사회문제를 다량으로 꺼내들었다. ‘여배우들’ ‘뒷담화:감독이 미쳤어요’로 모큐멘터리 실험 정신까지 갖춘 그의 정신세계가 실은 너무나 궁금했다. 괴인이리라는 예상과는 사뭇 다르게 실제로 만난 이재용 감독은 담담한 말투로 솔직함을 소신 있게 전하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작품세계를 되짚어보며 “이야기가 세련되게 끝나는 걸 들키는 게 싫다. 이상한 강박이 있다”는 말로 그저 꾸밈없기를 바랐다. 어쩌면 그것이 거침없는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던 감독만의 원기였는지 모른다. 그렇게 그는 우리들이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삶 속 욕구, 그리고 이면에 자리한 허망함을 동시에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었다.

# 스피카 김보형 (한동규 기자)

스피카의 김보형은 최근 자신감에 차 있는 모습이였다. 낯가림이 많았던 그는 ‘걸스피릿’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층 여유로워 보였다. 김보형은 “예전에는 낯을 많이 가려서 말도 잘못했는데 요즘은 한결 편해진 것 같아요”라며 싱긋한 미소를 나타내며 대화를 이어갔다. 항상 수줍었던 그의 얼굴에서 이제는 털털함까지 묻어나오니 왠지 더욱 매력적이었다. 김보형은 노래와 스피카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해 보였다. 김보형은 노래는 이렇게, 스피카는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등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당당한 가수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었다.

# 김기덕 감독 (한해선 기자)

20년간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계에 지속적으로 ‘충격’을 선사한, 경악스러운 상상력을 지닌 김기덕 감독이기에 범접하기 힘든 비범함과 독기로 숨조차 쉴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 그를 처음 보자마자 든 생각은 ‘의외로 유(柔)하다’였다. 유수 영화제부터 작품 속 철학까지 조곤조곤하게 이야기를 늘어놓는 모습 속에서 자만이 아닌 자신감, 거장의 소신이 와 닿았다. 초기에 인간 내면에 대한 보고를 작성한 것에서 점차 한반도 문제를 꺼내든 것에 몇몇 팬들은 실망하기도 했다는 얘기가 나오자 지금까지 자신이 제기하고자 한 문제들은 거의 다뤘기 때문이며 현재의 관심사가 지금의 작품으로 나오고 있다는 설명으로, 변질이라기보다 확장된 세계관임을 망설임 없이 전했다. 아주 확실한 부분은, 작품처럼 감독 개인 역시 두려움이 없다는 것이었다. 반면 인터뷰 중간 일명 ‘엄마 다리’(한쪽 다리를 모으고 앉는 것)를 하기도 하며 기자들이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내고 그것들을 쉼 없이 받아 적자 이 모든 말이 다 기사로 나갈 수 있냐며 신기해하는 모습으로 수더분한 인간미를 느끼기도.

# 모그 음악감독 (성찬얼 기자)

음악을 좋아하지만 영화음악과는 거리가 좀 멀기에 처음 인터뷰를 준비하며 무척 불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모그 음악감독은 음악뿐만 아니라 영화 작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김지운 감독과는 '악마를 보았다' 이후 꾸준히 인연을 이어왔기에 그에 대한 애정과 친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밀정'을 작업하는 동안 느껴던 감정과 시간들을 솔직하고도 편안하게 들려줘 영화를 보다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가이드'이기도 했다.


(사진=이슈데일리 DB, CJ엔터테인먼트·CGV아트하우스·NEW 제공)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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