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이 영화!]이 영화들이 좋다면 ‘노트북’도 취향저격...‘이터널 션샤인’ ‘아이리스’ ‘미스터 노바디’

기사 등록 2016-10-24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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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시선을 이끄는 이 영화, 내 취향은 어느 정도 저격할까.’ 문득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영화를 볼 것인지 거를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을 당신을 위해 이슈데일리 기자들이 유사한 성격의 작품들을 꼽아본다. 연결고리가 흡족한가. 그렇다면 이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편집자 주>


그동안 ‘극한 상황’과 마주했던 관객들을 위한 선물처럼, 극장가가 ‘착한 영화’에 빠졌다. 개봉 이후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는 ‘럭키’는 물론이고 19일 ‘미스터 캣’, 20일 ‘걷기왕’이 개봉하며 심신이 지킨 관객들에게 위로를 하고 있다. 특히 재개봉작이면서도 관객수도 순항 중인 작품, 이번 주 [그렇다면 이 영화!]의 주인공은 2004년작 ‘노트북’이다

꾸준히 연기의 폭을 넓히며 활약 중인 라이언 고슬링과 ‘로코퀸’ 레이첼 맥아담스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커플로 등장하는 ‘노트북’은 멜로 영화 팬들에겐 ‘전설 아닌 레전드’로 뽑힌다. 또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을 원작으로 해 영화가 끝난 뒤에도 더욱 놀라운 여운을 선사하기도 한다.

24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의 집계 결과 ‘노트북’은 21~23일 42주차 주말박스오피스에서 3만 2127명을 동원하며 6위를 차지해 멜로영화에 목말라있던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줬다. 아래에 나열할 작품들이 마음에 들었다면 오랫동안 사랑받는 멜로 영화 ‘노트북’ 역시 마음에 들 것이다.


# 유지윤 기자 - '이터널 선샤인' (감독 미셸 공드리, 2004)

많은 사람들이 '노트북'을 인생 멜로 영화로 많이 꼽는다. 여기에 버금가는 할리우드 대표 멜로작 '이터널 선샤인'을 함께 추천한다. 두 영화의 분위기와 주인공들의 색깔은 분명 다르지만, 보는 내내 따뜻함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영화로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볼 만한 키워드를 던져주는 영화로 추천한다.

장애물을 넘고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 끝까지 있어주는 '노트북'의 노아의 방식과 조엘의 방식은 확실히 다르다. '이터널 선샤인'의 조엘(짐 캐리)은 사랑했던 그녀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슬렛)이 자신을 보고 알아보지 못하자, 아픈 기억을 지워준다는 라쿠나 사를 찾아가 자신에 대한 기억을 지운 것을 알게 된다. 이후 조엘도 클레멘타인에 대한 기억을 싹 다 지운다. 서로에 대한 기억에 없는 두 사람. 그러나 다시 처음 만난 것처럼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터널 선샤인'은 기억은 삭제해도 마음은 남는, 결국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는, 물리적으로 어찌할 도리가 없음을 말한다. 결말을 아는 사랑이라도 멈출 수 없는, 그렇기에 그것이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다.


# 한해선 기자 - ‘아이리스’(감독 리처드 이어, 2001)

청춘의 사랑을 변치 않고 노년까지 이어가는 것은 요즘 세태에서 굉장한 기적이다. 상대가 불안정한 처지에 놓이고서는 언뜻 ‘외사랑’의 형태로 변하기도 하지만, 결국 이들은 한결같다. 아니, 더욱 애틋해진 것 같다. ‘노트북’의 노아(라이언 고슬링, 제임스 가너)가 앨리(레이첼 맥아담스, 제나 로우랜즈)를 소나무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며 지켜주는 모습을 보다보니 ‘아이리스’의 존(휴 보네빌, 짐 브로드벤트)과 아이리스(케이트 윈슬렛, 주디 덴치)가 생각나더라.

두 커플은 모두 첫눈에 반해 강한 이끌림으로 빠르게 서로에게 빠져든다. 비록 ‘노트북’에서는 앨리 부모의 극심한 반대와 제2차 세계대전, 그녀의 약혼으로 장애물이 여럿 존재했지만, ‘아이리스’에서는 아이리스의 심한 자유분방함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순탄한 사랑을 이어왔다. 하지만 노년에 두 여인에게 갑작스레 찾아온 알츠하이머는 남편들을 순간 절망에 빠트린다. 그럼에도 두 영화의 ‘사랑꾼’들은 그녀들의 투정과 상실감을 묵묵히 들어주고 받아주며 곁을 지킨다. ‘노트북’이 젊은 시절의 사랑 이야기에서 시작해 이를 들려주는 노인 부부의 모습으로 점차 확장시키는 반전 형태의 전개라면, ‘아이리스’는 노인 부부의 안타까운 현재를 진행시키며 동시에 과거의 찬란한 기억을 끄집어낸다. 알츠하이머라는 극한 상황과 행복의 파편을 교차하는 두 영화는 고귀한 로맨스의 진한 감동과 긴 여운을 남긴다.


# 성찬얼 기자 - ‘미스터 노바디’(감독 자크 반 도마엘, 2009)

‘엥, 이 무슨 뜬금없는 SF야’라고 할 수 있겠지만, ‘노트북’은 멜로 영화라고 규정하기 이전에 진한 사랑에 따르는 선택에 관한 영화로도 볼 수 있다. 앨리가 노아와 론(제임스 마스던) 사이에서 갈등하는 순간들은 사랑이란 감정을 떼놓더라도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인생의 기로를 결정짓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미스터 노바디’가 줄곧 강조하는 선택과 일맥상통한다. 이 영화에선 서로 다른 선택 속에서 살아가는 아홉 가지 인생이 끊임없이 교차돼 한 인간의 삶 속 무수한 가능성이 드러난다. 기본적으로 SF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지만 이 영화의 중심에도 ‘사랑’이 담겨져있음은 당연하다.

물론 ‘노트북’처럼 관객이 꿈꾸는 ‘사랑’의 무결성을 보여주진 않는다(사실 ‘노트북’도 끼적대는 순간을 참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지만). 그러나 ‘미스터 노바디’는 그보다 현실적인, 관객이 실제로 부딪힐 수밖에 없는 선택의 순간들을 사랑의 상대를 통해 보여주기에 이 작품이 좋았다면 ‘노트북’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보다 접근성이 쉬운 작품이라면 ‘나비효과(감독 에릭 브레스·J. 마키에 그러버, 2004)’를 생각해보자).


(사진=글뫼, 코리아픽처스,노바미디어, 브에나비스타코리아, 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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