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얼의 영화읽기]생일 맞은 '터줏대감', 톰 행크스-실베스타 스텔론
기사 등록 2016-07-1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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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한국에서도 '터줏대감' 배우 안성기가 극장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헐리우드에서도 두 터줏대감의 소식이 많은 영화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바로 톰 행크스와 실베스타 스텔론이다. 톰 행크스는 9일(현지날짜 기준), 실베스타 스텔론은 7일 환갑과 칠순을 맞았다. 각자 '포레스트 검프'와 '록키'라는 미국의 아이콘이었던 이 배우들이 벌써 환갑, 칠순이란 건 짠하면서도 기쁜 일이기도 하다. 무사히 연기인생을 달려온 이 두 배우들의 작품을 다시 한 번 짚어보자.
# 미국 근현대사의 이야기 '포레스트 검프', '람보'
두 배우가 비슷한 시기에 생일을 맞이했지만 정작 작품들을 통해 갖는 포지션은 상당히 상반된다. 먼저 톰 행크스는 1994년 '포레스트 검프(감독 로버트 저메키스)'로 단번에 미국의 대표스타로 발돋움했다. 그 이전에도 '빅(감독 페니 마샬)' '필라델피아(감독 조나단 드미)'로 인기와 연기를 모두 갖춘 배우이긴 했지만, '포레스트 검프'라는 영화 때문에 그는 가장 미국적인 배우라는 타이틀을 받을 수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포레스트 검프'가 미국 근현대사를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락앤롤부터 베트남전, 히피 문화 등 역사적 혼란기에도 한 여자에 대한 순정과 자신만의 명쾌함으로 삶을 살아가는 포레스트 검프를 톰행크스는 완벽하게 소화해 이후 '아폴로 13' '라이언 일병 구하기'로 필모그라피를 이어간다(심지어 그는 '토이스토리'에서도 카우보이 우디 목소리를 맡았고, '심슨 더 무비'에서는 그랜드캐년을 설명하는 장면에 본인으로 출연한다).
반면 실베스타 스텔론은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 영화배우로 유명해지기 전까지 많은 고난이 있었다. 의료사고 때문에 언어장애와 안면신경마비를 앓기도 했고 배우를 시작하고 나서도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소프트 포르노에도 출연한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그런 그가 직접 쓴 시나리오, '록키(감독 존 G. 아빌드센)'가 제작되고 일약 스타덤에 올라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 된 것도 어쩌면 운명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록키' 이후 그의 또 다른 대표작 '람보'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미국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대한다. 베트남 전쟁 참전 군인인 람보가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겪으며 미국사회의 변두리를 맴돌게 되는 이 작품에서 그는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지적하고 미국의 폭력적인 실상을 드러낸다. 액션 영화의 대명사인 것과 달리 람보 1편 '퍼스트 블러드(감독 테드 코체프)'는 이처럼 진중한 반전(反戰)물이다.
이렇게 '아이콘'이지만 서로 다른 의미를 갖는 두 배우, 이런 행보는 차후 작품들로도 이어진다. 그야말로 '전방위' 배우인 톰 행크스와 '액션 장인' 실베스타 스텔론의 길은 각자에게 배우라는 것이 어떤 것임을 드러낸다.
# 심지어는 다큐까지, 여기는 '지구 파괴'하는 액션 어벤져스
톰 행크스의 대표작 중 하나는 바로 픽사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다. 그는 이 작품에서 우디 역으로 3부작 전체에 출연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제작을 발표한 4편에서도 출연할 예정이다. '우디 그 자체'인 톰 행크스는 그 깊이있는 목소리로 내셔널지오그라피 드라마 '킬러 링컨', 다큐멘터리 '위대한 황야 - 달에서의 걸음'에서 내레이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과는 '폴라 익스프레스'로 모션 캡쳐 연기도 선사했고, '톰행크스의 일렉트릭시티' '밴드 오브 브라더스' 등 연출에도 꾸준히 도전하며 배우로서의 역할을 계속 넓혀나가고 있다.
반면 실베스타 스텔론은 보다 자신의 영역에 딱 맞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는 몇 번의 넘어짐 끝에 2006년 '록키 발보아'와 2008년 '람보4:라스트 블러드'로 자신이 사랑하는 캐릭터를 다시 부활시키며 원조 팬들의 환호를 모으기도 했다.
그리고 익히 알다시피 '액션계의 어벤져스'라 할 수 있는 '익스펜더블'도 그의 뚝심이 없었으면 성사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이 작품을 3편까지 이끌어가면서도 동시에 '크리드(감독 라이언 쿠글러)'라는 작품에서 '코치 록키 발보아'로 출연해 현세대와 다음 세대를 아우르는 액션계의 '영도자' 같은 면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환갑과 칠순을 맞이하고도 '열일'하고 있는 두 배우는 각각 '설리(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람보5(감독 실베스타 스텔론)'으로 계속 그 기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두 헐리우드 터줏대감들의 열연이 관객들에게 어떤 감동을 선사할지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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