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예슬의 가요방정식] 신곡 공개, 왜 ‘자정’에 하나요?

기사 등록 2016-10-1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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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몇 년 사이, ‘자정족’이 늘었다. 자정족이란, 자정에 발매되는 신곡을 듣기 위해 잠을 청하지 않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최근 음원사이트에 공개된 대부분의 신곡들은 자정에 공개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잠이 든 자정, 음원사이트는 깨어있다. 그리고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낸다. 최근 음반을 낸 그룹은 물론, 솔로 가수까지 대부분 자정 공개를 택했다. 특히 아이돌 그룹은 오후 11시, 네이버 V앱이나 개인 방송 등을 통해 자정에 공개되는 신곡을 홍보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순위를 예의주시한다.

이처럼 자정에 음원을 공개하는 일이 많아진 이유에 대해 한 가요 관계자는 “음원사이트 차트 ‘줄 세우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자정에 음원이 공개되면, 일반 이용자들이 드물기 때문에 차트 변화가 크게 없으면서, 자연스럽게 순위가 올라가는 덕을 볼 수 있다.

또 새벽 시간대에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아침 시간대에는 많은 이들이 들어보는 효과로 이어진다. 음원차트 상위권에 안착되면 많은 이들이 신곡에 호기심을 가지고 한 번 씩 들어보기 때문이다. 이 효과는 ‘깜짝 1위’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가요 관계자는 “과거에는 정오에 발매되는 곡들이 많아 그 시간대를 피해 자정 공개를 택했다”라며 “장르 특성상 자정 공개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감수성이 높아지는 시간대에 신곡을 낸다면, 음악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발라드곡일 경우, 새벽 감성과 잘 어울려 차트 순위에 반영이 된다. 아이돌 음악일 경우, 팬층이 ‘스트리밍(인터넷에서 음성‧영상‧애니메이션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기법)’을 통해 차트 줄 세우기를 노려 상위권에 안착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이유에서 음원차트 ‘왜곡’이라는 날 선 비판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불과 음원공개 당일만 해도 주요 음원사이트 차트 1위를 휩쓸던 곡이 3일이면 차트 내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3일 천하’라는 소리도 종종 나올 정도다.

자정, 정오 공개와 반대되는 노선을 걸은 경우도 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블랙핑크는 8월 8일 오후 8시에 맞춰 새 앨범 ‘스퀘어 원(SQUARE ONE)’을 공개한 것. 공개 직후 타이틀곡 ‘휘파람’은 한 시간 만에 주요 음원사이트 4곳(엠넷, 지니뮤직, 올레뮤직, 벅스)에서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정오 공개는 단순히 줄 세우기만을 노린 것이 아닌,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평가될 수 있다. 반짝 효과를 거두는 것 또한 또 하나의 전략이 된다는 점이다. 정오, 자정 시간대 상관없이 ‘좋은 음악’을 찾아 듣는 것은 대중의 선택이니 말이다.


(사진=이슈데일리DB)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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