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퍼펙트게임' 제작사 장원석 대표, 열정과 진정성으로 투혼을 불사르다

기사 등록 2012-01-0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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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홍수연기자]

'퍼펙트 게임'의 투혼이 빛나는 연말이었다.

대작들의 연이은 개봉에 흥행경쟁의 불꽃이 튀는 요즘 '퍼펙트 게임'은 배우들의 열연과 감동적인 스토리로 관객 100만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들의 경쟁으로 대작들도 주춤했고, 다양한 유통창구를 통해 많은 이야기들이 '퍼펙트 게임'에 집중됐다.

이슈데일리는 신년을 맞아 '퍼펙트 게임'의 제작사 장원석 대표를 만나 그동안 궁금했던 점들을 묻고 그의 새로운 희망을 들어봤다.


-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퍼펙트 게임'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처음 '퍼펙트 게임'의 시나리오를 받게 된 건 비스티보이즈를 통해 절친이 된 배우 마동석씨로부터다.
그는 나에게 좋은 시나리오가 있는데 제작을 몰라서 그러니 한번 봐달라고 했다.
우선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다. 이런 이야기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야구라는 경기 이면에 담겨있는 선수들의 노력이 감동적이었다.
시나리오를 읽으며 나도 울었다. 이런 시나리오를 만날 수 있는 건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전부터 작고하신 최동원 감독님과 선동렬 감독님을 존경하고 있었다.


- '퍼펙트 게임'에 담겨 있는 진정성과 열정에 대해 정리해 달라.

두 분은 사실 천재가 아니었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였다.
선동렬 감독님은 투수시절 최고가 되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했다.
최동원 감독님도 책임감 강한 연습벌레로 유명했다.

'퍼펙트 게임'은 스포츠선수의 진정성에 대한 이야기다.
투수에게 15회 완투?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만 가능한 일이다.
혹사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당시의 시스템이 그랬다.
그러나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는 정신에 감동의 코드가 담겨있다.
'퍼펙트 게임'을 통해 나는 이렇게 열정적으로 살았는가라고 자문해보기도 했다.

관객들에게 '퍼펙트 게임'의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과 세상에 울림을 주는
영화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지경부 장관도 '퍼펙트 게임'을 보고 그동안 잊고 지냈던 열정을 찾았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

시사회 때 이회창 총재도 참석하셨다.
총재께서는 원래 야구 마니아셨고 시사회가 끝나고 나서 영화가 좋았다고 말씀해주셨다.

시사회가 끝나고 최동원 감독님의 유가족들이 너무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심지어 최동원 감독님의 어머니께서는 스크린 안에서 열연하는 조승우를 보며 어릴 적 아들을 보는 것
같았다고 말씀하셨다.
최동원 감독님의 조카들은 말로만 들었던 큰 아버지의 삶을 보고나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공효진씨는 '퍼펙트 게임'은 천만관객의 영화다라는 말씀을 해주셨고,
하정우씨도 국가대표처럼 진정성이 담긴 영화라고 극찬을 해주셨다.


-박희곤 감독에게 '퍼펙트 게임'은 '인사동 스캔들' 이어 2번째 영화다. 감독이 말하는 '퍼펙트게임'은 어떤가.

한마디로 최동원 감독님에 대한 헌정과 선동렬 감독님에 대한 응원이다.
뜨거웠던 87년이었다. 갈등의 순간 극점에 두선수가 온몸을 불사르며 화합을 이끌어내는 이야기다.
진심을 다하면 주변에 부수적인 장애물들은 사라지게 된다는 메세지를 담았다.


- 제작과정은 어땠나.

박희곤 감독이 3년 동안 조사작업을 했다. 영화의 진정성은 그곳에서 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박희곤 감독은 초등학교 때 야구를 했고 공교롭게도 어릴 때 최동원 감독님의 지도까지 받은 적이 있는데
자리에 누워계시던 최동원 감독님을 뵙고 자신을 기억하시냐고 물어보며 눈물을 흘렸다.
이 영화는 오래된 기억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다.


-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블라인드 시사회를 통해 나온 결과에서 연기부분은 만점에 육박했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평이 너무 좋았다.

조승우씨가 금테안경과 롯데 유니폼을 입었을 때 관계자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빙의된 듯 했다. 이미 그는 영화촬영 이전부터 마인드 세팅을 끝낸 것 같았다.
더욱 놀라운 건 양동근씨는 '퍼펙트 게임' 촬영 이전에 공을 한 번도 던져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동렬 감독님의 투구 폼을 따라 하기 위해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배우들에게는 빠른 습득력이 있는 것을 이번 기회에 다시 깨닫게 됐다.
배역을 소화해야 한다는 강한 니즈가 집중력을 높여주는 것 같다.


-김용철 감독과 최동원 감독이 원래 그렇게 앙숙이었나.

아니다. 김용철 감독님이 최동원 감독님보다 1년 선배다. 실제로는 영화처럼 그런 관계가 아니었다.
김용철 감독님께서는 설정에 대해 이해해주시며 동의서까지 써주셨다.
김응룡 감독님께서는 구두로 동의해 주셨다.

야구 골수팬들이나 관객들 일부가 영화와 사실이 다른 요소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사실 시나리오의 초고는 사실과 같았다.
그런데 야구를 모르는 사람에게 '퍼펙트 게임'의 메시지가 전달될까라는 고민에 맞닥뜨리게 됐다.
그렇기 위해서는 대중적인 요소가 필요하다는 결정이 내려졌고 그래서 드라마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 실제 재연에도 특히 신경을 쓴 듯하다. 아닌가.

그렇다. 당시의 시대상황을 재연하기 위해 애썼다.
조승우가 열연한 최동원 감독님의 고등학교 시절 장면은 실제 모교인 경남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진행됐다.


- 선동렬 감독에 대한 아버지의 열정적인 지원에 대한 내용과 스카웃 에피소드 등은 빠진 듯하다.

유년시절의 선동렬 감독님에 대한 부분과 최동원 감독님에 대한 에피소드들 중에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배제한 부분이 있다.

최정원씨도 최동원 감독과 선동렬 감독의 맞대결과 다른 취재기자만의 애환이 담긴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편집돼 안타깝게 생각한다.


- 여성관객이 더 늘어나야 할 것 같다.

'퍼펙트 게임'은 지난주부터 터닝 포인트를 지나고 있다. 야구영화라는 선입견이 있는 상황이다.
또 연말에 블록버스터급 영화들과의 경쟁이 쉽진 않다.

물론 여성관객들이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그들의 평점이 더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남성관객과 여성관객의 비율은 6:4정도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퍼펙트 게임'이 개봉하기 전에 최동원 감독님이 작고하셨다.
촬영 중에도 최동원 감독님께서 많이 응원해주셨는데 소식을 접하고 많이 슬펐다.
그분에게 누가되지 않게 하기 위해 책임감을 느끼며 요즘 일하고 있다.

'퍼펙트 게임'이 많은 예산을 투자한 것은 아니지만, 울림이 있는 영화라고 믿고 있다.
개봉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 한국영화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영화에 대해 기회도 주지 않는다는 현실과 관객이 늘어나고 있지만 개봉할 수 있는 극장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너무나 안타깝다.

 

홍수연기자 hsy@ 사진 백성현 기자 stha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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