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덕혜옹주', 허진호 감독의 저력 빛나다

기사 등록 2016-07-3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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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소준환기자]오래도록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8월의 크리스마스'는 허진호 감독의 첫 장편영화이자 대표작이다. 이 작품에는 허감독 특유의 감성과 휴머니즘이 담겨있다. 그는 일상을 섬세하게 바라봄으로써 '삶의 단편'을 감성적으로 파고들기 때문. 이런 허진호 감독이 올 여름 극장가에 영화 '덕혜옹주'로 돌아온다. 그의 전작들의 강점을 통해 분석했을 때 '덕혜옹주'가 한층 더 기대되는 이유를 살펴봤다.

1. 억지가 아닌 자연스러움



'덕혜옹주'는 일본에 끌려가 평생 조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역사가 잊고 나라가 감췄던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같은 시대극은 사실적인 표현과 출중한 연출이 핵심일 수밖에 없다. 역사적 사건에 근거했다는 점과 이를 바탕으로 극의 풍성함을 그려내야 하기에 그렇다. 다시 말해, '덕혜옹주'는 감성적인 시대극으로 풀어내야 그 진면목을 전달할 수 있는 것.

허진호 감독은 전작인 '8월의 크리스마스'-'봄날은 간다'-'외출' 등을 통해 인물들의 감정 변이와 갈등을 맞았을 때의 심화를 탁월하게 드러낸 바 있다. 특히 그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한석규(정원)의 시한부 설정과 함께 '존재와 시간'을 진중하게 피력했다. '덕혜옹주' 역시 시대의 비극을 녹여내야하므로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입증된 허진호 감독의 터치는 '덕혜옹주'의 완성도를 저절로 짐작케 한다.



무엇보다 허진호 감독은 억지스러운 흐름이 아닌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 있다. 예컨대 전작 '봄날은 간다'에서의 상우(유지태)가 그려내는 멜로적 리얼리즘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공감력을 가졌다. 관객들은 그동안 억지스러운 설정과 전개가 난무하는 영화들에 지쳐있다.이런 가운데 '덕혜옹주'는 허진호 감독의 자연스러움이 빛날 수작으로 평가될 수 있다. 허진호 감독은 "열과 성을 다해 만들었으니 많이 기대해주시길 바란다"고 열의를 내비친 만큼 영화 속엔 그의 집중력이 한껏 발휘됐다.

2. 허진호 사단의 압도적인 연기력



한석규, 유지태, 이영애, 손예진, 배용준은 모두 허진호 감독과 작업한 바 있다. 작품 속 이들의 연기력은 모두 놀랍거나 만족스러웠다. 소위 '메소드 연기'가 허진호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특징이라고 보여질 만큼 리얼했고 압도적이었다. 이들은 영화 속에서 한 배역을 연기한다기 보단 그 배역으로 살고 있다는 인상을 남겼기 때문. 그야말로 관객들에게 충만한 몰입감을 선사한 것.

더군다나 손예진은 '외출'에 이어 '덕혜옹주'로 허진호 감독과 다시 만났다. 영화팬들 사이에서 이미 손예진의 '덕혜옹주'속 연기는 "역대급" 혹은 "인생 연기"라는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 감독은 배우의 연기를 디렉션해야 되는 위치에 있으므로 허진호의 디렉션은 무언가 특별한 점이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는 원래 잘하던 배우들을 더욱더 잘하게 만드는 '영화적 마술'같은 느낌이랄까.



허진호 작품에서는 처음 마주칠 박해일의 호연도 눈길을 끈다. 박해일은 영화 속 덕혜옹주를 평생 지키는 독립운동가 김장한 역을 맡았다. 그의 활약에 따라 극의 멜로를 비롯한 애절한 감정선이 좌지우지될 수 있는 캐릭터다. 박해일 역시 전작들을 통해 명불허전 연기력을 입증해왔다. 그렇기에 허진호와 만난 박해일의 연기력은 큰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이미 잘 하는 배우를 보다 더 잘하게 만드는 허진호 감독의 디렉션 때문이다.



이처럼 '덕혜옹주'는 허진호 감독의 걸작을 예상케 하는 강점들로 개봉 전부터 폭넓은 관심을 이끌고 있다. 리얼함을 필두로 탄탄한 스토리의 감각이 있는 허진호. 역대급 캐릭터와 연기를 예고하고 있는 손예진과 박해일. 이른바 허진호-손예진 표 '덕혜옹주'는 올 하반기 극장가에 깊을 울림을 줄 수밖에 없을 터. 이 영화는 우리의 아픈 역사 중 하나인 마지막 황녀에 대한 이야기면서 허진호 감독 감성세계의 집약체로 판단되기에 그렇다. 이와 함께 '덕혜옹주'의 아름다운 행보를 기대해본다. 오는 8월 3일 개봉.

(사진='덕혜옹주' 포스터, '덕혜옹주-8월의 크리스마스-외출' 스틸컷)

 

소준환기자 akaso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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