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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의 엔터플러스]아이유, ‘쿨한’ 소녀 뮤지션의 성장기

기사 등록 2014-03-2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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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이가영기자]2008년 16살의 나이에 ‘미아’로 데뷔했다. ‘마시멜로우’, ‘잔소리’로 주목 받는가 싶더니 ‘좋은 날’로 ‘빵 터졌다.’ ‘3단 고음’과 귀여운 외모로 단숨에 국민 여동생으로 떠오르더니 드라마 ‘드림하이’, ‘최고다 이순신’, ‘예쁜 남자’를 통해 안방극장까지 점령했다. 그리고 22살을 맞은 2014년, 가수 아이유는 현재 ‘쿨한 뮤지션’으로 자라났다.

특히 아이유의 쿨한 팬 사랑은 이미 팬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아이유는 비정기적으로 자신의 팬 카페에 나타나 댓글을 통해 팬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진다. 댓글을 통해 아이유는 쿨하면서도 아기자기한 팬 사랑을 보여준다. 아이유는 팬들과 ‘먹짤’ 배틀을 하고 신곡 스포일러를 하기도 한다. ‘여고라서 반에 언니 팬이 없어서 슬프다’는 팬에게는 ‘너 하나면 돼’라고 대답하다가도 ‘남팬도 나 하나면 돼’라는 팬에게는 ‘아니 그건 안 돼’라고 센스 있는 대답을 한다. 최근 2000일을 맞아 본인의 춤 실력에 대해 묻는 팬들에게 ‘시비 걸지 말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이러한 스물두 살 아이유의 쿨함은 건방짐보다는 자신의 일을 즐길 줄 아는 당당함에서 나온다. 아이유가 데뷔 전 여러 번 오디션에서 떨어졌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어렵게 데뷔 후에도 가창력을 강조한 데뷔곡 ‘미아’가 큰 반응을 얻지 못하며 어려운 시간을 겪기도 했다.

이 시간을 겪은 아이유는 단단한 ‘뮤지션’으로 자라났다. ‘국민 여동생’이라는 호칭에 “그냥 국민이 되고 싶다”고 대답할 만큼 아이유는 ‘국민 여동생’이라는 호칭에 초연한 모습을 보인다. 한창 예쁜 모습만 보이고 싶을 나이에도 아이유는 그보다 자신이 가진 뮤지션의 면모를 더 강조한다.

아이유는 지난해 말 열린 단독 콘서트에서 앙코르에 리앙코르를 거듭하며 앙코르 무대만 한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회사 입장에서 본다면 쌍수를 들고 반대할 일이다. 하지만 아이유는 자신의 음악적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아이유는 이에 대해 “그날 공연을 잘 못해서 관객들에게 죄책감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설사 소속사와 부딪히게 되더라도 자신의 음악적 소견만은 굽히고 싶지 않은 당찬 소녀로 자라난 것이다.

이러한 아이유의 고집은 최근 앨범 ‘모던 타임스(Modern Times)’에도 그대로 묻어있다. 2집 ‘라스트 판타지(Last Fantasy)’가 ‘너랑 나’를 통해 소녀와 여자 사이의 그 순간을 표현했다면 ‘모던 타임스’는 아이유를 완연한 여자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대부분의 트랙 속에서 아이유는 농익은 여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중에서도 아이유가 직접 작사 작곡한 ‘싫은 날’과 ‘보이스 메일(Voice Mail)’은 또 다른 아이유의 정체성을 보여주며 전체적인 앨범의 균형을 잡는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아이유가 프로듀서들과 대립해가며 얻어낸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아이유는 굳이 따지자면 정석대로만 행동하는 뮤지션은 아니다. 아무리 데뷔 7년차라도 자신의 음악적 소신을 당당하게 내세우는 것은 쉬운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유는 그렇게 한다. 놀라운 것은 그녀가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도 대중 역시 잃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분홍신’ 무대에서 스윙 댄스를 추며 노래하는 모습은 대중이 아이유에게 기대했던 ‘소녀’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유는 대중을 자신의 것으로 포섭했다. 이는 분명 아이유가 가지고 있는 소신 있음과 쿨함의 힘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아이유가 앞으로도 계속 ‘쿨한’ 아이유이기를 기대한다. 이 쿨함이 바로 아이유의 자립심을 만들어주는 원천이자 결과기 때문에.

이가영기자 kayoungire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