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영화이슈⑤]"가오가 없냐" 황정민-"모히또" 이병헌&한예종 출신 3인방의 활약
기사 등록 2015-12-2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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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소준환기자]올해 영화시장 상반기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분노의 질주: 더 세븐',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등의 외화 작품이 강세를 보이며 한국 영화시장에는 먹구름이 끼었다. 하지만 여름이 되자 해가 반짝 들었다. '연평해전'을 시작으로 '암살'-'베테랑'이 흥행을 연타 시킨 것. '암살'과 '베테랑'은 연이어 ‘쌍천만’이라는 기록을 보여주며 한국영화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폭제가 됐다. 하반기 '검은 사제들‘과 '내부자들'의 활약으로 한국영화계는 훈훈한 연말까지 맞았다. 이런 결과물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충무로를 이끌어가는 황정민, 이정재, 김윤석, 이병헌 등 중견배우들이 중심을 잡았기 때문이다. 올 한해를 빛낸 주역들의 행보를 정리해봤다.
# 충무로의 베테랑이자 내부자들
- 황정민, 관객 몰이도 '베테랑'
황정민은 '국제시장(감독 윤제균)'의 기세를 몰아 올 여름 '베테랑(감독 류승완)'으로 뜨겁게 돌아왔다. 황정민은 전작 '국제시장'에서 평범하지만 위대한 아버지인 덕수로 분해 1400만 관객들의 감동을 이끈 바 있다. 황정민이 '국제시장'에서 소시민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면 '베테랑'에서는 정의감 넘치는 광역수사대의 행동파 서도철을 화끈하게 연기했다.
사실 연기적으로 덕수와 서도철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다. '국제시장'-'베테랑'은 시대적 배경, 장르, 소재, 연출 스타일까지 모두 첨예하기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황정민이라는 배우의 섬세한 연기력. 그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관객들에게 설득시키는 방향으로 극을 이끌어갔다. '국제시장'에서는 덕수를 연기하지 않고 덕수로 살았다. '베테랑'에서도 마찬가지. 황정민은 자신의 캐릭터를 표현하지 않고 영화 속 캐릭터로 살아냈기에 놀라운 몰입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황정민은 현실 속 성적표로 자신의 연기력을 입증시켰다. 충무로 중견배우 중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고 평가되는 대목.
- 모히또로 사고 친 ‘내부자들’ 이병헌-백윤식-조승우
단언컨대 올 하반기 최고의 작품은 영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이었다. 개인사로 논란이 있던 이병헌이 주연인 안상구 역을 맡았고 오랜만에 주연으로 돌아온 조승우가 무족보 검사 우장훈 역으로 분했다. 논설주간 이강희 역으로 변신한 백윤식의 연기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사실 '내부자들'은 개봉 전부터 '청불' '이병헌' '웹툰 원작에 높은 기대치' 등으로 부담감을 껴안고 시작한 영화다. 그러나 '내부자들'은 이 모든 우려를 탄탄한 이야기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역전시켰다. 또 많은 영화 관계자들의 걱정과 한숨을 찬사와 감탄으로 바꿔놨다.
더군다나 '내부자들'은 지난 2010년 개봉한 청소년관람불가(이하 청불) 영화 '아저씨'의 관객수 628만 2774명의 기록을 깨고 역대 청불 영화 관객수 1위로 올라섰다. 그야말로 경이로운 흥행파워를 입증한 것. 2015년 한국 영화계를 ‘암살(감독 최동훈)’이 필두로 이끌었다면 2015년 한국 영화계의 유종의 미는 ‘내부자들’이 매듭졌다.
중견배우들의 활약에 비견되는 신인 여배우들의 행보도 빼놓을 수 없었다. 김고은-박소담-한예리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신기한 교차점은 올 한해 강세를 보였다는 점과 모두 ‘한예종’ 출신이자 외모 역시 ‘무꺼풀’이라는 흡사한 특성을 보인다는 것. 닮은 듯 닮지 않았고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은 세 사람은 2015년 극장가에 어떤 활약을 선보였을까.
# '한예종' 출신 ‘무꺼풀’ 여배우들의 강세
- 조용한 카리스마 신예, 김고은
김고은은 올 한해 매우 돋보였다. 그는 2015년 한 해에만 '차이나타운'에서 일영 역을 맡아 김혜수와의 환상적인 호흡을 펼쳤으며 '협녀, 칼의 기억'으로 복수를 꿈꾸는 검객 홍이 역을 맡아 호연과 함께 놀라운 존재감을, '성난 변호사'에서 이선균과 부딪히는 검사(진선민 역) 캐릭터를 소화하며 그동안 만나본 적 없던 매력을 선보였다. 김고은이 출연한 세 작품 모두 각기 다른 장르와 캐릭터였기에 김고은의 진면목을 드러냈다는 특징이 있다. 올 한해 김고은은 흥행면에서는 조금 아쉬웠지만 연기면에서 항상 색다른 면모를 보여준 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 김윤석과 어깨를 나란히 한 신예, 박소담
여름의 기세가 너무 치열했기 때문일까. 올 가을 극장가는 잠시 방황하고 있었다. 그런 시점에서 박소담은 '검은 사제들'과 함께 도착했다. 박소담은 극중 악령이 깃든 소녀 역을 맡아 단어 그대로 '열연'을 펼쳤다. 무엇보다 박소담은 올 한해 관객들에게 폭넓은 선택을 받았다. 이에 '검은 사제들'은 명실상부 박소담의 대표작으로 등극했다. 더군다나 박소담은 김윤석과 극중 악령-사제란 캐릭터로 첨예하게 싸웠다. 확장시킨다면 두 사람은 캐릭터뿐만 아니라 연기력으로도 대결한 셈이다. 영화 속 박소담의 연기력은 무려 중견배우 김윤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를 통해 드러나듯 박소담은 올 한해 대중들이 가장 주목한 신예로 평가될 수 있다.
-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 한예리
올 한해 끝자락에는 김고은과 박소담의 경계에 서있는 듯한 묘령의 여인이 나타났다. ‘극적인 하룻밤(감독 하기호)’으로 등장한 한예리. 올 한해 김고은과 박소담이 연애와 전혀 관련 없는 장르로 활약을 펼쳤다면 한예리는 연애를 집약적으로 다룬 캐릭터를 통해 승부수를 띄었다. 한예리는 극중 주위에서 흔하게 볼 법한 시후 역을 맡았으나 밋밋할 수 있던 캐릭터를 ‘한예리스럽게’ 승화시켰다. 그는 ‘과유불급’하지 않고 묵묵하게 자신의 성격을 캐릭터에 녹여냈다. 그의 연기력에는 고유함이 있었다. 이런 장점들을 통해 한예리는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이 창대할 신예로 전망된다.
2015년 한국영화계가 한걸음 도약한 것만큼은 확실하다. ‘쌍끝천만’, ‘대중문화예술상-대통령표창’ ‘청불 신드롬’ 등의 키워드가 이 주장의 모든 뒷받침이 된다. 올 한해 한국영화계의 행보를 이어받아 2016년 한국영화계의 판도는 어떤 놀라운 방식으로 펼쳐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준환기자 akaso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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