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누가 잘했나]그럼에도 미워할 수 없는, 영화 속 ‘푼수女’ 캐릭터들
기사 등록 2016-09-2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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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세상은 넓고 영화는 많다. 그리고 캐릭터들도 넘쳐난다.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인지도 모르는 그들을 하나의 주제에 놓고 선별해 볼 필요가 있었다. <편집자 주>
‘생각이 모자라고 어리석은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푼수’란 이럴 때 붙는다. 완벽에 완벽을 요하는 세상에서 푼수의 존재는 비웃음거리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영화에서 푼수 캐릭터가 빠지지 않는 건,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감초 역할을 이보다 더 톡톡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도 아닌, 곳곳에 나사가 풀린 푼수 캐릭터는 참 인간적이기도 해 지켜보다 보면 어느덧 귀여우면서 끔찍하게 사랑스러운 존재로 스며들기도 한다.
과거에는 주연 그늘에 가려지기 일쑤였던 푼수들은 최근 들어 나름의 충만한 매력이 인정받으며 점차 주인공으로 돋보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 중에서도 여심에 공감을, 남심에는 끊임없이 묘한 의문을 자아내는 영화 속 푼수녀들을 모아봤다.
# ‘미쓰 홍당무’(2008, 감독 이경미) 양미숙
대단한 미모를 자랑하는 것도 아닌데다가 감당 안 되는 곱슬머리,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빨개지는 안면홍조증에 걸린 미숙(공효진 분)은 오랜 외모콤플렉스로 이쁜 것들을 포함, 걸핏하면 속으로 세상에 불만을 쏟아내는 인물이다. ‘도끼병’과 ‘열폭’을 오가는 과대망상증 환자 미숙은 우연히 옆자리에 몇 번 함께한 서종철 선생(이종혁 분)을 향해 ‘나를 좋아하는 게 분명해!’라는 착각을 하기 시작하고, 어마 무시한 10년간의 짝사랑을 이어온다. 그러다 단지 예쁘다는 이유로 만인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이유리 선생(황우슬혜 분)과 서 선생 사이의 미묘한 기운을 감지한 미숙. 서 선생의 딸 서종희(서우 분)와 모종의 동맹을 맺고 복수극을 펼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질투하는 모습이 지극히 솔직해 그저 귀엽게 느껴진다.
# ‘굿바이 싱글’(2016, 감독 김태곤) 주연
만천하가 혀를 내두르는 푼수 A급 연예인 주연(김혜수 분). 스캔들 스케일도 A급이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참으로 얕은 역대급 백치미로 듣는 이들 연신 당황시키는 것도 모자라 나이가 들며 서서히 인기가 하락하고, 결혼할 거라 확신한 남자친구에게 차이자 자체 임신 스캔들을 일으키는 ‘똘끼’ 다분함을 자랑한다. 그 덕에 오롯이 뒷수습을 감내해야하는 이들은 주연의 친구이자 스타일리스트인 평구(마동석 분)와 소속사 식구들이다. 통제 불능 주연이 말이든 행동이든 일단 내지르면 주변인들은 안절부절 하며 뒷수습에 동분서주한다. 연신 ‘그래서 어쩌라고’를 의미하는 큰 눈을 깜빡이는 김혜수와 당황하고 투덜거리면서도 그를 내조하는 마동석의 케미가 귀여움을 경쟁하기라도 하는 듯하다.
# '브리짓 존스의 일기‘(2001, 감독 샤론 맥과이어) 브리짓 존스
영화에서는 멋진 두 남자 마크(콜린 퍼스 분)와 다니엘(휴 그랜트 분)이 등장하지만, 정작 가장 애착이 가는 건 브리짓 존스(르네 젤위거 분)다. 평범한 외모, 다소 풍만한 몸매, 알콜 중독에 골초인 그는 32년간의 독신 기록을 깨고 드디어 동시다발적으로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전성기를 맞는다. 각기 다른 매력의 변호사 마크와 출판사 직장 상사 다니엘 둘이 동시에 다가와 행복한 고민에 밤잠 설치기도 한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꼬이기 일쑤인 그에게 이번에도 상황은 쉽사리 흘러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특유의 긍정 유쾌 마인드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브리짓에게 등장인물들뿐만 아니라 관객들 모두가 매료된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정도를 넘어 안타까운 처지까지 다다른 노처녀가 진솔하게 열정을 쏟는 모습은 공감, 위로와 더불어 묘한 힐링까지 선사한다.
# ‘스파이’(2013, 감독 이승준) 영희
푼수 중에 고수는 ‘(아)줌마 파워’를 보유한 푼수라. 기성세대가 보유한 절대 다수 이름 철수(설경구 분)의 아내 영희(문소리 분)로 소개될 때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철수가 대한민국 최고의 스파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불철주야로 일하는 통에 자기 몰래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지 궁금해진 영희는 철수의 일터에 잠입한다. 그 때문에 철수의 작전은 실패 위기에 놓이고, 영희가 우연히 만난 꽃미남 라이언(다니엘 헤니 분)과 달콤한 시간을 보내며 철수의 전화도 받지 않고 핑크빛 환상에 빠지는 통에 철수는 나라와 영희 모두 지켜야하는 운명에 놓인다. 남편 잡는 드센 아줌마에 ‘굿바이 싱글’ 주연 못지않은 민폐 캐릭터로 눈살 찌푸리게 할 수 있지만, 영희는 정감 넘치는 경상도 사투리와 차진 입담, 순간 카리스마 있게 돌변하며 펼치는 액션으로 관객들 마음을 점령한다.
(사진=‘미쓰 홍당무’, ‘굿바이 싱글’, ‘브리짓 존스의 일기’, ‘스파이’ 스틸컷)
한해선기자 chu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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