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남' 판타지 사극의 인기는 계속된다

기사 등록 2011-09-16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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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혜정기자] '퓨전 사극 열풍'이 뜨겁다.
KBS2 드라마 '공주의 남자'(이하 공남)를 비롯 MBC '계백', SBS '무사 백동수' 등이 대부분 퓨전사극이다.

퓨전사극의 특징은 기존 사극과 다르게 '사랑'이란 코드가 흥행의 주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또 '사랑'이란 요소를 넣다보니 역사적인 사실보다는 허구를 살짝 가미한다는 것도 기존의 것과 다른 점이다.

이와함께 현대극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젊은 스타급들이 출연하고 있다는 점도 그 이유중에 하나다.

이같은 기준을 가정으로 볼때 '공남'은 퓨전사극의 성공법칙을 철저히 따르고 있다.
새로운 각도에서 역사를 보고, 또 기존 사극에서 볼수 없었던 '사랑'이란 조미료를 적절히 첨가했기 때문이다. 또 박시후 문채원 청춘스타들이 출연하고 있다는 점도 여느 사극보다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기존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한 수양대군 캐릭터나 '동양판 로미에와 줄리엣'인 승유와 세령의 가슴아픈 사랑이야기가 '계유정난'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절절하게 펼쳐져 극적 긴장감까지 높이고 있다.

그동안 단종과 수양대군을 다룬 드라마는 셀 수 없이 많지만, 김종서 같은 이른바 고명대신의 자제와 옥좌를 노리는 수양대군의 딸을 전면에 놓고 이야기를 풀어나간 것은 가히 처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마디로 역사적 사실과 가공의 이야기가 절묘한 조합속에서 '퓨전사극'의 인기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어느 지점이 '허구와 사실'을 적절히 버무린 것일까?

어떤 야사에는 김종서의 손자와 수양대군의 딸이 세간의 눈을 피해 산 속으로 들어가 살았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김종서의 아들 김승유는 허구의 인물로 봐야 한다. 실록을 보면 세조는 공주를 하나 두었는데, 세령이 아닌 세령의 동생이 의숙공주로 나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역시 세령도 가공의 인물로 보인다.

결국 드라마에서 거의 유이하게 승유와 세령만이 가공의 인물인 셈이다. 그 둘을 빼놓고는 대부분 실존 인물이다. 예컨대, 승유의 벗이자 경혜공주의 남편으로 나오는 정종은 문종의 부마로써 실존 인물이다. 역사의 실존 인물들이 역사적 사건 속에서 이야기를 펼쳐나갈 때, 가공의 인물인 승유와 세령이 물밑에서 남몰래 로맨스를 키워가며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것이 그동안 단종과 수양대군을 다룬 다른 드라마들과의 차별점이다.

단종 퇴위와 수양대군의 왕권 찬탈은 익히 잘 알려진 역사적 사실이다. 이미 여러차례 드라마화 된데다, 계유정난을 비롯해 단종 퇴위, 그리고 사육신 사건 등은 그 과정이나 결과가 너무도 잘 알려진 역사적 사건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는 극적 긴장감을 이끌어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기존의 역사적 사실에 대립되는 정적 자제들 간의 사랑을 엮어 넣으므로써 딱딱한 사극에 드라마적인 요소가 더해졌다. 이렇듯 역사적 사실에 가공의 사실을 가미한 결과, 드라마틱한 요소가 풍부해졌고, 이로인해 한 편의 웰메이드 역사 드라마로 재탄생한 것이다.

수양대군을 향한 김승유의 원한이 깊을수록 세령은 아버지에게 대항하여 그를 지키기위해 필사적으로 몸을 내던지고 있다. 이렇듯 김승유와 세령 사이에는 절대 용서할 수도, 화해할 수도 없는 수양대군이라는 거대한 벽이 존재한다. 이러한 운명적인 삼각 구도는 아마도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남'이 인기를 끌수밖에 없는 요인인 것이다.

 

박혜정기자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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