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이 영화!]‘신비한 동물사전’과 접점을 지닌 ‘취향 저격’ 영화는?

기사 등록 2016-11-2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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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양지연기자] ‘시선을 이끄는 이 영화, 내 취향은 어느 정도 저격할까.’ 문득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영화를 볼 것인지 거를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을 당신을 위해 이슈데일리 기자들이 유사한 성격의 작품들을 꼽아본다. 연결고리가 흡족한가. 그렇다면 이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편집자 주>

조앤 K. 롤링의 판타지는 또 한 번 대중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전작 해리포터 시리즈 8편이 국내에서 총 2,800만이 넘는 관객을 기록한데 이어 동일한 세계관을 가진 ‘신비한 동물사전’(감독 데이빗 예이츠)이 지난 27일 누적관객수 339만 명을 돌파하며 인기몰이 중인 것.

‘신비한 동물사전’은 소설가 조앤 K. 롤링이 직접 각본에 참여한 ‘해리포터 스핀오프’다. 스핀오프란 원작의 세계관을 공유하면서도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오리지널 스토리를 만든 작품을 뜻한다. 때문에 ‘신비한 동물사전’에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해리포터가 살았던 시대에서 약 70년 전, 또 다른 마법사들의 매혹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1926년, 마법 동물학자 뉴트(에디 레드메인)는 신비한 동물들을 데리고 뉴욕에 도착한다. ‘노마지’ 제이콥(댄 포글러)과의 사건으로 동물들이 탈출하자 그는 또 다른 마법사인 티나(캐서린 워터스턴)와 동물들을 찾기 위해 모험한다. 한편 뉴욕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검은 존재’와 그를 쫓는 그레이브스(콜린 파렐), 그레이브스와 묘한 관계를 형성하는 크레덴스(에즈라 밀러)는 당시 뉴욕의 마법 세계를 더욱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흥미를 높인다.


# 한해선 기자 - ‘엑스맨’ 시리즈 (2000~)

‘신비한 동물사전’이 내포하는 메시지, 캐릭터들의 탄생과 갈등 과정을 보자니 ‘엑스맨’ 시리즈가 연상된다. 일단 두 영화에 나오는 주요 캐릭터들은 우리가 규정해 놓은 ‘일반인’ 범주에 해당되지 않는다. 애당초 비범한 능력을 타고난 이 소수자들은 대다수의 ‘인간’(혹은 노마지)으로부터 위협을 느껴 은둔하고, 가려진 공간에서 그들만의 독창적 세계를 건립한다. ‘엑스맨’에 초능력자들을 양성하는 자비에 영재 학교가 있다면 ‘해리포터’에는 호그와트 마법 학교가 있고,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한 ‘신비한 동물사전’에는 마법의회 MACUSA(Magical Congres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가 존재한다.

마법 같은 초능력, 초능력 같은 마법의 향연으로 두 영화는 한 순간도 시선을 떼놓을 수 없게끔 관객들을 매료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전무후무한 시각적 판타지를 매 캐릭터 등장마다 펼치니 상영시간 내내 완전히 다른 신세계를 영접하는 기분이다. 순간이동, 예지, 폭발, 물리적·화학적 변형, 거대 에너지 등의 활용이 꽤나 일맥상통하며 판타지의 미덕을 제대로 실현한다.

이 말도 안 되는 세계가 또 하나 흥미로운 건, 그들 역시 인간과 다를 바 없이 이데올로기 대립을 한다는 점이다. 공통된 외부 적을 둔 가운데 내부에서조차 서로 갈등하고 전쟁을 일으키는 모습은 우리를 비춘 거울과 같다. 이로써 ‘엑스맨’과 ‘신비한 동물사전’(나아가 ‘해리포터’까지)은 시각적 만족뿐 아니라 의미심장한 교훈까지 모두 갖춘 블록버스터 걸작으로 남게 됐다.


# 성찬얼 기자 - ‘킹콩’(2005, 감독 피터 잭슨)

시대배경이 비슷해서인지 몰라도 ‘신비한 동물사전’을 보고 있자니 자연스럽게 ‘킹콩’이 떠올랐다. ‘신비한 동물사전’이 1926년, ‘킹콩’이 1930년대이기에 보이는 영상의 느낌 때문이었나 싶다.

그렇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의외로 비슷한 점이 많은 두 영화이기도 하다. 먼저 현실에서 만나기 힘든 ‘동물’을 구현해낸 것만으로 관객들을 상상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물론 ‘신비한 동물사전’이 더 폭넓고 매력적인 것들을 보여주지만 ‘킹콩’에서도 특유의 야생적인 아우라를 뿜어내는 별별 것들이 다 나오기도 하니까,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다른 순 있어도 새로운 동물을 만난다는 건 일맥상통한다.

또한 근본적으로 인간과 동물의 교류가 두 작품의 중심에 있다는 것도 유사하다. ‘킹콩’의 콩은 앤 대로우(나오미 왓츠)와의 관계가 전부이긴 하지만 그 사소한 접점이 없었다면 이 영화의 중심 정서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신비한 동물사전’도 결과적으론 인간사회와 마법사회의 갈등을 고조시키는 미지의 것을 그리지만, 그 과정에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의 ‘동물사랑’이 없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 양지연 기자 - ‘대니쉬 걸’(2015, 감독 톰 후퍼), ‘케빈에 대하여’(2011, 감독 린 램지)

관객들이 ‘신비한 동물사전’에 더욱 열광하게 만든 데엔 영화 속 비상한 세계에 잘 녹아든 배우들의 몫이 크다. 그중 유독 시선을 끄는 두 배우가 뉴트 역의 에디 레드메인과 크레덴스 역의 에즈라 밀러다. 뉴트는 마법 학교 호그와트의 후플푸프 출신 마법사로, 특유의 선한 눈빛과 답답하리만치 대외적이지 못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뉴트의 매력을 더한 것은 다름 아닌 에디의 섬세한 연기력.

에디는 이미 2015년 ‘사랑에 대한 모든 것’으로 역대 최연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영화계에서 이름난 배우다. 특히 지난 2월 국내 개봉한 ‘대니쉬 걸’은 그를 또 다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리며 배우로서 위상을 드높인 바 있다. ‘신비한 동물사전’을 보고 에디 레드메인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면 ‘대니쉬 걸’을 통해 그의 색다른 매력에 빠져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런가하면 주연이 아님에도 주연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가 있으니, 그가 바로 에즈라 밀러다. 그는 오래전부터 해리포터의 ‘덕후’임을 자처, 해당 영화에 캐스팅 된 것을 무한한 영광이라고 표현하며 원작 팬들에게 흐뭇함을 안겼다. 그래서일까, ‘신비한 동물사전’에서 그는 어둡고 주눅 든 느낌을 완벽하게 살려내며 씬스틸러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의 독보적인 분위기를 좀 더 느끼고 싶다면, ‘케빈에 대하여’를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틸다 스윈튼과 호흡을 맞춘 그는 크레덴스 만큼이나 ‘조금 특별한’ 엄마를 둔 케빈 역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대니쉬 걸’과 ‘케빈에 대하여’는 비록 ‘신비한 동물사전’과 내용적인 면에서 크게 비슷한 점은 없을지라도, 해당 영화를 보고 뇌리에 남은 두 배우의 또 다른 매력을 느끼기 충분한 영화들이다

(사진=각 영화 스틸컷)

 

양지연기자 jy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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