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케치]‘사임당, 빛의 일기’ 윤상호 감독X박은령 작가가 밝힌 ‘이영애·송승헌·사전제작’

기사 등록 2017-01-1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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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배우 이영애-송승헌 주연의 새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가 곧 베일을 벗으려 한다.

조선시대 사임당 신 씨의 삶을 재해석해 그의 예술혼과 불멸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가 오는 26일 첫 방영을 앞두고 제작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대한민국 톱스타 이영애가 ‘대장금’ 이후 1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작품으로, 그의 고전미를 오랜만에 감상할 수 있어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는 SBS 새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극본 박은령, 연출 윤상호) 감독·작가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윤상호 감독, 극본을 집필한 박은령 작가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윤상호 감독은 “드라마 제작 기간이 오래걸렸는데, 드디어 이 자리까지 왔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와 함께 박은령 작가 역시 “굉장히 오래 끌어왔던 드라마다”라고 긴 제작 기간을 언급했다.

박은령 작가는 타임슬립 소재를 다룬 과정으로 “최근 방영된 드라마들이 타임슬립을 다뤄 이슈가 될 거라 생각은 했다. 2014년 7월 저작권을 등록하며 작품을 구상했다. 내가 제일 먼저 생각했는데 이미 많이 방영됐더라”고 설명하며 “18세기 풍양 조씨 한 여인이 쓴 ‘자기록’이라는 비망록이 있더라. 자기가 살아온 이야기와 병세로 쓰러지는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쓴 책이었다. 그 주인공의 손을 잡아주고 싶었다. 영화 ‘인터스텔라’처럼 현재 서지윤과 과거 사임당이 시공간을 뫼비우스의 띠로 얽히게끔 다뤄보고 싶었다. 그 간절함이 누구라도 들어줄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고 작품 구상의 남다른 배경을 덧붙였다.

윤 감독은 ‘사임당’의 중국진출 제동 사항에 대해 “저는 감히 말씀 드리건데, 저희 드라마 ‘사임당’을 만든 기획 의도에서 국민들의 자긍심과 좋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은 부분이 가장 컸다”며 “중국 문제가 발생해 한중 관계가 차가워져 아직 중국 방송 심의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라도 ‘사임당’을 전하고자 한다”며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해외진출 바람을 밝혔다.




한편 박 작가는 “세간에서 역사 속 사임당이라는 인물이 가장 작품화하기 좋은 인물이라는 평이 있었다. 사료들을 찾다보니 당대 율곡 엄마로 불리기보다 화가 신씨로 많이 불렸다. 그 분의 그림들 중 선호도에 의해 몇몇 작품만 살아남았을 뿐이다. 성리학 담론들이 견고하게 우파쪽으로 가면서 그 때 사임당의 이미지가 고착화됐다. 당시 조선 초기에는 결혼하면 친정의 재산을 자기가 관리한다. 사임당 신 씨도 재력이 있었다”며 “원래 7명의 아이들이 있는데, 저희 드라마에서는 4명만 다뤘다. 자기 예술을 하며 경제를 이끈 여인이 어떻게 고요하게만 살았을까 싶었다. 그 점에 주목하고 싶었다. 캐면 캘수록 채워질 수 있는 빈 자리가 아주 많았다. 결국 조선의 워킹맘 얘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역사 속 사임당의 진짜 모습을 전하려 했다.

이와 함께 박 작가는 “3년 정도 교도소 들어갔다 나온 기분처럼 어지러웠다. 큰 작품을 하면 머릿속에서 빨리 털어버리려 한다. 잊어버렸다가 다시 보니 굉장한 작품이더라. 블랙리스트에 오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의 규모를 언급했다. 여기에 윤 감독은 “안에 담겨진 색깔이 다 다르겠지만, 어떤 포맷을 쓴다고 해서 작품 의미가 퇴색될 것 같지 않다”며 “제가 사전제작을 많이했지만, 항상 고통스럽다. 방송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하는데, 특히 ‘사임당’은 30부작으로 제작하느라 그게 더했다. 작가와 감독이 계획한 궤도 속에서 이야기가 충실하게 흘러가는 것이 장점일 거다. 중국 시장을 의식하지 않고 완성도 있게 제작할 수 있는 것 같았다”고 사전제작의 장단점을 들었다.

이영애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에 대해 박 작가는 “현대와 과거 속 이영애를 모두 보여주고 싶었다. 짬뽕도 짜장도 먹는 메뉴가 있지 않느냐고 말했더니 영애 씨도 막 웃더라”며 “극 중 사임당의 모습이 영애 씨와 닮았더라. 화가 선생님이 영애 씨를 만나고 저와 따로 얘기하길, ‘소름이 쫙 끼치더라’고 하더라. 사임당에 매우 적합하며 더 이상의 다른 선택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윤 감독은 “핸드폰에 있는 많은 배우들 번호 중 가장 쉽고 편하게 누를 수 있는 배우다. 굉장히 소탈하다. ‘사임당’ 촬영 여정이 굉장히 길어서 힘들기도 많이 힘들었지만, 하루하루 이영애가 보여준 성실한 태도와 열정이 내게 많은 힘이 됐다. 너무나 인간적으로 좋은 배우임을 홍보하고 싶다. 사임당을 연기하며 녹아들어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배우 이영애의 민낯을 밝히기도 했다.

송승헌에 대해 박 작가는 “원래 남자 외모에 혹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마주 앉아 얘기하다 나도 모르게 ‘눈 속에 별이 있네요’라는 말을 하게 되더라. 남자는 역시 마흔이 돼야 무르익는구나 싶었다. 편집본을 보며 감독했다. 굉장히 멋있게 나온다”고 함께한 과정과 그만의 매력을 전했다. 윤 감독은 “‘사임당’ 드라마에서 남자는 그냥 따라가는 거 아니냐는 우려들이 있었다. 승헌 씨도 그 부분을 고민하다 어렵게 결정했다. 수염을 달아놓으니 생각보다 묘한 매력을 발산하더라. ‘사임당’을 통해 중후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캐스팅 과정과 함께 극 중 송승헌의 매력적인 모습을 자신했다.

제작비 부분에서 윤 감독은 “제작비가 많이든 것이 사실이다. ‘사임당’에 어마어마한 전투신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다른 여러 곳에서 보여드릴 게 많았다. 이전까지는 실시간 촬영을 하며 제작진과 배우들이 힘들어했지만, 사전제작이었기 때문에 그 점이 많이 보완됐다. 스태프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비용이 들었다. 자신한다. 어떤 드라마보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여유롭도록 비용이 쓰였다”고 말하며 화기애애한 촬영장 풍경을 언급했다.




이영애, 송승헌 외에도 이 드라마에는 박혜수, 양세종 등의 신인이 등장해 활력을 더한다. 윤 감독은 “많은 고심 끝에 두 배우를 캐스팅했는데, 시간이 지나고나니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더라. 두 배우가 첫 만남부터 신선한 에너지를 발산하더라. 양세종은 신인치고 연기를 참 잘 하더라. 박혜수 씨도 독특한 매력이 있더라. 그 분들은 이미 잘 될 것이라 생각하고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박 작가는 “내 철칙이 있는데, 처음 작업하는 사람과는 꼭 만나 본다.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캐릭터와 어떻게 어우러지는가를 고민한다. 그러면 대사 쓰기가 편하다. 양세종에게 대사를 읽어보라 하니 한 손을 벌벌 떨다가도 금방 마음을 잡고 안정감 있게 연기하더라. 신인이라 모르는 거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말했다. 혜수도 굉장한 청순함이 있더라. 본인이 악착같고 절박한 게 읽혀지더라. 믿고 가도 되겠다 싶었다. 앞으로도 잘 될 친구들”이라고 극찬했다.

윤 감독은 ‘사임당’이 사전제작 되는 점에 대해 “‘태양의 후예’의 성공으로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좋은 탄력을 받게 됐다. 앞으로 제작 환경에서 사전제작 드라마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여기에 그는 “사임당이 절대 가르치는 드라마는 아니다. 충분히 사임당의 인간적이면서 솔직한 모습을 담았다. 이영애가 현실과 과거를 넘나들며 폼 내지 않으면서 소박한 감성으로 시청자들을 흔들 것 같다. 그런 관점으로 바라봐주셨음 한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박 작가는 “훈장질하는 드라마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주연 이영애의 오랜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사임당’은 방영 전부터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미 시대극 ‘대장금’이 아시아와 아랍권을 열광케 한 터라 이번 작품의 해외 진출까지 노려볼 만하다. 게다가 이번에는 현대극이 섞인 퓨전 사극으로, 과거와 현대를 오가는 이영애의 1인 2역을 소화하는 변신 자체가 더욱 흥미를 자아낸다. 사임당 역으로는 고풍스럽고 우아한 분위기를, 서지윤 역으로는 귀여운 푼수 끼와 털털함으로 팔색조 매력을 완성시킨다.

송승헌은 이겸 역을 통해 어린 시절 사임당과의 운명적 만남부터 평생 그녀에게 헌신하는 로맨티스트 면모를 보일 예정. 꺼지지 않는 사랑과 불멸의 예술 양면으로 호흡하는 두 사람의 애틋한 로맨스가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전망이다.

여기에 ‘태왕사신기’ ‘비천무’ ‘탐나는 도다‘ 윤상호 감독, ‘앞집 여자’ ‘두번째 프로포즈’ ‘인생이여 고마워요’ 박은령 작가가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 이후 두 번째 의기투합으로 신사임당을 새롭게 풀이한다. 오는 26일부터 매주 수, 목 밤 10시 방송.


(사진=SBS 제공)

 

한해선기자 chu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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