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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열 PD가 본 '넝쿨당'의 성공요인

기사 등록 2012-10-09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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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황용희기자]최근 시청률 40%대를 육박하면서 주말드라마 최고봉에 자리잡고있는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넝쿨당)'(극본 박지은, 연출 김형석)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보고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한국 코미디 연출의 산증인 유수열 PD이다.

유수열 PD는 MBC 개국과 함께 공채1기 PD로 출발, 1세대 TV 코미디프로의 대명사인 '웃으면 복이와요'를 연출했다. MBC 제작본부장과 LA지사장을 역임한 그는 74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여전히 현장에서 직접 큐 사인을 던진다. 현재 유수열 PD는 활동하는 최고령 PD로서 위풍당당하게 현장을 누비고 있다.

유수열PD는 서글서글하고 인자한 눈에 반해 날카로운 시선으로 각종 신드롬을 낳고있는 '넝쿨당'에 강한 관심을 보이고있다. 그에게서 '넝쿨당'의 '성공 이유'를 들어봤다.

# 코믹한 상황과 개성있는 캐릭터

'넝쿨당'은 코믹한 상황을 통해 감동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차윤희(김남주)는 시집살이가 싫어 고아랑 결혼했으나 뒤늦게 남편의 가족을 찾게 되면서 뜻하지 않은 '시월드'(시댁을 비꼬는 신조어)로 끌려들어가게된다. 윤희는 할 말은 다하면서도 상황을 지혜롭게 풀어가는 여우 같은 며느리다.

유수열PD는 이에 대해 "'넝쿨당'에서 차윤희 역을 분하고 있는 김남주의 극중 모습은 차갑지만 당당함을 가지고 있는 커리어우먼이다. '넝쿨당'에서 김남주는 코미디언 못지않은 톡톡튀고 감각적인 대사를 연기하며 '차도녀'의 캐릭터 모습으로 시청자의 안방극장을 통쾌하게 웃음바다로 만든다"고 말했다.

김남주 뿐만아니라 '넝쿨당'은 20 ~ 60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2030에는 차세광(강민혁)과 방말숙(오연서)의 티격태격하지만 솔직한 연애담, 천재용(이희준)과 방이숙(조윤희)의 순수하면서도 코믹한 사내 연애로 젊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또한 '갱년기 시스터즈'로 등장하는 세 자매(윤여정, 유지인, 양희경)의 이야기 역시 비중있게 등장하면서 50 ~ 60대 주부 시청자들까지 그 영역을 넓혔다.

# 깨알같은 옥에티

탄탄한 스토리와 많은 시청자가 공감할수 있는 에피소드들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있는 '넝쿨당'은 심심찮게 '옥에티'가 발견됬다. 극중 천재용의 누나로 출연한 모가비(김서형)이 휴대전화를 거꾸로 드는 모습에서 큰 화제를 낳았다.

유수열PD는 "인간미를 보여주는 어설픈 실수가 바로 공감을 많이준다. 실수를 했지만 웃으며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드라마의 재미있는 부분이다"고 말해 옥에티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넝쿨당'외 다른 드라마에서도 옥에티가 발견되며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적절하게 숨겨놓은 옥에티를 찾아내는 재미도 드라마를 보는 관전 포인트다.

# 적절한 풍자와 위트

기존의 가족드라마가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을 많이 보였다면, '넝쿨당'은 시선을 낮춘 풍자와 비틀기를 통해 공감지수를 높혔다. '넝쿨당'은 최근 화제가된 런던올림픽 '1초' 오심논란을 천재용-방이숙 커플의 '굉장히 긴 1초' 입맞춤으로 웃음을 만들어 냈다. 이외에도 '개그콘서트', '짝', '불후의 명곡'등 많은 예능 프로그램을 패러디하기도 했다.

유수열PD는 "코미디는 사회 발전 속도와 동등하다. 예전의 다소 정적인 코미디와는 다르게 지금은 너무나도 빠른속도로 변화하고 진화한다"며 연출가의 재치와 발빠른 상황판단을 강조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새로운 것을 찾는게 아니라 옛것을 익히는 '온고지신'의 정신을 몸소 보여주는 유수열PD. 앞으로 그가 메가폰을 잡고 현장에서 보여줄 그의 열정이 한국 코미디 발전에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해 본다.

황용희기자 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