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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정성화 "늙어서도 연기해야죠..'평생배우'가 내 꿈"

기사 등록 2012-02-1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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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최준용기자]“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담은 뮤지컬 ‘영웅’의 주인공을 연기해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과, ‘맨오브라만차’에서 조승우와 더블 캐스팅 돼 기죽지 않고 무사히 끝마친 것, 그리고 영화에서 항상 웃기는 역할만 하다 진지하고 감동적인 캐릭터를 잘 소화한 것 등 저의 매력은 이런 ‘의외성’ 아닐까요?”

배우 정성화가 자신의 매력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앞서 밝혔듯 그는 항상 대중의 예상에서 벗어나 있었다. 정성화는 지난 1월 18일 개봉 이후 2주 만에 빠른 속도로 250만 관객을 돌파, 300만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영화 ‘댄싱퀸’에서 극중 민진당의 실세이자 에이스, 당의 하락세를 막기 위해 온갖 데이터와 대책 방안을 내세우며 자신의 능력을 한껏 발휘하는 국회의원 종찬 역을 맡았다.

특히 그는 극중 동창인 황정민에게 ‘서울시장 도전’이라는 꿈을 심어주고 실현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로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진정성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처음엔 종찬 역이 아닌, 극중 황정민 선배의 동생인 정철 역에 캐스팅 됐어요. 그후 시나리오를 읽다가 종찬이란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왔죠. 그래서 감독님께 부탁해서 종찬 역을 맡게 됐어요. 정말 좋았던 것이, 개그맨 출신인 내가 웃기는 역할이 아닌 진지하면서 감동도 줄 수 있는 연기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는 점이었죠. 이번 작품을 통해 저에 대한 선입견이 깨진 것 같아 만족스럽고 기분이 좋습니다. 하하”

‘댄싱퀸’을 본 뒤 많은 관객들은 영화 속 명장면으로 황정민의 정당대회 마지막 연설 부분을 꼽는다. 이 장면에서 황정민은 다른 경선 후보들의 폭로전으로 인해 계란과 밀가루 세례를 받는다. 이때 정성화는 친구인 황정민을 부둥켜안고 “이 똥통에 널 끌어들여서 미안하다”라고 흐느낀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이자 감동을 선사하는 이 장면은 많은 관객들의 눈물을 이끌어냈다.

“종찬이 ‘국회의원’이지만, ‘국회의원’답지 않게 그려졌으면, 좋겠다 싶었죠. 제 주변에 절친한 구의원 한분이 계신데 그분을 많이 연구했어요. 그분은 정말 재미있거든요. 국회의원이라고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쾌활하고 분위기를 이끌더라고요. 오히려 더 똑똑해 보였죠. 종찬이란 캐릭터는 그분을 모티브로 해서 태어났어요. 여기에 제 모습을 종찬이란 캐릭터에 담아내려 노력했어요. 실제 제 모습도 유쾌하고 긍정적이거든요. 하하.”

정성화는 20여 년 전 서울예술대학에서 황정민, 라미란과 함께 연기를 공부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들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스크린 호흡을 맞춰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같은 학교 동문끼리 한 작품을 통해 만난다는 것도 고맙고 감사한 인연인 것 같아요. 황정민 선배와 함께 호흡하는 신이 많았는데, 감정을 좀 더 잘 잡을 수 있게 조언해주시고, 저에게 큰 도움을 주셨죠. 또 라미란은 대학동기인데 졸업 이후 오랜만에 만나게 돼 정말 기뻤어요. 하지만 라미란과는 극중 한 신 밖에 만나지 못해 아쉬웠죠. 그래도 앞으로 자주 만나서 밥도 먹고, 얘기도 많이 하자고 약속했어요. 하하.”

정성화는 지난해 4월 6살 연하의 미모의 신부 이은호씨와 화촉을 밝힌 뒤 행복한 신혼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이처럼 아내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덕분인지 정성화는 보다 안정적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요즘 들어 사람들이 결혼을 왜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집에 누군가가 나를 기다려 준다는 것은 사람을 보다 안정적으로 변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특히 홍삼이나, 비타민 같이 건강에 도움 되는 것들을 많이 챙겨주죠. 최근에는 부인과 ‘댄싱퀸’을 보기 위해 극장에 같이 갔는데 영화보단 사람들의 반응들을 지켜보며 서로 뿌듯해했죠. 아마 아내는 ‘댄싱퀸’을 4~5번 정도 봤을 것 같아요. 가족 및 친구들과 영화를 함께 보면서 홍보하는 것이죠. 이렇게 든든한 지원군은 없을 것 같아요. 하하.”

이처럼 아내의 내조에 대해 극찬한 정성화이지만,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배우로써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니 좀 더 아내를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이 있어요. 그래서 주말에는 아내를 쉬게 해주는 의미로 제가 요리를 하죠. 아내가 요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제가 더 요리를 잘해요. 이래봬도 제가 자취생활도 길고, 군대에서 취사병으로 복무했기 때문이죠. 하하.”

앞서 정성화는 결혼식을 치른 뒤 당분간은 2세 계획 없이 신혼생활을 즐기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어느 덧 해가 바뀌고 결혼 1주년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 그의 2세 계획은 어떨까. “최근 아내와 상의해서 애를 갖기로 계획했어요. 집에도 꼬박꼬박 일찍 잘 들어가고,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이 있듯 삼신할머니가 곧 2세를 점지해주시겠죠. 하하.”

지난 1994년 SBS 공채 3기 개그맨으로 데뷔한 정성화는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 전업했고 이후 뮤지컬계에 도전,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데뷔 19년 차를 맞이한 정성화. 그에게 있어 그간의 연기 인생과 향후 목표를 들어봤다.

“개그맨 시절과 연기자로 전업 후 초창기 땐 굉장히 방황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큰 철학없이 연기도 적당히 했죠. 하지만 뮤지컬을 하고 영화도 찍기 시작한 뒤 방황했던 것들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인 것 같아요. 지금도 느끼는 거지만 최종목표가 ‘스타’라는 생각은 안해요. 제 롤모델이 안성기 선배님인데, 그 분처럼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나이를 많이 먹고도 배우생활을 계속하고 싶어요. 제가 유독 악역과 인연이 없는데, 향후 기회가 된다면 스릴러 같은 장르 도전 해보고 싶네요. 대놓고 ‘도끼눈’을 뜬 악역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 알고 보면 ‘사이코패스’인 것 처럼요. 정말 잘 할수 있을 것 같아요. 하하.”

최준용기자 enstjs@ 사진 백성현 기자 sthay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