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케치]‘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배우들의 앙상블이 빚어낼 판타지 로맨스
기사 등록 2016-08-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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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양지연기자] 누군가의 미래를 이미 알고 있다면, 그래서 그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면 어떨까. ‘궁중 판타지 로맨스’라는 독특한 장르로 시청자들을 찾아가게 될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우리 역사에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과 그 속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가상 인물간의 관계를 애틋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SBS 새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극본 조윤영, 연출 김규태)’ 제작발표회에는 김규태 PD, 조윤영 작가를 비롯해 배우 이준기, 이지은, 강하늘, 홍종현, 남주혁, 백현, 지수 등 여러 출연진들이 참석했다.
이날 김규태 감독은 “고려시대 4대 황제가 되는 광종과 타임슬립한 해수가 시공간을 초월해 운명적으로 만나 펼쳐지는 아름답고도 슬픈 사랑이야기다”라며 “여덟 명의 황자가 보여주는 개별적인 로맨스, 태조 왕건의 죽음 이후 황위다툼에 대한 궁중 이야기가 다이나믹하게 구성 된다”고 말해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감독은 이어 “특히 연출에서 새롭게 도전한 부분이 있다. 기존 사극 속 중후함, 무게감 등 정통사극적인 요소와 고려 황실에 대한 고증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상상력을 곁들여서 구축해보고자 했다”며 “현대성을 띈 해수라는 캐릭터가 기존 사극에 현대적 감성을 가미하는 베이스가 됐다. 기존 사극에서 보지 못했던 묘한 중독성을 가진 독특하고 재밌는 사극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화려한 출연진들로 제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감독은 이에 대해 “스타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들과 작업하게 돼 신났고 내내 웃음이 났다”며 이준기에 대해 “전작과는 다른 매력을 발산할 것 같다. ‘인생작’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예언했다.
많은 배우들이 등장하는 만큼 캐스팅과정에서도 독특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감독은 강하늘을 캐스팅할 때 상황이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그는 “강하늘씨 같은 경우에는 초반에 캐스팅을 했다. 디테일이 강하고 캐릭터에 맞춰서 연기하는 점을 높이 평가해서 8황자 역을 제안했다”고 강하늘을 섭외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흔쾌히 출연을 결정해준 데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캐스팅 후 촬영까지 지연이 많이 됐는데, ‘핫’한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그 시기에 다른 작품을 고사하고 우리 작품을 기다려준 점이 고맙다”고 고마움을 거듭 표현했다.
감독에 말에 따르면 강하늘이 맡은 황자 왕욱은 전반부, 후반부의 캐릭터가 매우 변화되는 등 입체적인 인물이다. 감독의 의도에 맞게 그 부분을 훌륭히 소화해낸 강하늘은 “원래 김규태 감독님의 팬이었다. 감독의 이전 작품 ‘괜찮아, 사랑이야’도 다시 볼 정도로 좋아한다. 감독님이 제가 감독님을 기다려줬다고 말하셨는데 정말 과찬이다.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중국 드라마 ‘보보경심’을 원작으로 하면서도 실제 고려의 역사를 다룬다. 조윤영 작가는 “드라마를 역사에 맞춰야 된다고 생각했다. 고려시대 역사를 연구해보니 우리가 몰랐던 것이 많았다. 당시의 화려한 화장 문화 등이 드라마에 드러날 수 있도록 에피소드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려 역사를 큰 줄기로 하면서도 원작의 다양한 에피소드나 인물관계를 사이사이 배치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고려를 배경으로 했지만 원작 팬이든 원작을 못 본 사람들이든 거부감 없이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4황자 왕소이자 황자들의 다툼에서 중심이 되는 이준기는 이지은과의 호흡에 대해 “이번 작품에서 이지은씨가 거의 원톱에 가깝다.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고 각 인물과의 감정을 전달하는 화자의 입장이다”라며 “너무 부담이 클 것 같았다. 그래서 기대도 많이 하고 걱정도 했다. 그런데 촬영 초반부터 신뢰가 많이 생겼다. 역할에 날카롭게 접근해 본인 것으로 만드는 스타일이며 리액션을 통해 제가 역할에 몰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지은씨가 잘 해주고 이겨내줘서 고마운 마음이다. 지은씨의 새로운 모습 보시게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또한 시종일관 다른 황자들을 이끌며 분위기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던 이준기는 “아시다시피 저는 황자들 사이에 낄 수 없는 나이다. 감독님께서도 고민이 많으셨을 것이다. 꽃다운 나이의 해수, 황자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했다”며 “이 안에서 쓰임새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제 목적은 신구의 조화, 화합이었던 것 같다. 젊은 배우들과 함께 시너지를 내면서 그 친구들과 선배들의 에너지를 결합해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고 촬영에 임하면서 가졌던 마음가짐을 내비쳤다.
21세기에서 고려로 타임슬립 해 해수로 다시 태어난 고하진 역의 이지은은 “최대한 사극 같은 어투를 쓰지 않으려고, 자연스럽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현장에서 디렉팅 받은 것이 사극 어투를 많이 쓰지 말라는 거였다. 다른 배우들도 많이 쓰지 않았다”라고 자연스러운 연기가 가능했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해수가 조금씩 적응해 나가면서 옛 사람들의 말투를 배우게 된다”며 “황실 예절을 배우면서 고려 여인에 맞도록 성장해 나간다”라고 캐릭터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3황자 왕요 역의 홍종현은 “악역을 한번쯤 해보고 싶었다. 이왕 악역을 한다면 제대로 나쁜 악역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자신감에 차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극중 상반신 노출장면에 대해 “벗을 줄 몰랐다. 알고 있었으면 몇 달 전부터 꾸준히 운동했을 텐데 무방비 상태에서 보여드려 아쉽다. 제가 가진 것보다는 더 좋아보이게 촬영해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솔직한 반응을 보였다.
감독은 홍종현에 대해 “클로즈업할 때 홍종현씨의 얼굴을 보며 감탄했다. 특히 귀걸이가 잘 어울리고 섹시하다고 생각했다”며 “무엇보다 중후반부 이후 종현씨의 매력을 더욱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한편 “각 회마다 드러나는 황자들의 매력에 시청자들이 ‘파도타기’할 것이다”고 말해 8황자 모두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졌음을 드러냈다.
정극 연기에 처음 도전한 10황자 왕은 역의 백현은 “굉장히 떨렸다. 촬영이 끝나고 나서 느낀 건 배우 선후배님들이 굉장히 대단하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을 투자하시는 모습들이 멋있었고 현장에서의 열정에 다시 한 번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연기를 준비할 때는 대본을 굉장히 많이 봤다. 그러면서 10황자 왕은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하게 됐다”며 “밝고 명랑한 캐릭터 자체가 성격과 잘 맞아서 실제 제 모습과 흡사한 부분을 많이 연습했다”고 말했다.
백현과 마찬가지로 처음 드라마에 도전하는 서현은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정말 하고 싶었다. 그동안 뮤지컬만 했었는데 정극 출연은 처음이여서 설레고 긴장도 많이 됐다. 생각해야 할 게 많아서 감독님과 상의도 많이 하고 배우 분들한테 조언도 많이 듣고 배우면서 촬영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극중 13황자 왕욱을 맡은 남주혁과 백제의 마지막 공주 우희로 분한 서현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 커플이다. 상대 배우의 캐스팅 소식에 대해 남주혁이 “촬영할 때도 이렇게 예쁜 누나랑 연기를 하니까 자동으로 눈빛이 좋아진 것 같다. 촬영하면서 행복했다”고 쑥스러워 하자 서현은 “고맙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소녀시대 멤버들이 이 드라마를 한다고 했을 때 핫한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부러워하더라. 남주혁씨가 13황자랑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몰입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줬고 굉장히 매너남이었다. 덕분에 역할에 잘 몰입해서 촬영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14황자 왕정 역의 지수는 본인이 맡은 캐릭터가 ‘블랙홀 매력남’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그 별명이 기대를 많이 높인다”며 “그것에 부응하기 위해서 실제 블랙홀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는 남주혁에게 어떻게 하면 ‘마성남’이 될 수 있는지 많이 물어봤다”고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작년 8월 ‘두 번째 스무살’로 데뷔해 짧은 시간동안 많은 작품을 한 진기주는 “그동안 운이 잘 따라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 12월에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오디션을 봤다. 그때 너무 떨렸는데 감독님의 온화한 미소 덕분에 오디션을 통과할 수 있었다. 함께 촬영해서 영광이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런가 하면 진기주는 극중 자신이 맡은 채령이라는 인물의 특성상 화려한 장신구와 예쁜 옷을 입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이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오히려 저보다도 주변 분들이 더 아쉬워했다. 그렇지만 일단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는 채령이 정말 예뻤다. 그래서 그 예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했다. 저만 채령이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봐주시는 사람들도 같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역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10황자 왕은의 부인이자 뛰어난 무술실력을 가진 박순덕 역의 지헤라는 “초등학교 때 중국 소림사에서 유학을 4년 반 정도 한 경험이 있다. 이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액션신이 생각보단 많이 없어서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몇 장면 있어서 저한테는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천문과 점에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최지몽으로 등장하는 김성균은 “제가 왜 황자가 안 됐을까하는 생각을 했다”며 “황자였다면 약을 잘못 먹은 설정으로 막내 황자가 됐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해 좌중을 웃게 했다. 그는 이어 “사극 드라마는 처음이었지만 황자들과 어울려 놀면서 재밌게 촬영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황후에 대한 야심을 가진 황보연화로 등장하는 강한나는 ‘순수의 시대’에서 함께 연기했던 강하늘과 또다시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 “한 작품만 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난다는 것은 소중한 인연이다”라며 “안 그래도 하늘씨랑 같은 학교 선후배인데 현장에서 만나서 같이 작업을 한다는 게 감사하고 좋았다. 하늘씨가 배려도 많이 해주셔서 즐겁게 잘 촬영했던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9황자 왕원 역의 윤선우는 “왕원이라는 캐릭터가 재물에 욕심이 많고 박쥐같은 캐릭터다. 저랑 굉장히 달라서 연기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왕원이 얍삽하고 치졸한 캐릭터인데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많이 미워하지 않고 귀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마지막으로 황태자 왕무 역의 김산호는 “왕무는 역사 속에서도 위협을 많이 받은 인물이다. 그러나 저는 그런 것보다는 동네 형 같은 느낌으로 황자들과 같이 연기를 했다”며 “동생들에게는 그런 위협을 티내지 않으며 나이는 많지만 동생들 사이에 끼고 싶어 하는 형 역할이다”고 설명했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타 드라마와 비교해 월등히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만큼 인물들 간 빚어내는 관계도 다채롭다. 특히 이 드라마의 흥미로운 점은 타임워프라는 장치 속 역사에 실존했던 이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감독과 작가의 말대로 역사의 골자를 따르면서도 기발한 상상력으로 살을 붙인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감동으로 다가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이슈데일리 박은비기자)
양지연기자 jy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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