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귀향'의 200만 관객 목전이 특별한 이유

기사 등록 2016-03-03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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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영화 ‘귀향’이 2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귀향’은 3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상망에 따르면 2일 761개 상영관에서 9만 8822명을 동원하며 1위를 사수했다. 총 누적관객수로는 180만 4137명으로 이번 주말 내로 2백만 관객 돌파를 점쳐볼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귀향’의 선전은 영화계와 극장가에 큰 충격을 가져다줬다. 대형제작사나 배급사를 배제하고도 이처럼 흥행력을 가졌던 영화는 요근래 다소 드물었기 때문이다. 하물며 ‘귀향’은 기획부터 상영까지 14년이란 시간이 걸렸던 만큼 시선을 단박에 끌어들일만한 유행도 없었다. 그럼에도 관객들은 24일 개봉일부터 '귀향'을 선택했고 그 결과 작품의 성취도를 온전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귀향'이 이처럼 많은 이들이 선택을 받은 건 그동안 제대로 마주하기 어려웠던 ‘위안부’라는 역사적 사실을 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화가 이뤄질 때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소재이지만 반대로 그만큼 언제나 대중들의 마음속에 문제시되고 있는 것이기에 많은 이들의 불편한 역사를 대면하는 용기를 냈다는 것 자체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또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사건을 바라보는 균형잡힌 시각을 가진 조정래 감독의 연출과 이를 스크린으로 펼친 배우들의 호연도 ‘귀향’을 빛낸 이유 중 하나이다. 조정래 감독은 연출, 각본, 제작이란 1인 3역을 감당해내며 10여 년에 걸친 제작과정을 전두 지휘했다. 출연진 역시 배우 손숙, 오지혜, 정인기 등 기성배우들뿐만 아니라 강하나, 최리 같은 신예 배우들도 존재감이 느껴지는 연기로 스크린 곳곳을 채워나갔다.

시간 때우러, 재밌는 거 보고 싶어서 등의 이유로 극장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이 시기에 ‘귀향’의 성공은 단순히 한 편의 영화가 성공한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작년 말 ‘내부자들’의 성공이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면 ‘귀향’은 한국의 과거를 대면하게 하는 힘을 지녔다. 이미 개봉만으로도 극장가의 판도를 바꾼 ‘귀향’이 앞으로도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사진=와우픽쳐스)

 

성찬얼기자 remember_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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