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한지민기자]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선보이는 ‘엑스맨’ 프리퀄의 세 번째 시리즈 ‘엑스맨: 아포칼립스’가 지난달 25일 개봉해 연일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 마블 히어로가 항상 이끄는 화제성을 이번에도 증명해 보이고 있다.

비록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의 조사 결과에서는 지난 1일 ‘엑스맨: 아포칼립스’가 6만 231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28만 9493명을 모은 ‘아가씨’(감독 박찬욱) 다음으로 처음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지만, 개봉 일주일 만에 누적 관객수 2백만을 앞두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음에는 변함없다.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이러한 흥행 추이는 어쩌면 당연하게 예고됐던 바다. 과거 ‘엑스맨’ 시리즈가 마블 마니아들의 입소문 정도로 그쳤다면, 엑스맨 프리퀄 시리즈로 넘어오면서는 보다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누적 관객수가 약 250만 명,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누적 관객수가 약 430만 명을 달성했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확연하게 증가하는 관객수를 나타내고 있는 것. 이번 시리즈에서 역시 일찍이 누적 관객수 2백만 명을 모은 터라 앞으로 높은 관객수 돌파가 기대되고 있다.

‘엑스맨’은 다양한 뮤턴트들의 개성이 매력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특히 한 인물이 관객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얻는 중이다. 지난 시리즈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부터 등장한 퀵실버다. 퀵실버는 이전에 그 어떤 히어로들에서도 표현되지 않은 캐릭터로, ‘잔망스러운’ 등장 자체가 ‘시선 강탈’이다. 이름답게 퀵실버(Quicksilver)는 초당 340m를 이동할 수 있는 초능력을 가졌다. 이는 음속의 5배에 해당하며 하루 동안 지구 3.5바퀴를 돌 수 있는 속도다.

초음속의 속도로 ‘달리는’ 그는 바람에 떨리는 피부결, 흐트러진 헤어스타일로 캐릭터의 특징이 부각된다. 예상을 뛰어넘는 민첩한 행동에 장난기 넘치는 매력까지 더해지니 단연 영화 속 신스틸러로 역할을 톡톡히 해내게 됐다. 고글을 쓰고 은빛 머리칼을 휘날리는 퀵실버는 비주얼만으로도 엑스맨의 중심인물인 매그니토, 자비에 교수, 레이븐 등 수많은 등장인물들을 제치고 단박에 최고 인기 캐릭터로 자리 잡게 됐다.




무엇보다 퀵실버의 등장이 압도적인 건, 동시에 흘러나오는 퀵실버 전용 OST 덕이 크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에서는 미국의 가수 짐 크로스(Jim Croce)가 1972년 발표한 ‘타임 인 어 보틀’(Time In A Bottle)이라는 올드팝이 흘러나온다. 이번 ‘아포칼립스’에서는 1983년도에 발표된 곡 유리스믹스(Eurythmics)의 ‘스윗 드림스’Sweet dreams (Are made of this)가 역할을 한다.

흔한 장르도 많은데 왜 올드팝일까. 일단 ‘엑스맨’ 시리즈 각각의 배경인 70년대와 80년대를 잘 반영한 시대적 함축이 표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느린 템포의 올드팝이 주는 감각은 퀵실버의 초음속 행동과 이질적으로 어우러져 상대성 원리가 돋보이는 일종의 ‘신선함’을 안긴다.

퀵실버는 10년의 세월이 흐른 이번 시리즈에서 한층 성숙해진 면을 띠어 보다 입체적인 매력을 나타낸다. 지난 시리즈에서는 큐브를 순식간에 맞추고, 다른 이의 지갑을 훔쳐 엿보는가 하면, 수많은 적을 단번에 처치하는 과정에서 날아가는 총알의 위치를 바꿔놓는다던가 주먹을 어긋나게 위치하며 테이프로 꽁꽁 결박해 놓는 등 익살스러운 행동으로 액션의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그만이 선사하던 해학의 강도를 조금은 줄이고 매그니토와의 부자 관계에 더욱 초점을 맞추며 한층 깊이를 더한 캐릭터로 진화했다. 그러면서 퀵실버는 폭발 상태에 놓인 자비에 영재 학교의 모든 인원을 최대한으로 구출하려 하며 대활약을 펼친다. 이 와중에 강아지까지 살뜰하게 챙기는 따스한 면모는 압권이다.

보통 드라마나 영화에서 어떠한 인물에게 반하게 되는 장면을 그릴 때 슬로우모션 효과를 많이 활용한다. 이 때 시청자 혹은 관객들은 실제로도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배경 속에서 한 인물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고, 또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이는 퀵실버에게 반할 수밖에 없는 이유 가운데 또 하나가 되겠다.

다음 ‘엑스맨’ 시리즈에서 그려질 10년 뒤 퀵실버는 또 어떤 성장을 하게 될까. 어떻게 변모하든 관객들은 그의 등장에 뜨겁게 환호할 것이다.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한지민기자 chu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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